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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도시 울산의 '불편한 진실'... 이겁니다

무상급식 전국 꼴찌... 시민단체 "울산시장은 고집불통"

등록|2012.06.28 09:01 수정|2012.06.28 10:22

▲ 2010년 말 울산시의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증액을 요구하며 20일 째 단식농성중인 이은영 울산시의원(가운데). 하지만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진보구청장 공약 실천 외 무상급식 예산은 나아진 것이 없다 ⓒ 박석철


부자는 인색하다 했던가? 이런 말이 맞아 떨어지는 사례가 있다. 부자 도시 울산의 이야기다.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밝힌 2010년 전국의 지역소득 통계를 보면 울산광역시는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 지역총소득, 개인소득이 모두 독보적인 전국 1위로 '부자도시'임을 새삼 실감케 했다.

부자도시 울산, 무상급식은 어느 정도?

울산의 1인당 GRDP는 5400만1000원으로 전국평균 2404만5000원의 두 배 가까이나 됐다. 1인당 지역총소득(지역 내 경제주체가 생산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의 합계)도 3870만9000원으로 전국평균 2405만2000원보다 월등히 높았다.

1인당 GRDP가 가장 낮은 도시는 대구로 1494만 원이며, 광주 1684만 원, 부산 1766만 원, 대전 1759만 원, 경기 1984만 원, 강원 2020만 원, 전북 2029만 원 등 순이다.

하지만 부자 지자체는 아이들 먹거리 지원에 후할까? 놀랍게도 부자도시 울산의 무상급식 비율은 전국 평균 68.5%의 절반도 채 안되는 29.3%였다. 1인당 GRDP도 낮고 무상급식 비율도 5.1%로 월등히 낮은 대구는 논외로 치더라도 광주(무상급식 비율 77.7%), 경기(81.0), 전북(89.6%) 등 GRDP가 울산보다 월등히 낮은 도시들과 울산 간의 무상급식 비율은 눈여겨 볼 만하다.

울산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대기업의 생산액이 높고 대기업 정규직 임금이 높아 부자도시로 불린다. 이들 대기업 자녀들은 여기에 더해 거의 회사에게 복지차원으로 학교급식비를 지원받는다. 결국 부자도시 울산에서 무상급식이 시행되면 그 혜택 대상자는 저소득층 가정의 자녀인 셈이다.

그나마 울산의 무상급식 비율 29.3%도 울산시가 추진 하는 것이 아니라 2010년 6.2지방선거와 2011년 4.29 재선거에서 당선된 진보구청장이 공약사항으로 추진하면서 다소 높아진 것이다. 또 원전 가까이 있어 지원금이 많은 울주군의 농어촌학교 무상급식 지원에 따른 것이다. 그나마 동구와 북구는 예산 부족으로 초등학교 6학년에게만 친환경 무상급식을 시행중이다.

결국 무상급식 예산 편성 및 집행의 주체가 되는 울산시와 울산시교육청은 무상급식에 극히 인색한 행정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장미 심는데는 펑펑, 아이들 먹거리는 인색

울산시는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도심에 장미를 심기 위해 28억2000만 원의 예산을 집행중이다. 장미를 대대적으로 식재해 아름답고 화려한 '로즈시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전국의 초·중·고교 무상급식 학교 비율은 68.5%다. 초등학교만 따지면 91.0%에 달한다. 

부자도시 울산의 예산 불균형 집행에 대한 시민의 불만은 결국 박맹우 울산시장에게로 쏟아지고 있다. 친환경무상급식 풀뿌리 울산연대는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박맹우 울산시장을 성토했다.

이들은 "귀를 막고 꼼짝도 않는 게 박맹우 시장의 시대에 뒤떨어진 시정철학"이라며 "똑같은 세금을 내면서 다른 것도 아닌 우리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복지에서 다른 시·도와 격차가 나는 게 너무 개탄스럽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들은 "친환경 무상급식의 안정적인 확대와 먹거리 기본권의 법제화를 위해 (가칭)먹거리보장정책기본법 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공공급식 실현과 국민 먹거리 기본권 보장을 위해 제2의 친환경 무상급식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0년 말 울산시의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 편성을 요구하며 20일간 단식농성을 벌인 통합진보당 이은영 울산시의원은 27일 "이제 친환경 무상급식은 전국적인 대세이며 울산에서도 확대되기를 기대한다"며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을 확대하고 물류센터를 건립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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