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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의 감동 편지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집 막둥이... 네 꿈이 이뤄지길 바란다

등록|2012.05.09 09:56 수정|2012.05.09 11:55

▲ 여자 친구(?)가 새끼 손가락에 그려줬다고 합니다 ⓒ 김동수


우리 집 막둥이. 눕는 순간 잠들어 버립니다. 길면 1분입니다. 정말 행복한 아이입니다. 올해 12살로 초등학교 5학년인 막둥이는 11일이 시험인데도 학교 다녀 온 후 문제집 한 번 풀고 그냥 쭉 놀다가 잡니다. 엄마는 타박이지만 막둥이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이의 잠자는 모습만 봐도 마냥 행복합니다. 그런데 지난 7일 밤 이 녀석이 잠자는 모습을 보다가 오른손 새끼손가락 손톱에 발린 분홍빛깔 매니큐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막둥이 새끼손가락에 왠 매니큐어예요? 당신은 매니큐어 바르지 않잖아요."
"여자 친구가 해주었대요?"

"여자 친구? 그 참 신기하네. 아빠 첫사랑은 엄마인데. 이 녀석은 벌써 여자 친구를 사귄단 말이에요?"
"당신도 참, 그런 여자 친구가 아니고. 자기 반 여자 아이가 칠한 거예요."


그런 여자 친구가 아니라는 아내 말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신기하고, 놀랍습니다. 매니큐어를 가져와 남학생 손가락에 칠해주는 여자 아이나 칠한다고 마냥 좋아하는 막둥이나 정말 귀엽고, 예쁩니다.

12살 막둥이의 편지, "제 꿈에 대한 희망이 있을거예요"

▲ 꿈을 향해 달려가겠다고 합니다. ⓒ 김동수


어린이날은 잘도 챙기면서 어버이날은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줄 알았는데 학교 다녀온 막둥이가 편지 한 장을 내밀었습니다. 막둥이 글을 볼 때마다 감동입니다. 초등학교 들어갈 때 한글을 다 깨우치지 못하고 들어갔는데 이제는 편지를 씁니다. 그것도 아주 감동입니다.

부모님께
어머니 아버지 저 체헌이예요.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부모님 말씀을 안 들을 때마다, 속상하시죠.
이제부터 말씀을 잘 들을게요. 공부도 열심히 할게요.
꿈을 향해 열심히 뛰어 갈 수 있는 마음으로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이 될게요.
그리고 엄마는 제가 축구선수가 되는 것을 반대하지만 저는 꼭 축구 선수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를 경찰대학에 가라 하지 마세요.
저는 제 꿈에 대한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사랑해요.
2012년 5월 7일
체헌 올림

정말 감동 먹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뛰어 갈 수 있는 마음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 이런 문장력이 막둥이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웠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자기 꿈에 대한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글귀를 보면서 그 꿈이 이루어지기를 바랐습니다.

어버이날, 힘든 엄마를 위해 빨래하는 막둥이

▲ 어버이날, 엄마를 위해 빨래를 하는 막둥이 ⓒ 김동수


편지 한 장으로 자기 할 일을 다 한 막둥이. 이번엔 자기 빨랫감을 꺼내더니 직접 빨래를 합니다. 수건도 빨고, 자기 양말도 빨았습니다. 형과 누나는 어림도 없는 일을 막둥이가 힘들어 하는 엄마를 위해 직접 나선 것입니다. 막내는 어느 집에서나 귀염둥이입니다. 모든 사랑을 다 받지요. 더군다나 이런 막둥이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막둥아! 네 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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