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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는 육수에 20초... 여름을 책임집니다

여름 대표 보양식 갯장어 출하장을 가다... 여수 최고의 맛

등록|2012.07.05 11:50 수정|2012.07.05 11:50

▲ 중매인이 섬달천 포구 하모잡이 배에서 하모를 출하중이다. 다라에 담긴 어장이 하모 주낙이다. ⓒ 심명남


계절의 별미 하모철이 왔다. 하모는 맛의 고장 여수의 10미(味) 중 하나다. 남해안에서 갯장어 또는 참장어로 불리는 하모는 여수의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으로 통한다.

흔히 낙지가 쓰러진 소도 벌떡 일으켜 세운다는 말이 있듯이 여름철 기력이 허한 사람에게 스태미너 보강에는 단연 하모 만한 것도 없다.

지난 2일 아침 9시께, 여수시 섬달천 선착장에 다다르니 갯장어 잡이 어선이 줄지어 포구에 도착한다. 금술 좋은 부부는 밤새 여자만 바다에서 장어를 잡아 올렸지만 피곤함을 잊은 듯 얼굴에 생기가 감돈다.

출어가 한창이다. 이들이 잡은 하모는 1차로 이곳에서 판매가 이루어진다. 거래처인 극동에 있는 오복수산 젊은 직원들의 손길이 분주하다. 저울에 달린 장어는 계속 활어차로 옮겨진다. 이날 장어 1kg은 이만 원 선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 1kg은 씨알 굵은 놈은 두 마리, 보통은 3~4마리면 족하다.

잠깐 사이 남산동에서 배를 한다는 한 부부의 출어가 끝나고 경도에서 출항한 유비호가 장어를 출하했다. 앞의 배는 80kg을 잡았지만 유비호가 잡은 물량은 무려 90kg이다. 이틀 동안 잡은 양이다. 선장께 물었다.

▲ 섬달천 포구에서 하모잡이 배가 잡은 갯장어를 활어차로 옮겨 실고 있다. ⓒ 심명남


"선장님 하모는 어떻게 잡아요?"
"바다에 따라, 또 선장들 스타일에 따라 달라요. 밤에 잡는 배들도 있고 낮에 잡는 배들도 있어 다 틀려요. 우리 배는 주로 낮에 작업해요."

하모는 야행성이다. 주로 밤에 먹이 사냥이 이루어진다는데, 어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밤낮 구별이 없어 보인다. 연안의 뻘에서 사는 하모는 여름 한철 청정해역 남해안 일부 해역에서 5월초부터 11월초까지 잡힌다. 주로 여자만과 가막만에서 작업이 이루어진다. 특히 6월부터 8월 후반까지는 장어잡이 절정이다.

하모는 또 양식이 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바다 밑 개펄에 사는 갯장어는 '주낙'으로 불리는 낚싯줄을 이용해 잡는다. 미끼는 굵게 썰은 전어를 사용한다. 주낙 길이는 약 1km 정도다. 주낙의 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낚시를 달아 미끼를 꿰어 놓으면 이것을 하모가 덜컥 집어삼킨다. 주낙에 물린 하모는 낚시를 집어 삼켜 버리기 때문에 배위에 올라오면 어부들은 낚싯줄을 잘라 물칸에다 그대로 살린다. 횟집의 수족관에 살아 있는 하모입에 낚싯줄이 달린 이유는 이 때문이다.

▲ 하모의 미끼는 전어다. 하모는 낙시에 끼운 전어를 덥섭 삼켜 어부에게 잡힌다. ⓒ 심명남

▲ 유비호에 탄 아주머니가 주낙에 물린 하모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심명남


여름철 보양식 별미…하모

하모는 단백질이 풍부한 기력(氣力) 만점 스태미너 음식이다. 장어류에 비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혈전예방에도 좋아 스태미나 음식으로 단연 최고의 인기다. 지난해 갯장어 어획량은 2320톤이었다. 예전 1970, 80년대만 해도 하모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어 시중에선 구경하기조차 힘들지만 이제는 거의 국내에서 소비된다.

하모 한접시하모는 하모 유비끼라는 샤브샤브요리로 먹어야 제맛이다. ⓒ 심명남

▲ 문어가 든 육수에 하모를 20초간 담근후 꺼내 먹으면 올 여름 걱정 끝이다. ⓒ 심명남


지금 여수에 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 '엑스포'와 '하모음식'이다. 여수 별미이자 진미로 꼽는 하모. 하모의 진수를 느끼고 싶다면 여수 경도, 다도해와 장군도 그리고 돌산대교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봉산동 당머리에 가면 된다. 여수시 10미 중 하나인 갯장어(하모) 거리가 새롭게 조성됐다.

샤브샤브로 불리는 '하모 유비끼' 요리는 펄펄 끓는 육수에 20초 정도 담갔다가 꺼낸 다음 깻잎이나 양파에 싸먹어야 제 맛이다. 지금부터 8월 말까지가 살이 가장 튼실하고 맛도 좋을 때다. 기가 펄펄 솟는 여수의 갯장어 하모가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전라도뉴스> <여수넷통>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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