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살기 위한 농사 시작..."2013년 방사 목표"
황새복원센터, 2일 예산군서 황새농법 모내기 선보여
▲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주민들이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학생들이 모내기하는 것을 지켜 보고 있다. ⓒ 이재형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 조용했던 마을이 아침부터 시끌벅적하다. 마을 어귀에 자리한 당산나무 아래로 동네 주민들이 모여 들었다. 황새농법 시연 및 손 모내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모내기 행사는 충남 예산군의 황새마을 조성사업 중 하나다. 예산군은 지난달 16일부터 이 지역 일대에 황새마을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사업추진에 들어갔다. 2009년 6월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선정된 황새마을 조성사업은, 황새를 단계적으로 자연으로 되돌려 보내기 위한 프로젝트다.
▲ 2일 오전 충남 예산군 광시면 대리에서 진행된 황새농법 시연 및 손 모내기 행사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아이들에게 모내는 법을 일러주고 있다. ⓒ 이재형
이날 열린 황새농법 모내기 행사에는 윤권식 대리마을 이장을 비롯해 박시룡 교수와 한국교원대 교직원, 학생들이 참가했다. 박찬규 예산군청 녹색관광과장과 군청 공무원들도 함께했다.참가자들은 임대한 논에 비오톱(둠벙)과 어도를 설치한 뒤 직접 손으로 벼를 심었다.
박 교수는 "내년에 이곳으로 이사 올 황새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며 "더불어 모든 생물이 함께 살 수 있는 논농사를 짓는 게 오늘 모내기 행사의 주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복원센터는 이후 그동안 연구한 황새농법으로 계속 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황새농법, 관행농법과 다르지만 수확량은 비슷해
▲ 냇가에서 논으로 어도가 설치돼 있는 모습 ⓒ 이재형
황새농법은 모내기 과정부터 관행농법과 현저히 다르다.
우선 황새농법은 논에 둠벙(비오톱)을 만들고 냇가까지 물고기길(어도)을 연결해 생태순환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물고기가 어도를 통해 논으로 올라와 산란을 하고, 논물을 빼는 가을에는 이 물고기들이 둠벙으로 돌아가 겨울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관행농법이 모를 6~7포기를 심는 것과 달리 황새농법은 2~3포기만 심는다. 적게 심어도 이삭 수가 늘어나 수확량은 관행농법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황새농법으로 심은 벼는 병충해에 강해 농약을 따로 쓸 필요가 없다는 게 복원센터의 설명이다. 제초제 대신 쌀겨를 사용해 잡초가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도 특징이다.
모내기 이후 벼 심는 시기도 차이가 있다. 관행농법은 5월인 반면 황새농법은 6월초에 심는다. 물 빼는 시기도 관행농법은 6월 하순이지만, 황새농법은 7월초까지 물을 담아둔다. 개구리가 해충을 잡아먹게 하기 위해서다.
황새농법은 잡초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 논둑의 풀을 10센티 남겨두고 깎는다. 10센티 풀을 남겨두면 이곳에 이로운 곤충들이 서식을 할 수 있으며, 변태한 개구리들의 은신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신문>과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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