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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학교 통폐합은 강원도가 불행해지는 일"

[인터뷰] 강원도 홍천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에 지원한 이종영 교장

등록|2012.06.27 14:42 수정|2012.06.27 14:42

▲ 2011년 전교생 26명이 공부하며 방과후학교 발표회를 마치고 기념촬영을 한 홍천 주봉초등학교 학생들과 선생님. 2012년 역시 주봉초등학교는 학급수가 많은 학교와 차별화된 방과후 학습을 통하여 행복한 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 이종득


강원도교육청은 홍천군과 동해시 교육지원청의 교육장을 공모를 통한 심사를 거쳐 임명한다. 강원도교육청으로서는 처음 실시하는 공모제를 통한 지역 교육장 임명인 것이다.

인사권자인 민병희 교육감은 지역의 교육을 책임질 교육장을 각 시군 지역의 교육공동체 추천 공모를 통한 심사를 거쳐 임명하겠다고 지난 6월 1일 공식 발표했고, 해당지역 학부모와 지역주민들은 낙하산 식 임명보다 각 지역주민의 의견을 반영한다는 의미로 받아드리며 크게 환영했다.

9월 1일자로 임기가 시작되는 해당 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는 지난 6월 11일부터 15일까지 강원도 소속 교육공무원으로서 초중등 교장 자격증 소지자 중(임용예정일 기준으로 정년 잔여기간이 2년 이상인 자) 관할 지역 학부모와 학교운영위원, 그리고 지역주민 각 10명씩 30명 이상의 추천을 받은 교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다.

그 결과 홍천군에는 9명, 동해시는 4명이 지역주민들의 추천을 받아 공모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쟁률이 9대 1로 나타난 홍천군 주민들은 그 결과에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해당지역의 학부모와 주민들의 적극적은 추천과 참여가 높은 경쟁률로 나타난 것이다. 

홍천교육장 공모에 지원한 사람은 다음과 같다. 이상오 협신초등학교 원로교사, 이영욱 기린고등학교 교감, 이종영 홍천초등학교 교장, 장금자 인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 강성일 홍천여자고등학교 교장, 오흥금 철원 오덕초등학교 교장, 정재석 춘천 남산초등학교 교장, 조성기 홍천중학교 교감, 최기용 내면중학교 교감 등 초등 교육공무원 5명과 중등 교육공무원 4명 등 총 9명이다.

지역민들의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른 홍천군 교육장 공모에 지원한 후보자 중에 첫 번째 순서로 홍천초등학교 이종영 교장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이종영 교장은 춘천 출신으로 춘천고등학교와 춘천교육대학을 졸업하고, 1975년 교사로 근무를 시작하여 현재 홍천초등학교 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 강원도 교육청 홍천교육지원청 교육장공모에 지원한 홍천초등학교 이종영교장 ⓒ 이종득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 홍천초교 교장으로서 홍천교육지원청 교육장 공모에 지원했습니다. 동기와 계획이 있다면 듣고 싶습니다.
"저는 그동안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책임감을 다하고자 노력했고, 교직자로서 후회 없는 생활을 하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작게는 7학급에서 많게는 40학급의 대규모 학교의 교감과 교장으로 근무하면서 도덕적인 인간관계와 교육추진력을 인정받았다고 자부합니다.

그리고 양구교육지원청 장학관과 인제교육지원청 교육과장, 또한 춘천교육지원청 교육지원과장으로 근무하면서 행정력도 경험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홍천 지역의 교육에 활력을 넣고, 교직의 마지막이 될 홍천의 미래를 위하여 모두가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제 교직 생활의 전부를 걸고 최선의 노력을 다할 각오입니다.

덧붙여 홍천은 저의 아내의 고향이고, 제가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교사로 임명받기 전에 봉사활동을 한 곳이기도 하면서 아내와 처음 만나 결혼을 한 제 2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천에서 저의 교직의 마무리를 할 수 있다면 남다른 영광이 될 것이라 생각하여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공모제를 통한 교육지원청 교육장 임명에 따른 효율성이나 교육적 효과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다른 무엇보다 지역교육공동체 추천 교육장 공모는 매우 뜻이 깊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인사권자인 교육감님의 교육철학이기도하겠지만 지역 정서를 잘 이해하고 지역 교육의 효율성 면에서도 매우 큰 의미의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지역민들과 함께 교육적 의견과 정서를 같이 공감하면서 고민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고, 미래를 위한 교육적 환경을 개선하고 실천하는 데 역시 지역주민들의 추천 제도가 큰 역할을 할 것이란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 홍천의 교육에 관하여 문제점으로 판단하고 있는 부분과 긍정적인 부분을 소개해주세요.
"먼저 긍정적인 측면서 보면 군수님을 비롯하여 지자체에서 담당하고 계시는 분들의 교육에 대한 지원이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입니다. 작은 도시지만 지자체에서 지원되는 부분은 홍천 교육의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님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매우 활발하다는 것이 긍정적인 반면, 인구밀도에 비하여 지형이 매우 넓어 적은 학급의 학교가 많다는 것입니다. 홍천은 9개의 면에 있는 적은 수의 학생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곳입니다."

- 현재 홍천초교 교장으로 근무하시는데, 교육자로서의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모두가 사랑받는 학생을 위한 선생님과 학교가 되고, 행복한 학교를 위한 교육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교육은 아이들 스스로가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 홍천은 지형이 넓고 인구밀도가 매우 낮습니다. 그런 이유로 학생 수가 적은 학교가 매우 많은 편입니다. 작은 학교, 어떻게 운영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덧붙여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통폐합과 관련해서도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먼저 논란이 되고 있는 통폐합에 관한 의견을 말씀드리면, 홍천에는 학생 수가 적은 학교가 많은 곳입니다. 10개 읍면에 있는 학교 중에서 읍내의 3개 초등학교와 남녀 중고등학교를 제외하면 대부분 적은 수의 학급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예를 들면 홍천읍내에서 내면은 차량을 이용해서 이동을 해도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에 있고, 서석면과 서면이 1시간가량을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두촌면과 내면, 그리고 남면이 30분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 거리에 있습니다. 읍내와 인근지역에 있는 동면과 화촌면, 그리고 북방면도 면소재지가 있는 곳은 10여 분 거리에 있지만 주민들이 생활하는 마을과의 실질적 거리는 30분 정도가 소요되는 거리에 있습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교과부의 적은 수의 학급에 기준하여 추진된다는 학교 통폐합 정책은 강원도 교육 환경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더군다나 대중교통이 활성화되지 못한 지역에서 먼 거리를 이동하여 학교를 다녀야 한다면 학생뿐만이 아니라, 학부모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작은 수의 학급 운영에 대한 획기적인 교육방안 및 장기적인 투자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리고 교사의 입장과 학교운영 및 교육기관에서의 역할을 말씀드린다면 작은 학교에 근무하는 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 및 학생들을 위한 교육적 커리큘럼 개발 등이 현실적으로 반영되어 진정으로 아이들을 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은 수의 학생이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소외되거나 소홀한 교육 환경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2011년 10명의 지역 학생들이 주봉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의 따듯한 사람을 받으며 교육을 받고 졸업했다. 사진은 학부모와 아이들, 그리고 선생님. 주봉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은 2012녕에도 12명의 유치원생이 두 분의 보육교사의 지도를 받으며 행복한 학교에 다니고 있다. ⓒ 이종득


- 홍천은 인구의 50%가 읍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읍내에 학교가 집중되어 있습니다. 특히 남중과 남고가 한 곳에서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는데요. 대안이 있다면 듣고 습니다.
"요즘 홍천에서는 홍천고등학교와 홍천중학교의 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전적으로 동의하는 내용입니다. 오랫동안 한 장소에서 남자 고등학생과 남자 중학생이 같이 공부를 했는데, 지금의 환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역의 많은 분들이 고등학교와 중학교의 분리를 주장했고, 방안을 모색해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동면의 적은 학생이 다니는 중학교와 통폐합에 대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는 최종 결정과정에서 더 많이 심사숙고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지역민들의 정서와 여론 수렴을 통한 결정 과정은 지나쳐도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의 중심에는 아이들을 위한 학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아이들을 위한 토론회와 공청회가 진행되어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행정을 위한 조건에 맞춰 무조건적 통폐합은 전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 끝으로 홍천교육지원청 교육장으로 임명되신다면 꼭 실현하고 싶은 정책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리 고장의 정서를 아이들이 흠뻑 느낄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농촌 마을 아이들의 특성상 다양한 재능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다양한 재능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도록 수도권 및 인근지역인 춘천의 교육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천하겠습니다. 예를 들면 독서를 지도하는 과정도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이 정말 피부로 느끼고 실감할 수 있도록 할 것이고, 예체능 부분에서도 홍천의 모든 학생들이 질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습니다."  

홍천군은 지역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열의가 매우 높은 반면 교육 여건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편이다. 행정적으로 1개의 읍과 9개의 면으로 구성되어 있는 홍천군(면적은 1819.60㎢)은 매우 넓은 지역이지만 인구 밀도가 낮아 각 면마다 학생 수가 적은 학교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홍천군의 전체 인구는 7만여 명이다. 그중에 홍천읍에 50% 내외가 거주하고, 9개의 면에 50% 내외가 분산 거주하고 있어 1개면에 평균 4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교육장 공모제 1차 심사는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며, 교육철학, 리더십, 교육활동 지원실적, 자기연찬 등을 2차 심사에서는 교육지원청 운영비전 및 계획, 도교육청 주요업무의 이해, 미래지향적 비전, 교육현안 문제해결력 등에 대해 심층면접으로 평가한다.

도교육청 김갑선 교원정책과장은 심사의 객관성·투명성·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12명 중 9명을 외부위원으로 위촉해 심사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공모 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외부 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초등, 중등에 관계없이 가장 적임자를 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월간으로 발행되는 홍천희망신문 7월호에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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