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빠를 위해 오무라이스를 만들겠다고 나선 막둥이. 먼저 달걀을 컵에 풀었습니다. ⓒ 김동수
"아빠, 아침 안 드셨죠?"
"응, 안 먹었지."
"그럼 제가 오무라이스 만들어 드릴까요?"
"네가 오무라이스 만들 줄 알아?"
"응 만들 줄 알아요."
아침 굶는 아빠를 위해...
아침을 잘 먹지 않는 아빠가 안쓰러웠는지(?) 막둥이가 손수 오무라이스를 만들어주겠다고 나섰습니다. 한번씩 오무라이스를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지만 아빠를 위해 만든 '막둥이표 오무라이스'가 어떤 맛인지 궁금해 선뜻 응했습니다.
"엄마도 드실 거예요."
"엄마는 안 먹어. 아침 먹었잖아."
"알았어요. 아빠만 해드릴게요."
내성적이고, 말을 잘하지 않는 아빠와 달리 막둥이는 말도 많고, 활달합니다. 아빠를 닮아 말도 적고, 내성적인 큰 아이보다 활달한 막둥이가 솔직히 마음이 더 갑니다. 물론 큰아이는 듬직합니다.
▲ 달걀을 넓게 풀어야 하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요. 보통 실력이 아닙니다. ⓒ 김동수
"아빠 오무라이스를 만들려면 먼저 달걀을 풀어야 해요."
"막둥이는 아빠보다 더 잘 알고 있네."
"그리고 달걀을 프라이팬에 넓적하게 펴야 해요."
"그런데 막둥아 달걀을 바로 붓지 말고, 프라이팬이 달궈진 후에 부어야 하는 거야."
"앞으로는 그렇게 할게요."
'막둥이표 오무라이스'는 있어도 '아빠표 오무라이스'는 없네...
궁금합니다. 막둥이가 만든 오무라이스가 얼마나 맛있을지. 아빠를 생각하는 기특한 막둥이. 아빠보다 훨씬 낫습니다. 막둥이가 아침을 굶었다가 아빠가 오무라이스를 만들어 준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김 막둥. 달걀을 너무 넓게 편 모양이다. 그만 둘로 갈라지고 말았네.?"
"너무 커요. 작게 만들려고 해도 잘 안 돼요."
"괜찮아 막둥이가 만들었는데. 보기만 해도 맛있겠다. 아빠는 막둥이를 위해 오무라이스 만들어주지 않았는데, 막둥이는 아빠를 위해 만들어줬다."
"앞으로도 만들어 드릴게요."
▲ 너무 넓게 만든 바람에 그만 오무라이스 둘로 찢어져버렸습니다 ⓒ 김동수
▲ 오무라이스 위에 캐찹까지. ⓒ 김동수
막둥이표 오무라이스 꿀맛이예요
앞으로도 만들어주겠다는 오무라이스, 만드는 법을 어디서 배웠는지 몰라도 달걀말이를 끝낸 후 그 위에 케찹까지. 다 완성된 오무라이스. 먹어보니 꿀맛입니다. 앞으로도 아침 굶어 막둥이가 만들어주는 오무라이스 기대합니다.
"막둥이가 만든 오무라이스 정말 맛있다."
"진짜 맛있어요?"
"그럼 누가 만들었는데, 막둥이가 만들었잖아. 엄마는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안 먹는지 모르겠다."
"다음에는 엄마도 먹을 거예요."
"맞다 이렇게 맛있는 것 안 먹으면 엄마만 손해지."
▲ 막둥이표 오무라이스. 정말 맛있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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