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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장 "원주 가서 살아라" 막말... "홧김에 했다"

춘천 장애인시설 비판한 장애인 부모에게... 시민단체, 국가인권위 고발 등

등록|2012.05.31 21:43 수정|2012.06.01 10:25

▲ 이광준 춘천시장 ⓒ 연합뉴스

이광준 춘천시장이 또 다시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24일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와 면담을 했다.

그 자리에서 부모연대의 한 회원이 "원주에는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많은데 도청소재지인 춘천에는 없다"며 "장애아동의 건강을 위해 재활스포츠센터를 건립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그 회원을 향해 "그럼 원주로 가서 사세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자신이 한 발언이 문제가 되자 나중에 "홧김에 그런 발언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모연대는 이 시장이 한 막말을 장애인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이 시장을 국가인권위원회에 고발하기로 하는 한편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시장의 막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시장은 지난해 춘천시 천전리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목숨을 잃은 인하대 학생들의 유가족들에게 "춘천시에는 책임이 없다"는 등의 모진 말을 해 분란을 자초하기도 했다.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 국가인권위 고발 및 시장직 사퇴 요구

▲ 춘천시청 누리집 자유게시판. 춘천시장의 막말을 비판하는 시민들의 글이 올라와 있다. ⓒ 춘천시청 누리집 갈무리


이 시장이 장애인 부모에게 막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춘천시청 홈페이지에도 시장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춘천 출신'이라는 이아무개씨는 "주변 지인들이 춘천 시장 왜 이래? 연락해오는 것을 보며 부끄러웠다"고 말하고, "하고 싶은 말만 내뱉고, 보는 일 듣는 일엔 눈감고 귀닫는 시장님이라면 정치인 자질이 없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전아무개씨는 "(이 시장이 한 막말이) 공개석상에서 한 말이냐?"고 되물은 뒤, "당신이 함부로 내뱉은 말 한마디가 춘천시뿐만 아니라 전 270만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인 줄이나 알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전씨는 이 시장에게 "즉시 시장직에서 내려오라. 당신 같은 사람은 지자체 행정의 수반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한편 '참여와 자치를 위한 춘천시민연대'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막말 파문, 이광준 시장은 공개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춘천시민연대는 "시장이 장애아동을 둔 부모의 심정을 단 한 번이라도 헤아렸다면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라는 막말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라며, "시장은 막말에 대해 춘천시민들과 춘천시장애인부모연대에 즉각 공개 사과하고 시민 위에 군림하는 시장이 아니라 시민들 속에서 낮은 자세로 임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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