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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새 원내대표, '친박' 이한구 의원

"박근혜랑 잘 통하지만 계파 활동 안해"...결선투표에서 남경필 눌러

등록|2012.05.09 13:01 수정|2012.05.09 17:02

▲ 9일 새누리당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이한구-진영 후보가 활짝 웃으며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 9일 새누리당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로 선출된 이한구 후보가 박근혜 비대위원장과 악수하며 활짝 웃고 있다. ⓒ 남소연






[최종신 : 9일 오후 5시]
새 원내사령탑 이한구 "당내 화합이 제1의 가치"

새누리당의 19대 첫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된 이한구 의원이 "당내 화합이 제1의 가치"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물론, 원내대표단까지 친박이 독점하게 됐다"는 당내 일각의 우려를 일축한 것이다.

이 원내대표는 9일 오후 경선 직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저와 진영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위원장과 정말 잘 통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절대로 계파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어, "속칭, 친이파 의원들과도 친하고, 쇄신파 의원들의 얘기도 경청한다"며 "심지어 한 일간지에서 (친박계를) 더 세분화해서 보도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그런 콘셉트는 절대로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실제로 행동을 그렇게 할 것이고 조금도 오해받지 않도록 하겠다"며 "화합된 당의 힘을 갖고 대통령 선거에 임해야 승리할 수 있고 국민들도 새누리당을 인정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원내대표단 구성에 있어 계파별 안배를 할 것이냐는 질문엔 "계파를 없다고 해놓고 계파를 안배해 인사를 한다는 게 과연 괜찮은지, 이게 딜레마다"며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어떤 계파나 지역보다 능력과 전문성에 맞춰서 사람들을 등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적재적소에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공직을 맡아야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며 "(인사 과정에서) 저와의 친소(親疎) 여부는 관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1차 투표에 이어, 결선 투표에서도 '쇄신파'를 대표하는 남경필-김기현 후보와 득표 수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에 대해선 "정말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도 적은 표 차로 당선된 대통령이 (일을) 더 잘 하더라"고 답했다.

그는 "남경필 의원은 그동안 여러 비판을 받으면서도 용감하게 당 쇄신을 위해 애써왔고 그 점이 의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한다"며 "원내 전략을 짤 때도 그 정신을 그대로 받아들이겠다, 향후 정책 개발할 때도 쇄신파가 신경쓰던 부분에 더 많은 노력을 해 구체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여·야, 19대 국회에서 K1격투기 아닌 육상경기를 해야"

지난 4일 선출된 민주통합당의 박지원 원내대표에 비해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엔 "국회는 이제 전투하는 곳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 원내대표는 "상생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야지 이기려고 덮어씌우려는 접근은 그만해야 한다"며 "야당을 국정동반자로 생각할테지만 헌법체제를 위험하는 행동을 할 땐 용납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이어, "K1 격투기가 아닌 1등을 겨루는 육상경기로 생각하면 된다"며 "국가 비전과 정책의 논거를 충분히 제시하고 활발히 토론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원칙적 시장주의자로 평가받는 이 원내대표가 향후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강·정책을 잘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엔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으로서 자유시장경제 원칙에 대한 신뢰를 매우 강하게 갖고 있다"면서도 "난 '오리지널 자본주의'가 아니라, 도덕·상생·환경·박애 자본주의 등 새로운 조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참고로 재벌의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최초 제기한 사람은 민주당이나 진보당이 아닌 나"라며 "재벌들의 잘못된 행태는 확실히 바로잡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의 개념에 대해선 학자들 간의 견해차도 있다"며 "많은 분들이 함께 토론해 (경제민주화에 대한) 합의점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황우여 전 원내대표가 반값등록금을 취임 일성으로 내놨던 것처럼 미리 준비한 '1호 정책'이 있느냐는 질문엔 "대선 정책은 총선 정책과는 차원이 다르게 제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지만 난 (정책이) 집행 가능한 수준에 이르기 전까진 얘기하지 않는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3신 : 9일 오후 2시 30분]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 이한구 의원(4선 대구 수성갑)이 새누리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선출됐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결선 투표 결과, 전체 138표 중 72표를 얻었다. 그의 러닝메이트인 진영 의원(3선. 서울 용산)은 19대 국회 첫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1차 투표 당시 58표를 얻었던 '쇄신파' 남경필 의원(5선, 경기 수원병)은 결선 투표에서 66표를 얻는데 그쳤다.

'신박(新朴)'으로 불리던 이주영 의원이 1차 투표에서 탈락하자, 이한구 의원에 대한 친박의 표 결집을 예상한 일부 의원들은 결선 투표 직후 자리를 뜨기도 했다.

이한구 의원이 새 원내사령탑으로 등장하면서, 새누리당이 더욱 완벽하게 '박근혜 당'으로 변모했다는 평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미 5.15 전당대회 출마자 상당수가 친박 후보인데 이어, 원내대표단마저 '친박'으로 채워진 까닭이다. 이 의원은 1차 투표 직전 정견 발표에서 "대선후보와 얼마나 호흡이 맞는가, 민생경제와 관계되는 전문성이 있는가 등으로 볼 때 어느 팀이 가장 가능성이 큰가"라고 되물었다. '박근혜의 경제 가정교사'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것이다.

▲ 9일 새누리당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이한구-진영 후보가 박근혜 비대위원장, 황우여 원내대표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게다가 당 일각에선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원내대표 경선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서울 용산의 노인종합복지관을 방문한 것을 두고, '박심'이 이한구-진영 후보쪽으로 기울었단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수도권 당대표(황우여)-원내대표(남경필)보다는 지역안배를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의원은 상호토론에서 남 의원에게 "수도권 젊은 후보라고 해서 수도권 득표에 확장력이 필연적으로 있다고 볼 수 있나"고 질의하기도 했다.

[2신 : 9일 오후 2시]

새누리당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1차 투표 결과, 전체 141표 중 남경필 의원이 58표, 이한구 의원이 57표, 이주영 의원이 26표를 얻었다. 과반득표한 후보가 없어 남경필-이한구 의원이 결선투표에 돌입하게 됐다.

▲ 9일 새누리당 19대 국회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당선인 총회에서 이주영-남경필-이한구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나선 유일호-김기현-진영 후보와 손잡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남소연



[1신 : 9일 오후 1시]

새누리당이 19대 첫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9일 선출한다. 경선 주자로 나선 남경필-김기현, 이한구-진영, 이주영-유일호 의원(이상 기호순)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합동토론회에서 대선 승리를 위한 원내사령탑은 자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난 4일 선출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와 겨룰 수 있는 적임자로 자신을 꼽았다.

쇄신파 대표인 남경필 의원(5선. 경기 수원병)은 "선거 내내 주민에게 들은 얘기가 '싸움질 하지 말라'다, 찬찬히 뜯어보면 당내 싸움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을 대표하는 이한구(4선. 대구 수성갑) 의원과 친박성향 중립 이주영(4선. 경남 창원마산합포구)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남 의원은 이어, "(대선 승리를 위해) 우리끼리 뭉치는 것만으론 부족하다"며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며 "중부권과 40대, 중도층을 잡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다"며 '수도권 40대 원내대표'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수싸움을 벌일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대비되는 성향도 강조했다. 남 의원은 "호남권과 수도권, 70대와 40대, 동교동계와 쇄신파의 대결이다"며 "국민들이 이 대결을 어떻게 보겠는가, 중도층은 새누리당으로 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한구 의원은  "우리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도 필요하고 준비된 원내대표단도 필요하다"며'원숙함'을 앞세웠다. 그는 "민주통합당의 이해찬-박지원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협상력, 투쟁력 면에서 새롭게 각오해야 한다"며 "술수보단 정책 대응으로 가고 원숙한 대응을 할 수 있는 팀이 어디냐, 안정감 있는 원내대표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도부에 이어, 원내대표단마저 친박으로 구성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를 인식한 듯 "더 이상 친이, 친박 얘기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확실하게 당내 화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선공후사의 모범을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영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내며 4.11 총선을 돌파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정책위의장이 되자마자 당 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추가감세 철회, 대기업 규제 대책, 대학등록금·보육 정책 등 과감한 이슈 선점으로 야당의 정치공세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선 공약을 잘 소화할 수 있는, 든든한 배짱과 소신 있는 원내대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총선실천안·예산안·대선공약을 잘 내놓겠다, 이미 총선에서 진품공약 만드는 실력 보지 않았냐"라고 강조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체제 당시 입법, 처리한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서도 "자유투표 강조하는 페어플레이와 민의를 반영하는 통 큰 정치로 식물국회 우려를 불식시키겠다"면서도 "원칙을 훼손하는 무리한 요구에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한 걸음 앞선 '쇄신파' 남경필에 질문 쏠려... 이날 오후 투표 시작

후보 간 상호토론에서는 선거 초반 다른 후보들에 비해 한 걸음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남 의원에게 질문이 쏠렸다.

이한구 의원은 "수도권 출신이라서 20~40 세대에 어필하고 수도권 필승 전략이 있다고 보나"라며 "당대표로 (수도권 출신인) 황우여 의원이 많이 등장하는데 확장성이 별로 없지 않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주영 의원은 "남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선 승리를 위해 쇄신파가 주요 정책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며 "이건 또 다른 계파 아니냐"고 공격했다.

이에 남경필 의원은 "총선에서 당 득표율은 42%였지만 전 50%의 득표를 얻어 당선됐다"며 "이는 야권진영을 응원했던 사람들이 거꾸로 남경필을 찍었단 뜻이다, 대선에서도 이렇게 이겨야 한다"고 답했다. 또 "쇄신파를 계파로까지 봐주시니 감사하지만 그 정도의 힘도 없다"며 "모든 의원들이 쇄신을 주장하길 바란다, 그래야 국민들이 저희에게 정권을 주신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1시 국회 본청에 다시 모여 본격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는 경우 결선투표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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