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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의회 상임위 배분 난항으로 파행

민주당 '의석수 비례하라' vs 새누리 '주고 싶어도 못준다'

등록|2012.07.05 17:22 수정|2012.07.05 17:22

▲ 5일 오후 열린 안양시의회 개원 21주년 기념행사가 전임 권혁록 의장을 제외한 민주통합당당 시의원들 전원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 행사로 진행됐다. ⓒ 최병렬


안양시의회가 제6대 후반기 의장 선거의 심각한 후유증을 보이며 이번에는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을 놓고 또다시 난항을 겪으며 5일 오후 2시에 열린 의회 개원 21주년 기념식에 민주통합당 시의원들이 전원 불참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이는 지난 2일 제188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현배(48.재선) 의원을 6대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한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교섭단체가 상임위 배분 등을 놓고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배경은 안양시의회 재적의원은 모두 22명으로 6대 의회 출범 당시만 해도 민주통합당이 다수당(12명) 이었으나 후반기 의장 선거를 앞두고 제명과 탈당 그리고 분열양상을 보이고, 반대 세력(새누리 9명, 통합진보 1명, 무소속 2명)이 결집한 결과다.

안양시의회는 4일 오전 10시 제2차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여야 모두 상임위 배분을 결정하지 못해 두차례나 미루어졌다가 5일로 자동연기됐다. 또 5일 오전 3차 본회의를 개회했으나 민주당 시의원들과 새누리당 일부 시의원이 불참해 오후 4시 20분께 산회됐다.

여기에는 의장단 선거에서 패배한 민주통합당이 상임위원장 몇석이라도 차지해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한 반면 승리감에 도취한 새누리당에서는 상임위원장과 당 대표 자리 다툼이 불거지며 불만을 품은 일부 시의원들이 등원을 거부하는 사태까지 빚어진 꼴이다.

민주통합당은 후반기 상임위원회 구성과 관련 4일 새누리당에 보낸 제안서에서 '의석 수에 비례하여 4개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 중 각각 2석씩을 배분해 달라'며 5일 오전까지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 22명 의석중 10명을 차지하는 다수당임을 강조한 것이다.

민주당과 새누리당, 의장단 선거 이어 원 구성 놓고 충돌

▲ 자리가 텅빈 안양시의회 본회의장 ⓒ 최병렬


"안양시의회 제6대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패배하였습니다. 향후 민주통합당은 새로운 각오로 환골탈퇴하여 62만 안양시민의 품에 안기겠습니다."

민주통합당 안양시의회 의원들은 지난 4일 오후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후반기 의장 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통합당 교섭단체 하연호 대표는 시민에게 드리는 글에서 "2010년 6월 2일 지방선거 당시, 변화와 안정과 개혁을 전제조건으로 과반의 지지를 받았음에도 의결정족수를 유지하지 못함은 뼈아픈 반성이 요구되는 현실임을 받아들인다"고 반성의 입장을 내비쳤다.

또 "통합진보당과의 연대에 실패하였음은 민생정당으로서의 소통 능력이 부족하여 발생한 가슴 아픈 결과다"면서 "향후 정쟁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대립보다는 합리적인 양보를, 그리고 대화와 소통이 함께 하는 보다 성숙한 의정활동에 전념하겠다"며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여년간 동고동락했던 동료의원이 배신을 하고 민주통합당을 탈당하여 새누리당 의원 등과 사전 공모후 후반기 의장에 선출되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박현배 신임 의장을 향해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통합당 하연호 대표는 "5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새누리당으로 부터 연락이 없다. (상임위원장과 부위원장) 배분에 대해 확실한 답을 해주어야 우리도 대응 입장을 정리할텐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소통을 강조한 신임 의장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새누리당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새누리당 김대영 대변인도 전화통화에서 "통합진보당과 무소속 2명을 배려해야 하는 입장에서 줄 것도 없고 주고 싶어도 못준다"며 표대결로 갈 것임을 내비쳐 의회 파행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양시의회의 파행에 시 공무원들은 곤란함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임시회 예결특위에서 계류시킨 추경예산 등 민생현안 예산 처리가 지연되면서 관급 공사가 중단되는 등 적지않은 문제점들이 불거지자 시민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양당의 입장이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며 결국 5일 시의회 본회의도 자동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9일 다시 제4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민주통합당은 등원거부 또는 등원을 하되 투쟁에 돌입할 뜻을 내비쳐 후반기 의회는 험난한 길이 불가피한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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