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대학 다니라는 나라, 문제 있습니다
[한국사회 분노의 숫자 25] 한국 대학등록금 세계 2위, 인상폭은 1위
▲ [한국사회 분노의 숫자 25] 국공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 및 교육비 변화한국의 대학등록금은 5315달러로 OECD 조사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2000년에서 2008년까지 동록금 인상율은 46%로 1위를 차지했다. ⓒ 새사연
[문제 현상①] 비싼 대학등록금, 세계 2위
우리 대학등록금은 가계나 개인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벗어난 지 오래다. 대학등록금이 가장 비싸다는 미국 다음으로 높은 세계 2위다. 국공립대 연간 평균 대학등록금을 물가와 환율이 동등하다고 가정하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구매력지수(PPP)로 비교해보면 미국은 6312달러, 한국은 5315달러로 상당한 수준으로 올랐다. 2012년도 우리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670만6천 원이며, 국공립대는 415만 원, 사립대학은 737만3천 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와 반대로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의 대학등록금은 0원이다.
[문제 현상②] 경제위기에도 인상, 인상폭은 세계 1위
세계 경제위기 여파에도 계속 오름세였다. OECD가 2000년과 2008년의 학생당 대학교육비를 비교했다. 2000년 대학교육비를 100으로 봤을 때, 2008년 한국의 대학교육비는 146.3으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이 시기에 평균적으로 다른 국가들의 대학교육비용은 안정됐으나 우리나라는 예외적으로 50%나 상승했다. 대학교육비에 여러 항목이 포함되겠지만, 대학등록금이 큰 덩치를 차지한다.
통계상 한국의 대학등록금은 1997년 외환위기 때 잠시 주춤한 것을 제외하고 2008년 경제위기 이전까지 매년 10% 이상 오르면서, 대학교육비 인상을 주도했다. 최근 반값등록금에 대한 여론이 거셌으나 대학들은 올해 반값은커녕 평균 5%도 내리지 않았다.
[진단 및 해법] 대학의 자산 불리기, 걷어치워라
우리나라 100가구 중 4가구가 대학 등록금이나 사교육 용도의 교육 빚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가구당 평균 1700만 원을 빚지면서 이 규모는 12조 원에 달한다. 대학등록금은 사실상 가격 상한선이 무너지면서 고삐 풀린 채 인상됐다. 1989년 사립대 등록금 자율화 조치에 이어 2003년 국공립대 등록금마저 자율에 맡겨지면서 대학등록금 인상은 가계소득의 증가율을 훌쩍 뛰어넘었다. 안정된 일자리도 부족한 상황에서 등록금 부담은 가계나 개인의 빚으로 쌓이고 있다.
고가의 대학등록금이 과연 적정한가에 대해 많이 이들이 의문시한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공개한 4년제 대학의 교육원가는 454만7400원으로, 지난해 사립대 연간 평균 등록금의 59%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부는 '빚내서 대학 다니라'는 식으로 안일하게 대응하거나,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성공하는 세상'(삼성경제연구소 보고서)이라는 엉터리 보고서를 내 과잉학력을 문제로 몰아가고 있다.
근본 원인은 대다수 대학들이 마음대로 학비를 정하고, 적립금만 쌓아가며 자산 불리기에 혈안이 된 데 있다. 서울시립대와 같이 얼마든지 반값등록금이 가능하며, 국공립대를 시작으로 무상 대학교육도 시도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새사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최정은 기자는 새사연 연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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