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계의 아이돌 스타, 유제선 동지를 소개합니다!
[인터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유제선씨
▲ 유제선 쌍용차 지부 비정규직 지회노숙게의 아이돌 스타 유제선 동지 ⓒ 이명옥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의 대한문 분향소에는 왕팬 그룹을 거느린 스타급 동지들이 여러 명 있다. 김정우 지부장, 문기주 지회장, 이창근 홍보 담당, 고동민 동지, 김정욱 동지들이 그들이다. 대한문의 막내였던 고동민 동지는 최근 평택서 서울로 합류한 유제선(31세, 쌍용차지부 비정규직 지회) 동지에게 사랑받던 막내 자리를 내어줬다.
유제선씨는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 소속이다. 평택 국회위원 사무실 앞에서 183일간 텐트 농성을 하고, 평택역 앞 분향소를 20여 일 지키는 등 200일이 넘는 평택 투쟁을 정리하고 서울 대한문 분향소에 합류했다. 쌍용차 비정규직 노조는 2010년 초 쌍용차지부 대의원 회의를 통해 쌍용차지부 비정규직지회에 편입됐다. 한 회사는 하나의 조직으로 보는 금속노조의 방침에 따라 쌍용차지부의 지회가 된 것이다. 원하청 공동 투쟁 이후 얻어낸 결과다.
▲ 희망장터 여는 학생들ㅆ아용차 동지들의 몸자보는 쌍용 투쟁의 상징이 됐다. ⓒ 이명옥
"서울은 평택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오며 가며 함께하는 시민들도 많고. 분위기가 참 좋아요. 사실 평택에는 분향소가 차려진 적이 거의 없어요. 제 기억으로는 노무현 대통령 분향소 이후 쌍용차 분향소가 3번째로 차려진 것 같아요. 평택만 해도 시골이라 분향하는 분이 많지는 않았어요. 하루에 겨우 한두 분 정도였죠.
그런데 평택도 분위기는 확 달라졌어요. 이미 해결된 것으로 알던 쌍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을 알고 시민들이 문제를 지켜보게 된 것이죠. 모금도 이전의 서너 배인 20여만 원씩 됐어요. 지방분들이라 쑥스러워 하셔서 마음으로 분향을 하고 모금함에 돈만 넣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서울 대한문과 평택 투쟁장에 대한 느낌을 묻자, 서울은 분향을 하는 이들도 많고 쌍차 문제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이나 관심이 높아 좋다고 했다. "그동안 제일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었다. 비판이 차라리 더 낫더라"는 그의 말이 지난 3년간의 외롭고 힘든 투쟁을 말해주고 있었다.
유씨는 "관광객들도 가이드의 설명을 들은 후 쌍용차 사태를 설명한 글을 읽고 간다.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대한문 앞에 가면 수문장 교대식과 쌍용차 분향소가 있다고 시민들이 인식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동지들은 노숙계의 아이돌 스타
24일 분향소가 3번이나 털린 소식에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대학생 연대가 강화되었다. 유씨는 비록 분향소는 털렸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연대를 확인하면서 한편으로는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학생들이 종강을 해 더 많이 함께 할 날을 고대하고 있다.
노숙이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그가 답했다.
"200일 투쟁 이후 곧바로 서울 투쟁에 합류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하지만 힘들게 대한문 분향소를 지켜낸 동지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즐겁게 투쟁하고 있어요. 해고 이후 매년 투쟁하는 노동자로 겨울에도 한 달씩 노숙을 하고, 여름 내내 노숙을 하기도 했거든요. 그래도 요즘은 비 피할 공간이라도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며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평택...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쟁할까'
평택역 앞에서도 지난주 목요일부터 천막을 치고 거점을 삼아 시민들에게 쌍용차 문제의 진실을 알리고 있다.
평택 시민들 중 많은 이들이 쌍용차 문제가 끝난 줄 알고 있다. 시민들은 어용노조와 민주노조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해고노동자와,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도 헷갈려 한다. 언론조차 '쌍용자동차노동조합'과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의 위원장 이름을 헷갈려하는 정도다.
"시민들에게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평택역에 거점을 잡았어요. 해고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는 사실과 왜 투쟁을 하고 있는지를 알려야죠. 어용노조와 해고된 노동자들이 속해 있는 민주노조가 있다는 사실도요."
유씨는 "평택역 광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평택도 종교계, 문화계를 아우르는 방식으로 특정 요일 특정 시간에 평택역에 가면 쌍용차 관련 문화제나 종교 행사 촛불 집회가 열린다는 인식을 평택 시민들에게 심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더 늦기 전에 정규직 복직 투쟁해야"
▲ 관관객의 서명간광객도 관심을 가지고 서명도 하고 모금함에 돈을 넣기도 한다 ⓒ 이명옥
유제선씨는 비정규직 해고자 19명의 복직을 위해 3년 넘게 투쟁하느라 많이 지치고 힘든 상태다. 2009년 원청과 하청노동자들이 공동으로 77일간 옥쇄 파업을 끝내며 작성한 '8.6 합의서'에는 비정규직 해고자고용 알선이라고 돼 있다. 당시는 원청과 하청이 일원화 돼지 않은 상황이라 '고용보장을 글로 약속하면 원청에서 문제 삼을 것이다. 19명의 복직은 구두로 약속하고 합의문에는 형식적으로 고용알선으로 명기하자'고 하는 하청사 측 말에 한상균 당시 지부장은 비정규직 19명의 복직을 구두 약속으로 받아냈다.
파업이 끝나고 감옥에 가 있는 한상균 전 지부장은 면회 갈 때마다 '복직해서 일 잘하고 있느냐'고 물어 제선씨를 난처하게 했다.
처음엔 일자리가 없다던 회사는 수시로 비정규직을 신규 채용하고 있다. 사측이 하도 약속을 지키지 않아 다시 86일간 투쟁을 했다. 사측은 '재고용을 하겠다. 형식적인 절차니 면접을 보러 오라'고 해서 면접을 마쳤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11월 이후 복직을 시킨다더니 약속을 지키지 않아 이유를 물었더니 면접 태도가 불량하다는 등 이유를 댔다.
"1년 정도 싸워보자고 생각했는데 어언 투쟁이 3년이 넘어가고 있네요. '쌍차 해고자들은 받아줄 수 없다 무서워서 싫다'는 이야기를 지역 국회의원을 통해서 들었어요. 파업을 빨리 끝내게 하려고 사측이 꼼수를 썼을 뿐 처음부터 복직시킬 의사가 없었던 것이죠. 이제는 비정규직으로 복귀가 아니라 정규직 복직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봐요."
9~10월 중이면 8.6합의문 대한 판결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더 늦기 전에 유씨를 포함한 비정규직 해고자 19명은 이제 정규직 복직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모든 사내 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투쟁이 더 어려워지더라도 비정규직 철폐를 하려면 그렇게 가는 것이 맞다. 정리해고 철폐와 비정규직 철폐는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대 열쇠이기 때문이다.
"언론파업 문제가 우선 해결돼야 쌍용차 문제 해결도 힘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제선씨는 문화제 준비를 위해 바쁘게 발걸음을 옮겼다.
덧붙이는 글
서울의 소리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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