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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일반 국민에게 이익돼야 통일 얘기 확산돼"

법륜과 함께 부른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록|2012.07.10 18:04 수정|2012.07.10 18:04

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기자법륜스님과 오연호 대표기자가 대담을 나누고 있다. ⓒ 이윤지


지난 9일 오후 7시, 서울대학교 문화관 대강당에서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 북콘서트는 지난달 16일부터 시작된 순회 공연의 마지막 순서였다. 기간 <새로운 100년> 출간 기념 북콘서트는 서울·대구·광주·울산·부산 등 6개 도시에서 열린 바 있다. 이날 북콘서트는 <오마이뉴스>와 평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행사에는 약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진보집권플랜>의 저자 조국 서울대 교수와 안철수 교수의 멘토로 널리 알려진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이 특별 초대손님으로 참여했다. 사실 두 초대손님 모두 평소 '통일'에 대한 발언을 많이 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국 교수, 박경철 원장은 입을 모아 "법륜스님의 통일관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조국 교수는 "내가 2009년에 법륜스님의 방식대로 통일하면 된다고 어느 기자에게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경철 원장은 "(법륜 스님의 통일 이야기를 듣고) 지식인이라면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예능보다 웃긴 강연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특유의 입담으로 법륜스님과 대화를 이끌어갔다. 법륜 스님의 재치 있는 답변과 오 대표기자의 대담은 쉴새없이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남자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법륜스님의 강연장을 찾은 김아무개(26)씨는 "한 편의 예능을 보는 것 같았다"며 "내용도 감동적이었지만 너무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또한, 김아무개씨의 남자친구인 이아무개(25)씨 역시 "통일 이야기가 이렇게 흥미로울 수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그가 들은 감동적이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통일도 결국은 내게 이익이 있어야 매력적

북콘서트를 가득 채운 사람들북콘서트를 찾은 사람들로 2000여석의 좌석이 가득 찼다. ⓒ 이규정


사실 강연에서 법륜스님은 주로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그는 "일반 국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이 돼야 통일이 대중담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질문자는 통일이 되면 어떤 직종이 떠오를 것인지를 물었다. 법륜스님은 "통일이 되면 북한 개발 측면에서 토목직종과 조림사업도 유망 직종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시베리아나 연해주에도 개발이 활발해질 것" 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 직종뿐 아니라 거의 모든 직종이 발전 할 것"이라며 "통일이 우리 민족에게 남겨진 마지막 블루오션"이라고 대답했다.

박경철 원장은 "통일에 대해 실리적으로만 접근해도 이익이 많다"며 "통일이 되면 언어·사회·교육 등 전 분야에 걸쳐 교육과 관련한 수요가 크게 일어날 것"고 주장했다. 거창한 역사의식보다도 개개인에게 이익이 있어야 통일 담론이 활성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통일을 위한 통합형 리더를 위해

오 대표기자는 법륜스님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스님이 말씀하신 통일을 이끌 지도자로)누구를 뽑아야 합니까?"

법륜 스님은 웃으며 대답했다.

"쥐가 쥐약을 먹으려고 할 때 쥐보고 먹어라 먹지 말아라 얘기 안 합니다. '거기 쥐약 들었다' 이렇게만 얘기하죠. 먹고 안 먹고는 쥐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이런 과제를 안고 있고 그걸 해결하기 데 필요한 대안을 제시해 줄 뿐이에요. 죽고 싶으면 먹고 죽기 싫으면 안 먹는 거죠."

법륜스님은 이처럼 자신의 역할을 통일담론을 제시하는 것으로 한정했다.

어느새 우리사회에서는 통일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쩐지 부담스러워졌다. 법륜 스님의 강연과 책은 일상에서 통일을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촉진제가 될 수 있을까.

"남편을 따라왔다"는 심아무개(45)씨는 "올해 들어서 통일에 대해 처음 생각해본 하루였다"고 답했다. 강연을 듣고 난 전과 후 통일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저는 모르겠는데 제 자식에게는 통일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일반시민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강연 마지막 순서는 촛불을 든 봉사자들의 <우리의 소원은 통일> 합창이었다. 김아무개(49)씨는 "즉문즉설에 세 차례 참가했는데 남북통일을 주제로 한 법륜스님의 강연회는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서 "이 노래가 예전에는 <학교종이 땡땡땡>만큼이나 친근한 노래였는데 몇 년 만에 들어 보는지 모르겠다"며 "현 정부 들어 '금지곡'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일상에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오갈 수 있을까. 법륜스님의 강연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강연장을 떠나는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과 일상에서 통일 이야기를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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