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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방송사 파업 관련해 의견 밝혀야"

[현장] 광화문 광장 앞에서 1인시위 벌인 한학수 MBC PD

등록|2012.05.07 21:19 수정|2012.05.07 21:19

광화문 광장 앞에서 1인시위하는 MBC 한학수 PD.<PD수첩>, <아마존의 눈물>등을 연출한 MBC 한학수 PD가 7일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광장앞에서 김재철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강연준


MBC 노조가 파업 99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PD수첩-황우석편> <아프리카의 눈물> 등을 연출한 MBC 한학수 PD가 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 섰다. 노동조합이 준비한 '김재철 사퇴 촉구 MBC PD 릴레이 1인시위'의 첫 주자로 나선 것이다. 

한 PD는 "공정방송 말살하는 비리사장 김재철을 고발합니다", "편파방송 대량징계(129명) MBC를 구해주세요"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어깨에 걸고 공정방송 사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광화문을 광장을 지나던 많은 시민들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 PD에게 눈길을 주며 관심을 나타냈고, 한 시민은 어제 트위터에서 시위 소식을 접했다며 즉석에서 그에게 파업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550명이 시작한 파업, 이제는 770여 명이 동참하고 있어"

한 PD는 "99일까지 파업을 하리라고 생각을 못했지만 각오는 더 단단해졌다"며 "그 사이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는 청와대나 여당·야당이 아닌 국민들만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을 응원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PD는 '100여 일 가까이 이어지는 파업에서 내부의 동요가 없었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많은 염려가 있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MBC 노조가 100일 전에 파업에 들어갔을 때 550명이 파업을 시작했는데, 현재 파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은 770여 명이다. 무려 200여 명 이상이 (더) 파업에 동참하게 됐다. 이 정도의 열망과 열정이 있기 때문에 노조의 파업이 순리대로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

이어 한 PD는 "사측이 김재철 사장의 법인카드 사용 문제를 제대로 감사하지 않는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MBC의 재산은 국민의 재산인데 이런 재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면 이것은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한다"며 "법인카드 7억 원을  어떻게 썼는지 해명을 요구했지만 회사의 감사가 여전히 감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김 사장과 무용가 J씨 사이에서 일어난 특혜논란에는 "J씨와 관련해서 10억이 넘는 특혜가 주어졌다고 전해지고 있고, 전과가 있어서 한국에서 도피한 그의 친오빠에게 'MBC 동북3성 지사장'이라는 타이틀을 주고 채용한다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김 사장이 J씨와 무슨 관계이기에 그렇게 많은 특혜를 주고 오빠까지 채용했는지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1인시위 하는 MBC 한학수 PD<PD수첩>, <아마존의 눈물>등을 연출한 MBC 한학수 PD가 7일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광장앞에서 김재철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 강연준


"박근혜, 제1당의 당수로서 언론사 파업에 답변해야 한다"

이어 한 PD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MBC 등 방송사의 파업에 자신의 의견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PD는 "이미 민주통합당이나 통합진보당은 김재철 사장이 사퇴하는 것이 올바르다는 의견을 표명했다"며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여전히 특별한 답변을 하고 있지 않는데, 1당의 당수로서 언론사 파업문제에 미적거리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PD는 "이것은 달리 말하면 이명박 대통령이 짜놓은 낙하산 구조에 편승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며 "박 위원장이 말해온 원칙과 소신에 비추어 방송사 파업문제의 해결책을 분명하게 밝혀주길 바란다"고 거듭 의견표명을 촉구했다.

이곳을 지나던 정윤서(18)양은 "MBC 노조의 파업을 지지한다"며 "(<무한도전>을 보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제대로 된 <무한도전>을 보려면 참야야 한다'고 말했다"고 지지의사를 나타냈다. 

7일 현재 파업 99일을 맞이한 MBC 노조의 PD들은 앞으로 매일 오전 11시 30분 광화문 광장에서 1인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날 한PD와 의 이춘근 PD를 시작으로 내일은 <나는 가수다>의 신정수 PD가 1인시위에 나선다. 이어 편성, 라디오, 드라마 PD들도 1인시위에 동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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