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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박근혜, 대통령 다 됐다고 생각?"

[관훈클럽 토론] 정 의원 "당내 민주주의 실종, 박정희 평가 내놔야"

등록|2012.06.28 17:54 수정|2012.06.28 17:54

▲ 대권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규칙 문제로 당 지도부와 갈등해 온 비박근혜계 대선주자 3인 중 1명인 정몽준 의원은 28일 현 상황에선 경선참여가 어렵다는 뜻을 재확인하면서 박근혜 의원을 향해 "당내 민주주의를 실종시켰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당 안에서 볼 때도, 당 밖에서 볼 때도 당내 민주주의가 실종됐다고 많이들 보는 것 같다"며 "비대위 체제를 통해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개인적으로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당은 1인 지배체제가 됐고 '당내 민주주의 실종'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당 지도부가 완전국민경선제 불가로 사실상 결론 낸 것에 대해 "아마도 박근혜 전 위원장의 의사가 반영된 것 아닌가 하고, '대통령이 다 됐는데 이렇게 성가시게 하느냐'고 (생각해 이렇게) 했다면 참 걱정할 일"이라며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바뀌면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했지만 경선규칙은 5년 전에 걸 그대로 하겠다는 게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박근혜 의원이) '이제 대통령이 거의 다 됐으니까 번거롭게 (국민경선 같은 걸) 할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하는 게 아닌가 염려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정 의원은 지난해 연말 비대위 출범 전 '새 당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던 걸 상기시키면서 "후임 당 대표를 세울 때 박근혜 의원쪽에서 '시간이 없다' '친이-친박 간 갈등이 고조된다'고 (비대위원장 체제로 가야한다고) 했다. 지금도 (완전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엔) '시간이 없다'고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가 비정상을 정상인것 처럼 밀어붙였고, 지금 당 지도부도 '시간이 없다'고 하고 있는데, 이건 당내 민주주의의 실종상태"라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통합진보당에 대해 '당내 민주주의가 없어 정당의 자격이 없다'고 지적하는 새누리당이 과연 정당의 자격이 있느냐"며 "집권 여당의 민주주의가 실종되면 대한민국의 전체 앞날이 아주 안 좋다고 생각하고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대론 경선참여 어려워... 박정희 유산에 대한 평가 내놔야"

정 의원은 새누리당 경선에 후보등록을 할지에 대해선 "저도 경선에 참여하고 싶다. 대통령선거에 당의 후보가 되는 것은 물론, 당내 경선 후보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하는 건 소중한 기회지만 (경선규칙) 논의기구 자체를 못 만들겠다는 발상이 이해가 안 된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경선에) 참여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대권도전을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28일 오후 관훈클럽 초청토론에서 패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묵살된 상황에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할지, 혹은 탈당해 대선에 출마할지 여부에 대해 정 의원은 "여러가지 생각도 들고 기분도 좋지 않지만, 탈당은 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답했다.

그동안 경선규칙 변경 여부를 두고 황우여 대표 등 당 지도부와 각을 세워왔던 정 의원은 이날은 박근혜 의원을 정조준했다. 당 지도부의 '완전국민경선 도입불가' 결정 배경이 박근혜 의원이고, 이런 상황이 지난해 연말 꾸려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시작된 당내 민주주의의 후퇴에서 연유한다고 지적한 것.

정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박근혜 의원께서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에 대해 정확히 말씀을 하셔야 한다"고도 했다. '박근혜 의원이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되면 대선을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 정 대표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경제발전도 사실이지만, 군사독재도 사실이어서 이 공과 과에 대해 박근혜 의원께서 정확히 말씀을 하셔야 한다. 그래야 우리들이 (도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내가 당 대표였던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모든 당원들이 '박근혜 의원처럼 당 대표를 지내신 분은 당연히 선거를 도와야 한다'고 했는데 박근혜 의원이 어떻게 처신했는지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제 (박근혜) 본인이 (대선) 후보가 됐을 때 도우라는 데 대해 내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스스로 잘 알 것"이라고 답했다. 이대로라면 박근혜 의원이 대선 본선에 나가더라도 도울 생각이 없다는 얘길 에둘러 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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