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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 선거법 위반... 이참에 엄격히 처벌해야

[주장] 법까지 위반하는 막무가내식 발언, 문제 있다

등록|2012.06.01 09:10 수정|2012.06.01 09:10
"심장부와 같은 서울에 사탄, 마귀에 속하는 사람이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나, 이번 시장 선거가 잘못되면 나라의 운명이 기울어진다."

서울 중랑구에 있는 김홍도 금란교회가 지난 2011년 10월 23일 대예배 설교에서 한 말이다. 김홍도 목사가 '사탄'이라 지칭한 이는 박원순 무소속 후보였다. 김 목사는 이 발언으로 공직선거법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서울 북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부장판사 김재환)는 5월 30일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김홍도 목사 벌금 300만 원

재판부는 "발언 내용을 종합해여 볼 때, '사탄, 마귀에 속하는 사람'이 박원순을 지칭하는 것임을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었다"며 "대형 교회 목사로서 선거에 임박하여 교인들에게 특정 후보자를 반대하는 내용의 말한 죄질이 가볍지 않고, 동종범죄 전력도 있다"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가 밝힌 '동종범죄'를 살펴보자. 김 목사는 2007년 3월에 한국미래포럼(대표회장 최성규) 조찬 기도회에서도 "좌파 정권이 다시 정권을 잡아선 안 된다. 기독교계가 차기 대통령으로 장로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는 이명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후보로 결정되지도 않았었다. 그런데도 '장로 대통령'을 외쳤다. 김 목사는 또 2007년 7월 8일 주일 설교에서 "하나님의 백성이 내밀 수 있는 최후의 카드는 금식기도"라며 "친북좌파 세력이 전자 개표기 조작이나 부정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아 적화통일을 획책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왕이면 예수님 잘 믿는 장로가 되기를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장로 대통령' 부르짖다 선관위 고발 당해도...

김 목사가 말한 "예수님 잘 믿는 장로"는 누가 봐도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다. 그는 이 발언으로 선관위 경고를 받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선관위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해 12월 2일 설교에서 "예수님을 잘 믿는 장로가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하자"며 "장로님이 테러를 당할 수도 있으니 끝까지 기도하라. 지금이라도 3일 금식기도를 시작하자"라고 했다.

김 목사만 아니라 금란교회 장로들도 "믿음 좋은 장로님이 대통령으로 당선돼 이 나라 경제를 되살리게 해주십시오" "이 나라가 공산화되는 것을 막아달라" "친북·좌경세력을 우리 백성들로부터 뿌리째 뽑아주십시오" 등의 발언을 했다.

담임목사와 장로가 이명박 후보를 노골적으로 지지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서울 선관위는 2007년 12월 4일 "대선과 관련해 3400여 명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 선전한 내용의 설교와 기도를 반복적으로 행하여 공직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7년 12월 12일 '에스더 금식성회'란 포스터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적혀있었다.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사람이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것과 이 나라를 누룩처럼 뒤덮어가고 있는 공산주의 영, 물질숭배 영, 음란의 영을 멸하기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공직선거법 위반을 넘어 선거를 관리하는 국가기관에 대한 도전을 했던 것이다. 그들 기도가 하늘에 상달돼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보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실패한 대통령이라는 영광(?)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독재정권 수준으로 되돌렸다. 정말 부끄럽다. 회개는 이럴 때하는 것이다.

이명박 후보를 거의 '구세주'쯤으로 여겼지만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거의 증오 수준이었다.

기독교 비판하면 '빨갱이, 사탄'

지난 2010년 1월 22일 우익단체 연합인 애국단체총연합회 주최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진행된 '반헌법, 반국가 법관 퇴출 및 사법개혁 촉구 국민대회'에 참석한 김 목사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두고 "(기독교) 성도들이 기도하기 때문에 남한 좌파의 큰 두 뿌리가 뽑혔다"고 했다. 나도 목사이지만 두 분 대통령 서거를 위해 기도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두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예수 믿는 자라면 사람을 죽여 달라고 기도하면,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김 목사의 붉은 덧칠은 지금도 계속된다. 김 목사는 지난 4월 29일 '만약 적화통일이 된다면'이란 제목의 설교에서 "오늘날 남한의 종북·반미·좌파들도 같은 사탄의 사상을 가졌기 때문에,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하고, 성추행하고 살인한 사람을 '목사'라고 거짓말하며, 목사를 폄훼하며 교회를 파괴하고 성직자들을 매장시키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기독교를 비판하는 사람을 '빨갱이'와 '사탄'에 비유한 것이다.

이어 "종북·반미·좌파들의 거짓말에 속아서 김정일, 김정은에게 충성을 맹세하며, 대한민국은 없어야 될 나라이고 북한이 정통성을 이어받은 국가라고 하니, 사탄 마귀의 거짓말에 많은 백성들이 미혹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시민들이 종북좌파 놀음에 넘어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총선에서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으니, 대선을 위해서도 뜨겁게 기도하면, 반공 애국사상이 투철하고 국가관이 똑바른 사람이 대통령이 당선되어 좌파정권이 들어서지 못하게 할 수 있다"고 말해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차지한 것이 하나님 뜻인 것처럼 주장하면서 새누리당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를 바랐다. 벌써부터 선거법 위반 소지가 다분히 엿보였다.

혀 쓰기 좋아하는 자 그 열매 먹는다

이렇게 자기와 생각이 다르다고, 남을 저주에 가까울 정도로 비난하고, 자기 편이라고 생각하면 법까지 위반하는 막무가내식 발언은 더 이상 넘어가면 안 된다. 그가 아무리 목사라고해도 말이다. 그리고 김홍도 목사는 남을 저주하거나 심판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을 때 성경이 어떻게 경고했는지 알아야 할 것이다.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하여 배가 부르게 되나니 곧 그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하여 만족하게 되느니라 죽고 사는 것이 혀의 권세에 달렸나니 혀를 쓰기 좋아하는 자는 그 열매를 먹으리라."(잠언 18:20-2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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