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30년 우의' 강기갑-강병기, 당대표 격돌하나

통합진보당 대표 경선... 강병기 출마선언에 강기갑 고심

등록|2012.06.16 18:27 수정|2012.06.16 18:27
30년 동안 농민운동과 진보정치 활동으로 우의를 쌓아온 두 정치인이 당권을 놓고 겨룰 것인가.

통합진보당 강기갑(59) 전 의원과 강병기(52)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통합진보당 당대표 경선이 정치권의 최대 관심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강병기 전 부지사가 지난 15일 출마선언한데 이어, 강기갑 전 의원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어 격돌 여부에 관심이 높다. 오병윤 당원비대위원장도 출마하면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통합진보당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남소연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 위원장인 강기갑 전 의원은 당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병하 통합진보당 경남도당 위원장은 "오늘(16일) 아침에 강기갑 위원장과 통화를 했는데, 고민 속에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왔다고 하더라. 아직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강기갑 전 의원과 강병기 전 부지사는 1980년대 후반부터 우의를 쌓아왔다. 농민회 활동을 해왔던 것이다. 두 사람은 80년대 후반부터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하면서 서로 알아왔다. 전국농민회총연맹(경남연맹)에서 같은 시기에 간부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천 출신인 강기갑 전 의원은 가톨릭농민회 경남연합회장(1987년), 사천농민회장(1996년), 전농 경남연맹 부의장(1998년), 전농 부의장(1999년), 전농 경남연맹 의장(2000년), 전농 부의장(2004년) 등을 지냈다.

진주 출신인 강병기 전 부지사는 부산대를 나온 뒤 농민운동에 뛰어 들었고, 고향에서 가톨릭농민회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진주농민회 사무국장(1995년), 전농 경남연맹 사무처장(1997년), 전농 사무처장(2001년), 전농 정책위원장(2002년), 전농 정치위원장(2003년) 등을 지냈다.

막역지기 강기갑-강병기... "걱정된다"

▲ 통합진보당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11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육사 사열 논란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과 육사교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 남소연


강 전 의원은 2004년 민주노동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을 지냈고, 강 전 부지사는 민주노동당 농민위원장(2005년)·최고위원(2006년) 등을 지냈다. 두 사람은 민주노동당 활동도 함께 해온 것이다. 두 사람은 막역한 사이로,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잘 안다.

강 전 부지사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강기갑 위원장은 훌륭한 분이고 저와 깊은 관계가 있는 분이지만 지금 당대표로 나서게 되면 갈등과 대립을 격화시키게 된다"며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은 비대위원회 위원장이 후보로 나서는 것은 적절하지도 않다. 이런 말씀도 여러 번 드렸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우의를 다져온 두 사람이 당대표 경선에서 격돌하게 되는 양상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박민웅 전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의장은 "두 사람이 격돌하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많다. 농민운동 안에서도 그렇다"면서 "1980년대 후반부터 두 사람은 농민운동을 함께 해왔다. 지금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하 위원장은 "두 사람이 서로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당 안에 서로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새 지도부가 돼야 한다, 혁신비대위는 잘한 것도 있고 잘못한 것도 있는데, 혁신비대위로서 역할을 끝내야 한다"며 "새 지도부가 나와 개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대표 경선이 3파전으로 치러질 경우 누가 유리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후보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러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제1차 전국동시당직선거를 오는 25~29일 실시하며, 후보자 등록기간은 17일~18일이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