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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철이 잡으러 왔다"... 시민들이 뿔났다

[현장] '쫌, 보자 무한도전×2' 9일차... 빗속에도 수백 명 모여

등록|2012.06.30 14:46 수정|2012.07.02 17:23

▲ <'쫌, 보자 무한도전×2'> 프로젝트 9일차 캠페인에서 김재철 사장의 사진탈을 쓴 시민이 시민들에게 잡혀 응징을 당하고 있다. ⓒ 김경훈


김재철, 이진숙, 권재홍, 안광한. MBC를 망가뜨린 주범들이 의기양양하게 시민들을 향해 걸어가며 노래를 부른다.

"보신각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시민들도 지지 않고 당당하게 대꾸한다.

"재철이 잡으러 왔단다 왔단다 왔단다~"

29일 오후 7시 30분, 보신각 앞에서 때 아닌 '우리 집에 왜 왔니' 놀이가 펼쳐졌다. 놀이의 끝은 김재철의 패배. 김재철 가면을 쓴 사람은 마침내 시민들에게 사로잡혀 '응징'을 당한다. MBC 파업을 지지하는 시민들이 만드는 '쫌, 보자 무한도전×2' 프로젝트, 9일차를 맞아 벌인 캠페인이었다.

"이거 하려고 부산에서 왔어요"

'시민 무한도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쫌, 보자 무한도전×2'는 여느 집회와는 달리 시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21일 2명으로 시작한 '쫌, 보자 무한도전×2'는 매일 2배수씩 참가자를 늘려가며 MBC 파업 해결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프로젝트 9일차를 맞은 29일. 당초 목표한 512명은 모이지 않았지만, MBC 파업 해결을 향한 시민들의 열망은 뜨거웠다. 시민들은 제법 굵은 빗방울에도 우산과 우비로 버티며 김재철 사장 퇴진을 상징하는 캠페인에 동참했다.

28일에 이어 29일에도 '쫌, 보자 무한도전×2'에 참여한 한서정(49)씨는 "시간에 맞추려고 뛰어왔다"며 수줍은 웃음을 지었다. 그는 "방송의 공정성이 많이 무너진 상황"이라며 "무한도전을 못 보는 건 아쉽지만 제대로 된 방송을 위해서라면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계속 나올 생각"이라는 말도 함께 했다.

▲ <'쫌, 보자 무한도전×2'> 프로젝트 9일차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모여 "김재철은 퇴진하라"를 외치고 있다. ⓒ 김경훈


'쫌, 보자 무한도전×2'에 참여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참가자도 만날 수 있었다. 부산에서 올라온 신상천(50) 씨는 서울에 방을 잡고 26일부터 '쫌, 보자 무한도전×2'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언론이 대통령이나 그 측근들의 비리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며 "언론이 바로 서야 대선도 제대로 치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즐거운 마음으로 '쫌, 보자 무한도전×2'에 참가하고 있고, 보람과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끝까지 함께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진정한 시민 무한도전으로 거듭나고 있다"

'쫌, 보자 무한도전×2'에서 실무를 맡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유애리(26) 활동가는 "여야가 김재철 사장 퇴진을 놓고 논의 중이다, 시민들이 보신각에 모여서 이렇게 목소리를 내는 것도 거기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라며 '쫌, 보자 무한도전×2'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어 "처음에는 시민단체가 주도했지만, 시민들이 아이디어를 내고 참여하면서 말 그대로 '시민 무한도전'이 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퍼포먼스나 사전행사의 아이디어를 시민들이 내면서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쫌, 보자 무한도전×2'는 30일에는 장소를 옮겨 서울광장에서 진행된다. 이날은 '쫌, 보자 무한도전×2' 후에 들국화, DJ DOC 등이 참여하는 김재철 헌정콘서트 <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가 이어진다. MBC 파업이 해결되는 그날까지 '시민 무한도전'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본 기사는 민언련 홈페이지에 중복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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