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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방일영 장학회' 뺏었다면?"

[현장] 한홍구 교수, 민주당 의원들에게 '박근혜와 정수장학회' 특강

등록|2012.07.10 16:52 수정|2012.07.10 17:00

▲ 민주통합당 배재정 의원이 주최한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박근혜 의원과 정수장회' 라는 제목의 강연회와 함께 관련 사진전이 1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려 행사 관계자가 전시된 사진을 정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2000여 명의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10일, 민주통합당 초선의원들은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신관에서 특강을 들었다.

강의 주제는 '박근혜와 정수장학회'. 강사는 2005년 국가정보원 과거사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에서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강탈 문제를 다룬 바 있는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가 맡았다. 이날 특강은 <부산일보> 기자 출신인 배재정 의원 주최로 열렸다.

"5.16 장학회는 전두환이 박정희 일가 생계대책으로 준 것"

이 자리에는 이해찬 당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도 참석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대통령 후보가 되려면 자기 주변 정리를 해야 한다"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멀쩡한 사유재산을 빼앗아서 정수장학회를 만들었다면 반드시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해찬 대표 역시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을 하는 것이 옳다, 그래야 대선후보로서 떳떳한 행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고 김지태씨의 부인 송혜영씨는 "제가 나이가 80이 넘었다, 죽기 전에 해결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한홍구 교수는 '김지태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50년 전, 고 김지태씨가 부일장학회를 국가에 강제헌납한 과정 등을 차근차근 설명했다. 한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산일보>와 MBC 등 언론사를 소유한 부일 장학회를 빼앗은 이유에 대해 "정권 장악 이후 언론장악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1962년에 고 김지태씨가 일본에서 건강이 안 좋아서 입원해 있었는데 회사 간부들을 잡아들이고 부인 송혜영씨를 구속하면서 김지태씨를 귀국하게 만들었다"면서 "귀국 후 구속되어 7년을 구형받은 김지태씨는 결국 재산포기 각서와 기부 승낙서를 썼다"고 말했다. 이후 김지태씨는 당시 상황을 "쇠고랑을 찬 손으로 본의 아닌 날인을 했다"고 회고했다.

한 교수는 "정수장학회는 박정희의 '정'과 육영수의 '수'를 따서 만든 것인데 박정희와 육영수 두 분 개인 재산은 동전 한 닢 출연한 바 없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죽고 난 후 전두환이 들어오면서 박정희 일가 생계 대책으로 '5.16 장학회'를 준 것"이라면서 "도대체 대통령 후보로서 이런 잘못된 과거를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라고 지적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관계됐기 때문에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것, 이해한다. 우리나라 정수장학회와 더불어서 장학금 많이 주는 장학회가 방일영(전 <조선일보> 회장) 장학회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에 그 장학회 뺏었다고 생각해 보자. 방일영 장학회 주식 다 몰수해서 노무현 재단이나 김대중 재단 소유로 운영해왔다면 어떻게 하겠나. 원 주인에게 돌려줘야 마땅하다."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에게 공개질의서 보내

이에 앞서 배재정 의원과 '독재유산 정수재단 환수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정수장학회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오는 14일은 고 김지태씨가 부일장학회를 강제헌납한 지 50년째 되는 날이다.

질의서에는 '정수장학회 강제헌납 판결, 어떻게 생각하나?', '정수장학회 최필립 이사장은 누가 앉혔나?', '박 전 대통령 당시 국가권력을 동원해 이뤄진 수많은 민간인의 인권과 재산권 침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이 담겨있다. 대책위는 "국민의 선택을 받고자 하는 박근혜 의원은 이 세 가지 질문에 명쾌하게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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