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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경쟁 유도? 울산시교육청 파행 인사 논란

행정국장 공석·교섭 파행 공무원 승진... 전교조 "꼼수 인사"

등록|2012.07.02 15:43 수정|2012.07.02 15:43

▲ 울산교육청 내에서 항의농성중인 전교조 울산지부. 하지만 교섭 파행 담당사무관으로 지목된 공무원이 승진을 하자 전교조가 코드인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 박석철


울산시교육청이 최근 단행한 인사에서 교원단체와의 교섭 파행 주역으로 지목된 공무원을 승진시키는가 하면 그동안 교육계 인사가 맡아오던 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에 울산시청 퇴직 공무원을 임명하는 등 인사파행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울산교육청 최고위 공무원인 행정국장 자리를 공석으로 비워두면서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 울산지부는 "이번 인사는 사실과 의혹이 뒤섞였다"라며 "결과적으로 교육청 내부의 민심까지 떠난다면 김복만 교육감의 남은 2년은 사상누각이 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울산교육청 인사, 교육청 내부에서도 반발

울산시교육청은 7월 1일 인사에서 퇴임을 앞두고 공로 연수를 떠나는 안효식 행정국장의 후임을 정하지 않고 공석으로 나두면서 총무과장이 직무대행토록 했다. 이는 그동안 해오던 교육청 인사의 관례와도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울산 교육 행정의 최고 실무자를 정상적으로 발령하지 않은데 따른 업무 공백과 차질도 우려된다.

때문에 지역교육계에서는 "김복만 교육감이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꼼수 인사를 한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즉, 대학교수 출신인 김복만 교육감이 취약한 교육청 내 지지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간부 공무원들끼리 행정국장 자리를 놓고 서로 충성 경쟁을 하도록 유도한다는 것.

특히 지난 6월 30일 퇴직한 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의 후임자를 울산시청 퇴임 공무원으로 내정한 것을 두고는 뒷말이 많다. 김복만 울산교육감은 과거 울산시 정무부시장으로 근무했는데, 이번 인사가 자기사람 챙기기 아니냐는 의혹이다.

학교안전공제회 사무국장 인사는 공제회 이사회에서 하지만 인사권자인 이사장이 울산시교육청 부교육감이라 지역교육계는 인사권자가 사실상 교육청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파행 인사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은 교원단체 담당 이상범 사무관의 서기관 승진이다. 그동안 전교조 등 교육계는 교원단체와 교육청 간 파행 갈등의 주요책임자로 그를 지목했다.

특히 전교조 울산지부는 울산교육감이 자신의 공약인 '소통'과 달리 2년 째 단체교섭장에 나오지 않는 것을 비판하며 49일째 항의 농성 중이다. 전교조는 그 과정에서 이상범 사무관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전교조 울산지부 "전형적인 코드인사"

전교조 울산지부는 2일 논평을 내고 "울산교육청의 7월 1일 인사에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청과 교원단체 간 갈등 조정을 원만히 하기는커녕 오히려 파국적 갈등을 증폭시킨 교원단체 담당 사무관을 6개월 만에 지방 서기관으로 승진 발령한 것은 전형적인 코드인사"라고 지적했다.

또한 "퇴직을 앞둔 교육국장에게 교섭권을 위임하고, 행정국장은 직무대행으로 두는가 하면 시청에서 퇴직한 공무원이 낙하산을 탔다는 의혹이 뒤섞여 결과적으로 교육청 내부의 민심까지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이어 "정년을 맞아 퇴직을 앞둔 행정국장 후임을 즉각 임명하지 않고 직무대행을 발령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그간의 관례와도 맞지 않고 교육 행정의 최고 실무자를 정상적으로 발령하지 않아 발생할 수 있는 업무 공백과 차질을 감안하면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교조는 "항간에 돌고 있는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꼼수 인사'라는 말이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 보면 그러한 소문을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상적이고 예측 가능한 인사를 하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공무원들의 복지부동과 눈치 보기, 충성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개혁적 인사와도 거리가 멀고 책임 행정 구현과도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잘못된 인사 행정이 직원들의 사기를 꺾고 내부 불만을 야기해 결과적으로 울산 교육 행정의 주체성과 역동성을 꺾는다면 이는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며 "늦었다고 할 때가 빠른 법이므로, 김복만 교육감은 이제라도 수직적이 아닌 수평적 소통 문화를 만들고 교사 학생 학부모들의 여론에 귀를 열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 인사담당자는 "행정국장 공석은 기관의 사정에 따른 것이며, 이상범 사무관 승진은 승진 요건이 돼 하는 것"이라며 "안전공제회 사무국장 인사는 공제회에서 하는 것이라 교육청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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