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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조사단 "미 쇠고기 위험요인 없다"

농림부 미 현지 조사단 조사보고서 발표... 검역강화 조치는 당분간 유지

등록|2012.05.11 16:05 수정|2012.05.11 20:43
[기사대체 : 11일 오후 7시 25분]

▲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민관합동조사단이 귀국한 가운데 11일 오후 과천 농림수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서규용 장관이 '미국 소 BSE' 관련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미국산 수입 쇠고기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인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이 귀국 당일인 11일 오후 과천 농림수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조사단원들과 함께 현지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농림수산식품부(이하 농림부)는 11일 미국 쇠고기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대신 국내로 들여오는 미 쇠고기에 대한 검역강화 조치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농림부의 이같은 결정은 미국 현지 조사단의 결과 등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등은 정부의 이번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오는 12일 서울 도심서 대규모 촛불집회도 예정돼 있어, 광우병 안전을 둘러싼 논란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농림부 조사단 "미 광우병 소, 식품·사료 체계에서 완전히 배제"

이날 오후 농림부 조사단은 비 정형성 광우병으로 확인된 젖소에 대한 처리 경과와 이 젖소가 식품 유통경로에 유입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조사단이 밝힌 광우병 젖소의 나이는 10년 7개월, 병명은 비정형 광우병이다. 여인홍 농림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비정형 광우병의 경우 단독 개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사료에 의한 발병일 경우 관리가 어렵지만 이번 경우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또한 조사단은 "사건 발생 후 미 농무부 수의사들이 광우병 소가 발생한 농장에 가서 확인한 결과 다른 소들에게서는 광우병 의심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나이가 많은 소에게 드물게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비정형성 광우병이고 개체 단독적이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주이석 현지조사단장은 "문제의 광우병 젖소는 렌더링 시설에서 식품 또는 사료 처리되지 않고 일단 격리된 후, 5월 1일에 폐기물 매립지에 매몰처리 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광우병 소가 식품 및 사료공급 체계에서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설명이다.

주 단장은 현지에서 도축가공장, 농장, 사료공장을 돌아본 결과 광우병 검사, 월령 구분, SRM제거 등 안전성 부문에서 규정 위반 사실이 없었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전했다. 그는 "렌더링 업체 등 관련 시설들을 전체적으로 조사해본 결과 미국의 광우병 예찰 체계 및 쇠고기 위생관리 조치가 잘 작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오전에 열린 가축방역협의회 의견도 함께 전했다. 주 단장은 "가축방역협의회 역시 이번 광우병 관련 미국산 쇠고기가 유해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4월 27일부터 시행하고 있는 검역강화조치에 대해서는 '당장 해제하자', '조금 더 지켜보자' 등 여러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추가로 "다만 생산자 단체 쪽에서는 비과학적인 이유를 가지고 안전성과 관계없이 수입중단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민관합동조사단 단장인 주이석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 질병방역부장이 귀국 당일인 11일 오후 과천 농림수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조사단원들과 함게 현지조사결과를 발표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 권우성



농림부, 광우병 재발해도 비정형성이면 OK?

이날 조사단과 농림부는 조사 결과 발표와 함께 그동안 조사단의 문제로 지적됐던 부분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주 단장은 조사단이 미국에 체류하는 동안 비판을 받았던 농장 방문 문제에 대해서는 "농장주가 끝내 동의하지 않아 방문은 이뤄지지 못했지만 대신 비대면 조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조사단이 친정부적인 인사들로 구성돼 객관적이지 않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도 "친정부냐 아니냐를 떠나 그 사람이 전문가냐 아니냐를 놓고 판단해서 정한 것"이라며 일축했다.

논란을 일으켰던 '10년 7개월'이라는 소의 나이 역시 해명됐다. 조사단은 "해당 소는 2001년 9월 25일생으로 개체관리 이력이 미국 농무부 귀표와 백신접종증명 등 전산기록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더불어 "이 소가 출산한 송아지 2마리도 광우병과는 무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농림부측은 이날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무조건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과 또 다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대략적인 입장을 밝혔다.

여인홍 실장은 '정부가 수입중단 약속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사과가 없다'는 현장 기자의 질문에 "(약속보다는) 안전에 중점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광우병 재발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 해도) 발생 정도에 따라서 위험상황이 다르다고 본다"며 "100개국 이상 나라들이 미 쇠고기 수입하지만 아직 수입중단 한 나라가 없는데 비정형 광우병이라 그런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의견을 밝혔다.

▲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 현지에서 조사활동을 벌인 민관합동조사단이 귀국한 가운데 11일 오후 과천 농림수산식품부 기자실에서 열린 현지 조사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여인홍 농림수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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