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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곳곳 침식-재퇴적...생태공원 이용객 거의 없어

[현장] 여름 홍수철 앞두고 환경단체와 낙동강 경남구간 답사

등록|2012.06.11 17:34 수정|2012.06.11 17:39
여름 홍수철을 앞둔 낙동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인가. 강 가운데 다시 모래가 쌓여 모래섬이 만들어지고, 파도와 같은 물살에 언덕의 흙덩어리가 떨어져나가 침식되고 있었으며, 강을 가로 질러 만들어진 보는 각종 보강공사가 한창이었다.

9일 <오마이뉴스>는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박종훈 공동의장, 임희자 사무국장과 함께 낙동강 경남권 일대를 답사했다.

상류 '상주보'에서 물을 방류하는 바람에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 4대강정비사업의 낙동강 함안합천보는 각종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9일 현장을 살펴보니 가동보 바로 하류에 선박을 통해 공사를 하고 수문 아래 둔치 쪽에서도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 윤성효


▲ 4대강사업이 마무리된 가운데, 여름 홍수철을 앞두고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박종훈 공동의장(왼쪽)과 임희자 사무국장(가운데)은 9일 낙동강 일대를 답사했다. 이날 박종훈 의장은 자신의 자가용을 운전하며 답사에 나섰다. ⓒ 윤성효


함안합천보․창녕함안보 등 낙동강 8개 보 공사는 지난 해 말 마무리 됐지만 바닥보호공 유실 등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보강공사를 벌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11월 사이 보 개방행사를 벌였지만, 준공은 오는 6월 말경으로 예상하고 있다.

[함안합천보] 각종 보강공사 한창 ... 하류 침식현상 심해

함안합천보는 아직도 보강공사가 한창이다. 보 공사가 지난해 11월경 거의 마무리 되고 개방행사까지 열었지만, 보 주변에는 선박과 중장비를 동원해 각종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강 바닥의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바닥보호공을 설치하는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강 바닥에 넣기 위해 대형 '섬유매트'을 철근에 매달아 놓기도 했다.

침식 현상이 심했다. 합천보 하류에는 둔치 쪽 제방에 흙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었다. 언덕은 흙이 흘러내려 깊게 파여 있기도 했다.

▲ 4대강정비사업의 함안합천보 아래 낙동강인데, 침식이 심하게 발생하고 있다. 9일 보에서는 제법 많은 물을 흘러보내고 있었다. 연방 흘러내려 오는 물에 흙 덩어리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흙탕물을 보이기도 했다. ⓒ 윤성효


▲ 4대강정비사업의 낙동강 함안합천보 아래인데, 재퇴적이 많이 진행되어 있었다. 모래를 퍼내는 준설작업을 했던 곳인데, 9일 현장을 살펴보니 많은 모래가 강 가운데까지 다시 퇴적퇴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모래섬은 두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 윤성효



또 합천보 하류에는 재퇴적 현상이 많이 발생하고 있었다. 합천군 청덕면 삼학마을 앞쪽 낙동강인데, 이곳은 4대강사업을 하기 이전에는 제법 넓은 백사장이 있었다. 준설작업으로 모래를 거둬냈던 것이다. 이날 현장을 살펴보니, 낙동강에는 모래섬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제법 많은 물이 흘렀던 이날도 모래섬이 육안으로 확인되었는데, 물이 줄어든다면 재퇴적 현상은 더 뚜렷하게 드러날 것이다. 새로 만들어지고 있는 모래섬은 합천보에서도 보였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바닥보호공 설치 공사를 하고 있으며 조만간 마무리 될 것"이라며 "침식 현상은 설계 바깥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데, 대책을 세워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녕함안보] 하류에 많은 쓰레기 쌓여

창녕함안보에도 이날 제법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물은 관리수위 5m를 유지했으며, '고정보'를 넘쳐흘렀다.

제법 많은 물이 흘렀기에 '어도'에는 물이 많이 지나갔다. 그런데 물살이 너무 빨라 작은 물고기들은 제대로 헤엄쳐 오르지 못했다.

환경단체는 함안보 상․하류에 세굴현상이 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부터 유실된 바닥보호공을 보강하는 작업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특별한 공사는 없었다.

함안보 하류 둔치 쪽에는 많은 쓰레기들이 밀려와 쌓여 있었다.

▲ 4대강정비사업의 창녕함안보 아래 낙동강인데, 둔치 쪽에 쓰레기가 밀려와 있다. ⓒ 윤성효



[생태공원] 이용객 없어 ... 나무 말라 죽기도


낙동강 곳곳에 생태공원이 많이 들어섰다. 자전거길, 산책길, 수변생태공원 내 체육시설, 잔디밭, 벤치, 정자 등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용객은 매우 드물었다. 주말인데도 이곳을 찾아 즐기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관리는 엉망이다. '능수버들'을 비롯한 나무들은 말라 죽고 있었다. 푸른 잎이 무성해야 할 여름인데, 벌써 갈색으로 변해버렸거나 잎이 없는 나무가 많이 눈에 띄었다.

합천보․함안보 주변 생태공원도 마찬가지였다. 합천보 어도 주변에 조경 목적으로 키가 작은 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거의 대부분 잎이 없이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

제법 넓은 둔치에 잔디밭이 조성돼 있지만, 관리는 전혀 되지 않고 있었다. 잔디보다 잡초들이 더 많이 자라고 있었다. 합천보 아래 둔치에는 배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었고, 배가 많이 맺혀 있었지만 이 또한 관리는 되지 않았다.

▲ 4대강정비사업의 창녕함안보 아래 둔치에 들어선 생태공원인데, 주말인 9일 이곳에서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다. 주민들은 거의 시설물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윤성효


▲ 4대강정비사업의 창녕함안보 아래 둔치에 들어선 생태공원인데, 자전거길 옆에 싶어놓은 나무가 말라죽어가고 있다. ⓒ 윤성효



벌써 파손된 의자도 보였다. 함안보 하류 둔치에 조성된 생태공원과 본포교 하류 생태공원에는 이용객을 찾을 수가 없었고, 많은 나무들이 말라죽어가고 있었다.

낙동강 경남구간만 하더라도, 친수시설은 자전거길 114.6km, 산책길 164.9m, 주차장 2232면, 화장실 21곳, 가로등 513개, 파고라 228개, 자전거 거치대 119개, 체육시설 86곳 등이다. 친수시설 유지관리비를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도 의문이다.

박종훈 의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깔끔하게 되어 있는 것처럼 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걱정거리가 한 두 가지 아니다. 친수공간이라는 생태공원에 사람들이 얼마나 올지 의문이다. 앞으로 유지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하면서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 4대강정비사업으로 낙동강 함안합천보 바로 아래 둔치에 들어선 생태공원으로, 배나무밭과 산책길, 자전거길 등이 조성돼 있다. 주말인 9일 현장에서는 산책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었고, 배나무밭은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 윤성효

▲ 4대강정비사업으로 본포교 아래 낙동강 둔치에 생태공원을 조성해 놓았는데, 심어 놓은 나무가 말라 죽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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