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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길-이해찬 승부, 오늘 결판난다

9일 민주당 당 대표 경선 열려...대선주자 대리전 성격

등록|2012.06.08 19:22 수정|2012.06.09 11:14

▲ 민주통합당 당 대표 선출을 하루 앞둔 8일 오전 이해찬, 김한길 당 대표 후보가 국회 정론관에서 선거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복도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권우성


"계파 정치를 극복하고 소통과 통합의 민주당을 선택해 달라. 새누리당이 색깔론이라는 녹슨 칼을 휘두를 때 우리는 민생의 빵으로 대응해야 한다."(김한길 후보)

"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을 새누리당과 수구언론이 가장 두려워 하고 있다. 당 대표가 되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언론의 부당한 공격에 당당히 맞서 싸울 것이다."(이해찬 후보)

'소통과 화합'을 강조한 김한길 후보와 '야당의 선명성'을 강조한 이해찬 후보. 오는 9일 열릴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에서 누가 웃게 될까.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없다. 

현재까지 진행된 지역 대의원 투표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210표 차이로 앞서있다. 이는 수도권(서울·경기·인천) 대의원 6071명의 투표를 제외한 것으로 전체로 봤을 때 12% 정도의 비중이다.

이번 경선은 대의원 투표 30% 당원·시민선거인단 투표 70%로 치러진다. 지난 5일~6일 진행된 모바일 투표(투표율 73.4%), 8일 진행된 당원·시민선거인단 현장 투표 결과는 모두 9일 전당대회에서 함께 발표된다. 이날 전대에서는 수도권대의원과 정책대의원의 현장투표도 이뤄진다.

현 상황에서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한국노총의 표심이다. 전당대회에서 현장투표를 실시할 정책대의원 2467명 중 한국노총 몫 정책대의원만 2000명이다. 전체 선거인단의 4%에 해당된다. 이들이 김 후보와 이 후보 중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냐가 관건인 것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5일 공개적으로 김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한국노총 내 최대 조직인 금융산업노조는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음을 피력하고 있다.

이 후보는 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은 총연맹 차원의 결의가 아니라 산별 노조 차원의 결의가 중요하다"라며 "금융 노조 쪽은 한국노총의 결의에 반발하지 않나,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즉,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 한국노총이 지난 5일 공개적으로 김한길 후보 손을 들어줬다. 이해찬 후보는 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노총은 산별노조 차원의 결의가 중요하다. 금융노조쪽은 한국노총 결의에 반발하지 않나. 열어봐야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권우성


연달아 기자회견을 연 김한길 후보 역시 "한국노총이 공식적으로 김한길을 선택해준 것에 대단히 고맙다"라며 "한국노총이 당 안에서 제대로 된 위상을 확보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며 '한국노총' 표심 다지기에 나섰다.

권리당원·수도권 대의원은 '김한길' 우세, 모바일은 '이해찬' 우세 점쳐져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한 '권리 당원'과 수도권 대의원 투표의 경우 김 후보 쪽으로 지지가 기울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된다. 김 후보 측은 "권리 당원 중에는 호남 출신이 많고 현 지도부 이전부터 지역위원장을 하던 분들이 많아 친노에 감정이 좋지 않다"라며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유리하게 나올 것임을 장담했다. 그러나 투표율이 높지 않다. 16만 4000여 명의 권리당원 투표 대상자 중 24.7%만이 투표했다.

전체 대의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도권 대의원들의 표심도 다른 지역 대의원 투표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김 후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대선주자들의 영향력이 행사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 대의원의 표심을 엿볼 수 있었던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 결과 역시 김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지난 3일 서울시당 위원장 선거에서 김 후보 측으로 알려진 노웅래 의원이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 210표 차이로 이해찬 후보를 앞서고 있는 김한길 후보가 8일 국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며 웃음을 지어보이고 있다. ⓒ 권우성


반면, 11만6000여 명이 참여한 모바일 투표 결과는 이해찬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봉주 전 의원의 팬클럽 '정봉주와 미래권력들'(미권스)이 실시한 모바일 투표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가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338명이 참여한 출구조사에서 이 후보는 320표를, 문용식 후보는 240표를 얻어 각각 1위와 2위를 기록했고 김한길 후보는 5위에 머물렀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모바일 투표 후 인증샷을 보내주는 트위터 여론에 따르면 우리가 (김 후보에 비해) 네 배 가량 앞선다"며 자신감을 표했다.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색깔론'이 막판 변수다. 이 후보는 북한인권법에 대해 '내정간섭'이라고 말해 새누리당으로부터 '자격심사' 대상으로까지 거론됐다. 이 후보는 "새누리당과 보수언론의 신매카시즘 선동에 단호히 맞서겠다"며 정면 대응하겠다는 태세다. 김 후보는 "감정에 치우쳐 새누리당이 쳐놓은 공안프레임에 말려서는 안 된다"라며 '민생' 프레임으로 현 구도를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다. 선명한 야당을 강조한 이 후보냐, 민생을 강조한 김 후보냐의 선택이 내일(9일)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당내 대선주자 경선을 관리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된다. 때문에 '이해찬-박지원 연대'가 문재인 상임고문 추대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손학규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는 김 후보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양태다. 대선 주자 대리전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따라서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는 대선주자로서 누가 더 입지를 굳힐 수 있느냐로 이어지게 될 전망이어서 관심을 더욱 끌고 있다.

한편, 이번 전대에서는 당 대표 1명과 5명의 최고위원이 선출되게 된다. 김한길·이해찬 후보가 대표를 놓고 겨루고 있고, 중위권에는 강기정·추미애·우상호·조정식 후보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종걸·문용식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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