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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기대했는데... 가뭄 정말 심하네요

먼지 날리는 논바닥과 갈라진 모판, 단비가 간절합니다

등록|2012.06.29 11:35 수정|2012.06.29 11:35

▲ 먼지만 날리고 있는 논바닥. ⓒ 김동수


갑작스런 일이 있어 어제(28일) 부모님이 계시는 시골에 다녀왔습니다. 가뭄이 심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우리 동네는 조금 낫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습니다. 모내기를 한 곳도 논바닥이 갈라지고, 아예 모내기를 하지 못한 곳도 있었습니다. 먼지만 날리는 논바닥도 있었습니다. 어린 모가 힘겹게 가뭄을 이겨내는 논도 있었습니다.

▲ 그래도 이곳은 아직 논바닥에 물기가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 모가 힘겹게 가뭄을 이겨내고 있습니다. ⓒ 김동수



▲ 논바닥 곳곳이 거북등처럼 갈라져 있었습니다. ⓒ 김동수


논바닥 곳곳이 거북등 처럼 갈라져 있었습니다. 설마 거북등처럼 논바닥이 갈라졌을까? 생각했는데 눈 앞에 갈라진 논바닥을 보면서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되었을까요? 가뭄을 해결했다는 대통령은 이런 현장을 보기나 했을까요?

마을에 비록 작은 웅덩이같은 연못이었지만 지난 5월초만 해도 물이 한가득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양수기로 물을 끊임없이 퍼내는 바람에 조금 더 있으면 작은 연못이 마를 지경입니다. 비가 내려야 합니다.

▲ 처음에는 풀이 없고 말라있는 곳까지 물이 가득했지만 양수기로 물을 끊임없이 퍼내는 바람이 조금 더 있으면 작은 연못이 마를 지경입니다. ⓒ 김동수



▲ 논두렁과 논두렁 사이 고랑에 물이 있어 모를 두었지만 이미 이곳에도 물이 말랐습니다. 논바닥을 보면 메말라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김동수


모판작업 때만 해도 '풍년' 기대했는데... 타들어가는 농심

논두렁과 논두렁 사이 고랑에 물이 있어 모를 두었지만 이미 이곳에도 물이 말랐습니다. 논바닥을 보면 메말라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논바닥에도 물이 없고, 논고랑에도 물이 없습니다. 그 많다는 물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묻고 싶습니다.

우리 집이 모판작업을 한 것이 지난 4월 23일입니다. 그때만해도 올해도 풍년이 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땀을 흘린 만큼 땅은 보답하기 때문입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물도 많았습니다. 모판을 걱정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 지난 4월 23일 모판을 만지고 있습니다. 그 때만해도 올 농사가 풍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김동수



▲ 모가 아니라 풀만 자라고 있습니다. ⓒ 김동수



하지만 이제 모판마저 갈라졌고, 풀만 무성합니다. 가슴이 타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옆에서는 한 부부가 고추밭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고추도 많이 자랐고, 붉은 빛이 돌았지만 메마른 밭에 물을 더 줘야 합니다. 다 자랐기에 물을 더 많이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추 수확이 얼마 남지 않아 더 타들어갈 것입니다. 비가 내려 농부 부부가 고추밭에 물을 주지 않아도 되고, 갈라진 논과 모판에도 물이 가득해 하루 빨리 모내기를 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오늘과 내일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단비를 간절히 기다려 봅니다.

▲ 고추가 많이 자라고, 열렸는데 밭이 타들어가니 한 농부가 물을 주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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