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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검붉은 게 더 좋다

과육과 껍질 검붉은 '블랙마토' 생산하는 전채우씨

등록|2012.07.04 11:21 수정|2012.07.04 11:21

▲ 겉과 속이 모두 검붉은 블랙마토. 과즙이 풍부해 맛이 좋다. 입안에 껍질 부스러기도 남지 않는 신개념의 토마토다. ⓒ 이돈삼



신통했다. 보통의 토마토와 달랐다. 하나를 다 먹었는데도 입안에 껍질 부스러기가 전혀 남지 않았다. 껍질째 먹었으니 영양가도 더 높았을 것이다. 껍질을 벗겨 먹는 번거로움도 덜 수 있었다.

잔류농약 걱정할 필요도 없었다. 농약 한 방울 치지 않고 친환경 방식으로 재배한 덕이다. 과육도 단단해 씹는 느낌도 좋았다. 신맛이 없고 뒷맛까지 개운했다. 당도는 빨강 토마토와 차이가 없었다.

▲ 껍질이 검붉은 블랙마토가 익어가고 있다. 블랙마토는 처음엔 녹색으로 일반적인 토마토와 같은 색깔이지만 익어가면서 검붉은 색으로 변한다. ⓒ 이돈삼



▲ 전채우 씨의 하우스엔 요즘 블랙마토가 한창 익어가고 있다. 블랙마토는 일반적인 토마토보다 2배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 이돈삼



'블랙마토'가 그랬다. 블랙마토는 전남농업기술원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신품종 흑색토마토 '헤이'의 상표 이름이다. 과육과 껍질이 검붉은 게 특징.

씨방의 구분이 뚜렷하고 색깔도 검붉다. 토마토는 으레 빨간색이라는 선입견 탓에 손길이 머뭇거리는 것도 잠시, 씨방의 과즙이 금세 혀끝을 유혹한다.

영양가와 효능도 높다. 항산화작용을 하는 라이코펜 함량이 빨강 토마토보다 훨씬 더 많다. 토마토의 라이코펜 함량은 노랑색, 붉은색, 검붉은색 순으로 많다는 게 전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소의 설명이다. 전립선암, 위암, 폐암 등 각종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비타민 A와 B, C도 고르게 함유돼 있다. 고혈압과 동맥경화, 당뇨병 예방에 효능이 있다. 다이어트 효과도 높다.

▲ 전채우 씨가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블랙마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돈삼



▲ 전채우 씨가 자신의 시설하우스에서 블랙마토를 따고 있다. 이 블랙마토는 일반 토마토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 이돈삼



"가격이 좋습니다. 초기엔 4㎏ 한 상자에 2만 원까지 받았어요. 지금은 1만2000원 정도 받는데요. 이 정도면 일반 토마토의 2.5배에서 3배 됩니다."

전라남도 담양군 수북면에서 블랙마토를 재배하고 있는 전채우(47)씨의 얘기다. 전씨는 전남농업기술원의 기술 지도를 받아 블랙마토를 시험 재배하고 있는 전남도내 농업인 5명 가운데 한 사람이다.

전씨는 지난 3월 5일 정식한 블랙마토를 5월 하순부터 따고 있다. 출하량은 하루에 4㎏짜리 200상자 안팎. 서울과 광주 공판장으로 내고 있다.

그의 블랙마토 재배면적은 시설하우스 3동에 6000㎡. 여기서 7월 중순까지 1만 상자 가량 딸 것으로 보고 있다. 2기작은 재배면적을 더 늘려 8월 중순께 정식하고 11월 말부터 수확할 예정이다.

▲ 전채우 씨의 블랙마토 시설하우스. 1미터 간격으로 양액재배 시설이 돼 있다. 그 사이사이에 대추토마토를 심어 재배면적당 많은 수확량과 소득을 올리고 있다. ⓒ 이돈삼



▲ 전채우 씨의 블랙마토 시설하우스. 양액재배로 여느 하우스보다 시설 안이 깔끔하다. ⓒ 이돈삼



3년 전부터 딸기와 멜론, 완숙토마토를 양액 재배해 오던 전씨가 블랙마토와 인연을 맺은 건 전남농업기술원을 만나면서부터. 강소농 육성 신청을 한 게 계기가 됐다. 그의 천부적인 적극성에다 담양군의 행정지원이 뒷받침되면서 가능했다.

그는 지난 봄 딸기와 멜론, 완숙토마토를 그만두고 전부 블랙마토로 바꿨다. 희소가치에다 경쟁력까지 갖춰 높은 소득을 가져다 줄 것이란 확신이 섰기 때문이었다. 전남농업기술원과 담양농업기술센터도 팔을 걷고 도왔다. 덕분에 재배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실제 재배해보니 '헤이'는 병해충에도 강했다. 어쩌다 병해충이 생겨도 확산 속도가 더뎠다. 수확을 끝낸 줄기의 이파리를 따로 정리하지 않아도 열매가 튼실했다. 수확량 변화도 없었다. 그만큼 일손을 덜 수 있었다. 지난 6월 7일 현지 평가회에 참가한 농업인들도 모두 놀랐다.

전씨는 "블랙마토를 처음 재배하면서 솔직히 걱정을 했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 같다"면서 "건강식품 열풍과 함께 앞으로 블랙마토의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기능성 토마토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전채우 씨가 하우스에서 딴 블랙마토의 꼭지를 다듬고 있다. 전씨는 요즘 블랙마토 예찬론자가 됐다. ⓒ 이돈삼



▲ 전채우 씨가 수확한 블랙마토를 골라 상자에 담았다. 이 블랙마토는 현재 서울과 광주의 공판장으로 나가고 있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전남도청에서 홍보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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