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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희방계곡은 최고의 여름 피서지

[김수종의 영주 여행기⑧] 다시 찾은 희방사

등록|2012.07.12 10:01 수정|2012.07.12 10:01
영주시 소백산의 '죽령옛길'을 한 시간 반 정도 둘러본 우리 일행은 점심을 먹기에는 약간 이른 시간이라 풍기읍으로 이동하여 풍기인견 판매장과 풍기인삼홍삼 판매장을 찾았다.

풍기읍에는 현재 백여 개의 풍기인견 공장과 판매장이 있지만, 나는 중앙고속도로 풍기나들목 인근에 있는 풍기인견 제조판매업체인 '풍기인견백화점'을 자주 찾는 편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매장도 크고 주차하기 쉽고 풍기홍삼 판매장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풍기인견 냉장고 섬유 풍기인견은 최고의 여름 옷이다 ⓒ 김수종


이 업체는 지난 1981년부터 인견제조를 시작하여 2005년 천연나노소재를 이용한 웰빙 침구를 개발해 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현재는 안전하고 쾌적하며 건강을 유지시키는 상품을 개발하는 '인체친화기업'을 모토로 '침구전문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풍기인견은 냉장고 섬유 '휘들옷(Whidrott, 산과 들에서 불어오는 바람처럼 시원하고 가벼운 옷)'이라는 의미의 기능성 쿨비즈(Cool-Biz) 의류의 공동브랜드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휘들옷'은 지난 6월 5일 청와대에서 국무위원들이 입고 국무회의를 개최하여 각광받은 바 있다. 지식경제부에서 전국의 패션브랜드를 대상으로 에너지 절감형 여름패션으로 선정하기 위하여 50여 작품을 패션업계 전문가 심사위원들이 심사하는 방식으로 선정한 제품이다.

특히 풍기인견 휘들옷은 마(麻) 57%, 인견(人絹) 43%로 혼합하여 시원함과 미끄러움을 방지한 신제품이다. 올 여름 전국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냉장고 섬유 풍기인견의 신장세는, 지난 2010년부터 지식경제부 공모사업인 풍기인견 명품화 사업으로 신제품 개발 및 마케팅 지원에 주력한 성과물이다.

풍기홍삼 풍기인삼을 가공한 풍기홍삼 제품은 주로 즙으로 판매 된다 ⓒ 김수종


또한 5년 연속 '웰빙인증' 및 금년에는 특허청으로부터 공산품으로서는 전국 최초의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등록'을 했다. 우리들은 풍기인견으로 만든 속옷과 모자, 이불 등을 사고, 풍기홍삼도 잔뜩 사고는 점심을 먹기 위해 영주시 하망동에 있는 32년 전통의 '풍기삼계탕'으로 이동했다.

사실 나는 삼계탕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고기를 거의 먹지 않고 특히 닭요리를 즐기지 않는 편이라 삼계탕은 일 년에 한두 번 복날 정도만 먹는데, 이번에는 후배의 소개로 우연히 방문한 풍기삼계탕에서 삼계탕의 진수를 맛보았다.

생후 40~45일 정도 되는 500g 내외의 작은 닭을 사용하는 이곳은 기름기를 전부 제거하기 위해 목과 내장의 지방 부분을 떼어 내고 큰 가마솥에 100마리를 동시에 1시간 30분 정도 끓여서 삼계탕을 만든다고 한다.

풍기삼계탕영주시 하망동에 있는 32년된 풍기삼계탕, 맛이 정말 좋다 ⓒ 김수종


사실 나는 맑은 국물의 담백한 맛이 좋았다. 전에 전라도 나주에 갔다가 나주곰탕을 한 그릇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느낀 담백함을 몇 년 만에 다시금 맛본 것 같다. 약재를 넣고 끓인 삼계탕에 독특한 향을 보존하기 위해 파도 넣지 않는다고 하니 첫 숟가락의 감칠맛이 정말 기억에 남는 삼계탕이다.

싸구려 인삼으로 담그는 인삼주를 같이 내기 싫어서 인삼주는 별도 요금을 받고 판다는 이곳에서 정말 오랜 만에 입맛을 돋우는 인삼주도 3잔을 마시고는 배부르게 삼계탕를 먹었다. 정말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풍기인삼에 영주의 닭을 이용한 삼계탕이니 당연히 나에게는 어머니의 손맛이었다.

소백산 희방계곡최고의 여름 피서지 ⓒ 김수종


풍기삼계탕으로 식사를 마친 우리들은 다시 버스를 타고 소백산의 '희방사(喜方寺)'로 갔다. 소백산국립공원 탐방객지원센터 앞 주차장에서 내려 희방사까지는 한참을 더 올라가야 했다. 어른 걸음으로 희방계곡을 대략 15분 정도, 다시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는 희방폭포까지 10분, 다시 여기에서 절까진 5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희방계곡을 걷는 행복한 위안은 올라가는 내내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와 비록 숨이 차올라도 한껏 들이마실 수 있는 맑은 공기다. 이곳 계곡은 물소리가 너무 좋아 여름에 피서를 오는 가족들이 많다. 나도 어린 시절에는 자주 이곳에 와서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소백산 희방계곡소백산 희방계곡, 계곡은 최고의 산책로다 ⓒ 김수종


가난하던 시절 우리네 부모님들은 주로 산과 계곡으로 피서를 갔던 것 같다. 특히 경상도의 내륙지방인 영주, 안동, 봉화, 예천, 문경 같은 곳에서는 바다 보다는 산과 계곡을 찾게 된다. 나도 어린 시절 희방계곡에서 발을 담그고 목욕을 하고 천막을 치고는 며칠을 보낸 적이 많다. 지금 생각을 해봐도 그때의 희방계곡은 최고의 피서지였다.

소백산 희방계곡소백산 희방계곡, 물소리가 좋다 ⓒ 김수종


계곡을 즐겁고 기분 좋게 올라 매표소를 지나면 올라가는 길을 따라 산불사진이 전시되어 있다. 아마도 산불에 대한 등산객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리라. 마지막 휴식처와도 같은 너른 공터가 나오고 본격적인 등산길이 시작되려는 곳에 산으로 오르는 소백산의 변화된 모습이 보인다.

소백산 희방계곡소백산 희방계곡, 물이 많아 피서지로 좋다 ⓒ 김수종


1994년과 2006년의 제1연화봉 사진을 나란히 실었는데, 여러 줄의 회색빛 길들이 초록이 완연해진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리의 노력으로 소백산이 이렇게 달라졌어요!' 란 글귀와 함께 말이다. 왠지 뿌듯함이 느껴지는 사진 앞에서 한참을 서 있다 숲속으로 들어선다.

희방사는 643년(선덕여왕 12) 두운조사(杜雲祖師)가 소백산 남쪽 기슭에 창건한 사찰이다. 해발 850m의 위치에 있는 희방사 바로 밑에는 내륙지방 최대 폭포인 희방폭포가 있다. 소백산 등산로 중에 희방사 길이 인기가 있는 것은 아마도 이 희방폭포 덕분일 게다.

소백산 희방계곡소백산 희방계곡. 계곡을 거닐면 자연스럽게 피서가 된다 ⓒ 김수종


한낮에도 좀 어두울 만큼 폭포로 가는 길에는 신갈나무와 서어나무, 단풍나무로 울창한 숲을 이룬다. 폭포는 눈보다 귀가 먼저 알아챌 정도의 큰 소리를 내고 있어서 구비를 넘는 곳에 바로 폭포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약간 힘들기는 하지만 폭포를 보는 순간 힘이 솟는다.

소백산 희방계곡희방폭포가 보인다. ⓒ 김수종


어제 종일 비가 와서 그런지 오랜 만에 폭포에 물이 많은 듯하다. 난 사진도 찍고 잠시 앉아 쉬면서 폭포의 정취와 바람을 온몸으로 맞아본다. 두 팔을 벌리면 피터 팬(Peter Pan)처럼 공중으로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너무 싱그럽고 좋은 곳이다.

소백산 희방계곡소백산 희방계곡, 영남 제일의 희방폭포 ⓒ 김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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