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의원, 5촌 조카 4급 보좌관 임용 논란
창원 성산 강기윤 의원... "도덕적 문제"-"법률상 괜찮다"
▲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창원성산)은 친인척인 5촌 조카를 4급 보좌관으로 임용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4.11총선 뒤 새누리당 경남도당에서 열린 '공약 실천 결의대회'에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는 강기윤 의원의 모습. ⓒ 윤성효
5촌 조카를 보좌관으로 임용한 국회의원은 창원 성산의 강기윤 의원이다. 최근 국회에 등록된 보좌진 가운데, 강종길 보좌관은 강기윤 의원의 조카로 강 보좌관 아버지와 강 의원은 사촌지간이고, 강 보좌관은 강 의원을 '당숙'이라 부르는 사이다.
국회의원 보좌진 가운데 제일 높은 급수가 보좌관은 4급으로 연봉은 6000만 원이 넘는다. 그 아래 직급으로 비서관과 비서가 있다. 강종길 보좌관은 주로 강 의원의 창원지역 관리 업무를 맡고 있고, 지역에서는 '국장'이라 부른다. 강 보좌관은 새누리당 창원당원협의회 사무국장을 지내기도 했으며, 오랫동안 정당 활동을 해왔다.
경남도의원 출신인 강기윤 의원은 17~18대 총선에서는 낙선했고 지난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강종길 보좌관은 강 의원이 경남도의원을 할 때부터 함께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대표연설을 하면서 '국회 쇄신'과 '특권을 내려놓는 국회'를 강조하면서 '의원 보좌관 친인척 임용 금지' 등을 제시했다. 현행 민법에는 '8촌 이내의 혈족'은 친척에 포함되므로 5촌 사이는 친인척에 해당한다. 이 원내대표가 밝힌 기준에 따르면, 강 의원은 친인척을 보좌관으로 임용한 셈이 된다.
한 전직 국회의원 보좌관은 "현행 법률로 따지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덕적으로 보면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며 "더군다나 전문분야가 있어 주로 국회에서 정책지원 활동을 돕는 보좌관이 아니고 지역구 관리를 맡는다면 더 문제라 본다"고 말했다.
또 현직 국회의원의 한 보좌관은 "지금 규정은 친인척뿐만 아니라 동생이나 자식까지 보좌관으로 등록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관련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워낙 친인척 보좌관 때문에 말이 많기에 요즘은 친인척을 꺼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강종길 보좌관은 강기윤 의원과 친인척 사이라는 사실을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인정했다. 강 보좌관은 기자의 확인 요청에 처음에는 "친인척 사이가 아니다. 누가 그런 음해를 하느냐"며 부인했으나 강 의원한테 확인한 뒤 다시 묻자 "우리 민족은 다 단군자손 아니냐. 그러면 아무도 보좌관을 못하겠네"라고 말했다.
강기윤 의원은 "강 보좌관과 5촌 당숙 사이"라고 인정하고 "제가 도의원 할 때부터 정당 활동을 많이 도와주었다"면서 "의정 활동에 있어 전문분야의 뒷받침보다 창원에 일도 많고 해서 주로 지역 관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의원 보좌관 친인척 임용 금지'를 제시했는데 아직 규정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런 규정이 만들어지고 나면 당연히 따라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소속 한 창원시의원은 "강종길 보좌관은 강 의원이 도의원 할 때부터 도우면서 궂은 일을 많이 해 왔다. 그동안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했을 것인데, 그동안 도운 것에 대한 보은 차원이라 본다. 그런 뜻에서 친인척이라도 보좌관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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