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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주체성에만 매료...진보의 미성숙 문제"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대전 인권학교' 첫 강연...통합진보당 논란 언급

등록|2012.06.13 11:55 수정|2012.06.13 12:15

▲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 심규상


"음식은 가려 먹으면서 생각은 왜 무비판적인가."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는 12일 저녁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인권학교 첫 강의에서  '생각'과 '의식'을 주제어로 인권문제를 풀어냈다. 인권도 의식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인간은 '생각'을 갖고 태어나지 않는다"며 "그렇다면 지금 여러분이 갖고 있는 생각은  어떻게 형성 됐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내 입안에 넣는 음식물을 선택하는 사람은 나와 어렸을 때 부모님 말고는 없다"며 "하지만 '생각'은 내 허락을 받지 않고 꾸역꾸역 들어왔고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내 안에 생각을 집어넣는 사람들이 내가 아닌 주변사람 등 '사회'라는 것이다. 

 "'당연히 '갖고 있어야 할 생각' 왜 없나"

그는 또 "사회적 존재인 여러분은 '응당 갖고 있어야 할 생각'을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도 자본주의에 대해 별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사회 과목'은 있지만 자본주의 역사, 노동운동의 역사는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본주의를 배우려고 하면 자칫 국가보안법에 걸릴 수도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성 소수자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생각해 볼 것을 요구받는가? 그렇지 않다. 성 소수자에 대한 생각으로는 일등과 꼴찌를 가려낼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생각의 주체성을 확장하지 않으면 진정한 자유인도, 내 삶의 진정한 주인도 될 수 없다"며 "지배세력이 요구하는 내용을 암기하는 교육이 아닌 '생각의 주체성'을 갖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논란과 관련해서도 "일제청산과 대미관계에서의 주체성 등 북한의 국가적 주체성에 매료돼 '북한에 시민사회가 있는가'와 같은 시민으로서의 주체성 문제로 다가가지 않은 진보의 미성숙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가권력만을 중시해 권력 지향적으로 접근해온 진보의 낮은 의식 수준이 드러난 것으로 결국 한번은 겪었을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이 같은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맞서지 않은 데 대해 성찰한다"고 말했다. 


▲ 12일,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강당에서 '2012, 인권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한 '작은 인권학교'가 시작됐다. ⓒ 심규상



통합진보당 논란..."권력지향적 진보의 미성숙 때문"

홍 전 대표는 기존의 생각을 끊임없이 수정하면서 내 생각의 주체성을 확장하기 위한 방법으로 ▲ 폭넓은 독서 ▲ 열린 토론 ▲ 직접 견문 ▲ 성찰 등을 꼽았다. 책을 통해 다른 사람의 생각을 주체적으로 참조하고, 토론을 통해 주체적으로 소통하고, 견문을 통해 주체적으로 보고 겪고 느끼라는 주문이다.

그는 "주체적으로 형성된 생각의 소유자는 자기  삶에 책임을 지며 아무리 팍팍한 세상이라도 당당히 살 수 있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한편 지난 3월 창립한 대전충남인권연대는 12일 홍 전 대표의 강연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대전기독교연합봉사회관 2층 강당에서 '2012, 인권에게 길을 묻다'를 주제로 '작은 인권학교'를 연다.

19일에는 ▲ 김두식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교수가 '인권의 눈으로 한국 사회'를 점검하고, 26일(3강)에는 ▲ 강수돌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일중독 사회', 4강(내달 3일)에서는 ▲ 이계삼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이 교육현장의 인권을 말한다. 마지막 강좌(내달 10일)에서는 ▲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이 나서 참석자들과 함께 '인권실천방안'을 고민한다. 

전 강좌 참가비는 3만 원(인권연대 회원 및 학생 20%할인)이며 강좌별 수강도 가능하다. ( 문의/ 042-345-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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