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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그 많던 사슴벌레들, 다 어디 갔어~?

[포토] 도심 한가운데서 사슴벌레를 만나다

등록|2012.06.13 13:47 수정|2012.06.13 13:47
요즘 들어 아침 일찍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새벽 6시 정도에 나가서 근처 공원을 두어 시간 정도 돌고 오는데요, 제가 운동 다니는 도심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공원은 희한하게도 인위적이라기보다는 자연상태 그대로의 수풀이 형성돼 있습니다.

게다가 참나무로 가득한 숲길입니다. 한 달째 운동을 하다가 혹시 참나무에 사슴벌레가 있을까 싶어 유심히 살펴보곤 했습니다. 더러는 참나무 아래 땅을 파보기도 하고요. 하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릴 적 발길에 채일 정도로 많던 그 사슴벌레, 거짓말 조금 보태 손바닥만큼이나 컸던 사슴벌레까지 비교적 흔했죠. 하지만 요즘엔 통 찾아보기 힘듭니다. 대형마트나 문방구에서 대신 사슴벌레를 판매하지요. 그 아련한 추억을 산에서, 나무에서 잡는 게 아니라 마트에서 사야 한다니….

운동을 하며 자세히 살펴보던 중 참나무에 진액이 흐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사슴벌레들의 먹이지요. 사슴벌레가 분명히 서식하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야행성인 만큼 밤에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왔습니다.

지난 12일, 큰아들을 데리고 어두컴컴한 공원 숲길로 들어섰습니다. 휴대폰의 라이트를 켜 들고 나무 곳곳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요? 사람이 많이 다니는 산책로 큰 길가에도 녀석들이 붙어 있는 겁니다. 대체 몇 십 년 만에 나무에 붙어 있는 이 녀석들을 발견한 건지….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지금부터 잡아온 오래된 추억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숲길은 워낙 캄캄해서 사진 촬영이 되질 않았습니다. 집에 잡아온 녀석들의 멋진 포즈를 찍어봤습니다. 오늘 밤에 사슴벌레 잡으러 가시는 분 계시지 않을까 싶네요.

정성껏 키울 생각이 있다면 잡아와서 키워 보세요. 그게 아니라면 하루 이틀 있다가 방생해주시고요. 저는 우선 두 마리만 키우고 나머지는 분양하기로 했습니다.

▲ 사슴벌레의 먹이인 참나무 진액입니다. 서식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고 해도 무방하죠. ⓒ 윤태



▲ 모두 여섯마리 잡았는데 이중 암놈 한녀석이 현재 집에서 실종 상태입니다. 찾아야합니다. ⓒ 윤태


▲ 날카로운 집게에 구멍이 날수도 있습니다. 꽤 위협적입니다. ⓒ 윤태


▲ 같은 숫놈끼리 사랑을 나누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뭔가' 보입니다. ⓒ 윤태


▲ 다른 각도에서 본 모습입니다. 두놈다 수컷입니다. ⓒ 윤태


▲ 잘 보시면 '뭔가' 보이시죠? 이 자세에서만 그게 보입니다. ⓒ 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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