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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

[서평] <함석헌-평화를 사랑한 아름다운 사상가>

등록|2012.06.02 09:39 수정|2012.06.02 22:28
함석헌 선생이라면 부모님으로부터 여러 차례 들었고, 가까이에 함석헌 기념사업회를 후원하시는 분들과 사업회를 이끄는 어른들도 알고 있다. 선생에 대한 책도 열세 살 무렵 어머니가 사주셔서 읽기도 했다.
며칠 전 책방에 들렀다가 일제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만세운동이 있었던 3월을 앞두고 나는 함석헌 선생에 대한 책을 다시 들었다.

함석헌 선생이라면 가장 먼저 '씨알'사상을 떠올릴 것이다. '씨알'이란 지식과 부를 얼마 가지고 있지 않은 맨 바닥 사람들, 즉, 민중을 뜻한다. 바로 이 씨알을 함석헌 선생이 의미를 넣어 사용하기 시작했던 것.

함석헌 선생은 평생 불의에 맞서 씨알들을 위해 싸우셨다. 선생은 '사상계', '씨알의 소리'등을 통해 독재와 일제를 비판하시고 '씨알농장', '송산학원' 같은 공동체 활동도 꾸준히 하신 분이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이지요."

▲ 조한서 <함석헌-평화를 사랑한 아름다운 사상가> 겉그림. ⓒ 작은씨앗


함석헌 선생이 이런 길을 걷게 된 배경에는 어릴 때 오산학교와 덕일학교, 3.1운동, 스승 유영모 등이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역시 어느 시대에나 역사적 배경이나 교육이 중하다. 그러나 이 시대의 교육은 어떤가. 사람을 살리는 교육을 하고 있는 걸까. 우리는 교육을 통해 정말 살아가는데 필요한 사람의 도리를 가르치고 배우고 있는 건가. 나는 정말 청소년들이 함석헌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 자살, 성폭력 등이 일어나는 원인은 결국 본받을 어른이 없다는 것에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사람이 살아가는데 정말 중요한 것은 가치관일 것이다. 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고, 그래서 오늘날 부자 되시라는 게 최고의 덕담이 되고, 그만큼 사람의 가치가 땅에 떨어진 것은 결국 우리가 '얼'을 잃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얼은 교육을 통해, 어른들의 삶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일 게다. 지금의 정치인들이나 많은 어른들의 모습은 부끄러운 정도다. 그래서 더욱 유영모 선생이나 장일순 선생, 김구 선생, 장준하 선생이 그립다.

함석헌 선생의 뜻은 훌륭하지만 이 책은 그 뜻을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오타도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문법이 맞지 않고, 자꾸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또한 함석헌 선생을 너무 높게 떠받들면서 객관적인 평가를 하지 못했다. 오히려 좀 더 냉정하게 선생을 이야기 한다면 그런 것이 선생에 대해 더 잘 알게 해줄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청소년 도서라고 해서 조금 소홀하게 편집을 한 것 같은 느낌이다. 조금 거칠게 말한다면 청소년들을 얕보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가슴을 치는 구절도 많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글은 미국의 철학자 하킹이 함석헌에게 선물한 자신의 저서에 적어준 다음 글. 함석헌 선생의 삶을 한 마디로 표현했다 하겠다.

"어떤 일이든지 단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피해서는 안 된다. 개인적인 비전이 없을 때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이 책은 내게 큰 전환점이 되어주었다. 나는 학교 교육만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부모님 뜻에 따라 산골에서 일을 하며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제도 학교를 다니지 않는 것으로 인해 앞으로 살아가며 불이익을 당할까 자주 불안하기도 하다. 가끔은 제도교육을 받고 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것이 최선의 삶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나도 이렇게 산 속에서 농사짓고, 제도의 밖에서라도 나에게 집중하며 살아도 되겠다는 자신감을 더해 주었다. 그래서 같은 책도 나이에 따라 다른 주기에 읽고 또 읽는 모양이다.

청소년들에게 하는 당부로 끝을 맺는다.

'함석헌 선생의 책을 읽자. 그 삶을 따르자. 그래서 얼을 세워 지금 정치 사회적으로 답답한 이 나라를 우리가 바로 세워보자!'
덧붙이는 글 [라이브러리&리브로]에도 보냈습니다.
류옥하다 기자는 열네 살 학생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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