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대구... 최고의 피서지를 소개합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서 펼쳐지는 한국화·사진의 향연
▲ 김윤연 화백의 <옥계청량>, 수묵담채, 53*43cm. ⓒ 정만진
'살인 더위'로 유명한 대구, 그래도 곳곳에 시원한 피서지가 있다. 팔공산, 비슬산, 앞산이 대단하고, 어느새 아름드리 거목으로 자라난 나무들을 자랑하는 신천 천변도 골바람을 맞아 서늘하다. 신라 토성과 25종 90마리의 포유류를 보유한 달성공원 또한 60종 5236그루의 교목들이 시원한 그늘을 빚어낸다. 1905년 이래 시민들의 단골 쉼터로 자리매김해온 전통의 피서지답게 이곳은 사시사철 사람들로 붐빈다.
여러 피서지가 있지만 대구문화예술회관을 빼놓을 수 없다. 대형 건물이니 뜨거운 햇살이 들어올 리도 없지만, 두류공원 안에 있는 덕분에 울창한 수목들도 빠뜨리지 않고 거느렸다. 게다가 6월 12일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광역시지회의 '제32회 대구사진대전'과 현림원의 '제6회 한국화전'이 한꺼번에 열리니 품격 높은 피서까지 즐길 수 있다.
시원시원, 가슴이 탁 트이는 한국화
▲ 이영숙 화백의 <연>, 수묵담채, 30*30cm. ⓒ 정만진
▲ 유옥희 화백의 <복사꽃 바람에 날리고>, 장지에 채색, 63*40cm. ⓒ 정만진
▲ 대구의 원로 서양화가 강근창 화백이 '현림원' 여섯 번째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 정만진
현림회는 대구대학교 구남진, 김인숙 교수에게 사사한 한국화 작가들의 모임으로, 어느새 화력 10~20년의 중견들이 됐다. 격년으로 단체전을 열어 온 탓에 이 단체는 올해를 맞아 제6회 '현림원 한국화전'을 열게 됐다. 강명자, 강승자, 김연화, 김윤연, 김정자, 박선경, 우종렬, 유옥희, 이경하, 이영숙, 장경숙, 채경자(가나다 순) 화백들이 출품했다.
화백들은 "자연과 내가 경계가 없는 마음을 짙고 옅은 먹색으로 하얀 화선지에 풀어 놓았습니다. 한 편의 시 같은 수묵화 묵향이 현림원 뜰에 가득합니다. 함께 이 뜰에 오셔서 아름다운 향기를 한 가슴 품어 가시기를 소원합니다"라고 초대의 변을 밝혔다.
대구 서양화단의 원로 강근창 화백은 전시회를 관람한 후 "같은 스승 아래에서 공부를 하면 대동소이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보통인데, 현림원의 화백들은 그것을 극복하고 각각 개성이 깃든 작품들을 보여주고 있어 좋다"며 "그림들이 시원시원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탁 트이겠다"고 평했다.
사진 관람 2시간에 더위가 싹
▲ 서세교 작가의 <호반의 봄> ⓒ 서세교
한편, 현림원 전시회 옆방에서는 대구사진대전이 열렸다. 벌써 32회째. 게다가 전시홀을 셋이나 차지하고 있으니 말 그대로 '대전'이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놀라운 풍경과 살아있는 눈빛의 인물들을 보여주니 이만한 피서는 달리 없다.
115편의 작품을 하나하나 감상하면 2시간은 금세 지나간다. 대구사진대전 조규순 심사위원장의 심사평처럼 '진실성을 바탕으로 하면서 새로운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남다르게 표현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감명을 받게 하는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 있는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한 사진작가들의 예술혼 앞에서 관람자는 깜빡 더위를 잊어버릴 것이다.
옛날의 '서민'들은 은행에 들어가서 더위를 피했다. 하지만 눈치가 보여 오랜 시간을 버티지 못했다. 바다는 멀고 돈이 너무 많이 들어 갈 수 없었다. 지금도 해수욕장은 여전히 많은 돈과 시간을 요구한다. 대구에서는 두류공원의 문화예술회관이 최고다. 크고 넓은 건물이라 끝없이 시원한데다 구내식당은 점심값을 3천 원만 받는다. 다방에서 맛볼 수 있는 찻값도 3~4천 원이다. 그래서 수성구 상동에 있었던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들도 이곳 앞뜰로 옮겨 와 있다.
▲ 김학상 작가의 <기다림> ⓒ 김학상
▲ 박청태 작가의 <부부> ⓒ 박청태
▲ 이숙형 작가의 <진품명품> ⓒ 이숙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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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된 작품을 사진으로 재촬영한 것이기 때문에 기사에 인용된 이미지는 원작과 다르다는 점을 밝혀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