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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자 6만명 물 먹인, 현대차의 '꼼수'

생산직 채용 결과 246명 중 196명이 7년 이상 근무한 사내하청

등록|2012.07.19 13:55 수정|2012.07.19 14:53

▲ 현대차 신규채용 사내하청 합격자 자료. ⓒ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현대자동차가 신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 장시간 근로문제를 개선한다며 8년 만에 신규채용한 생산직 246명 중 196명이 사내하청 노동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고용노동부의 장시간 근로에 대한 시정명령 조치에 따라 지난 5월 3일 생산직 신규채용 공고를 냈다. 이에 무려 6만여 명의 청년실업자 등이 응시해 화제가 됐다. 회사 측은 6월 29일 최종 합격자 246명을 선발했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이하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입수한 합격자 자료에 따르면, 신규채용 합격자 246명 중 196명이 현대차 울산, 아산, 전주 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자 246명 중 196명이 사내하청 노동자

또한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신규채용과 관련, 지난 7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자체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사내하청 합격자 196명 중 대부분이 평균 근속 7년 이상의 불법파견노동자들이었다.

현대차 비정규직노조는 "대법원은 지난 2월 23일 현대차 사내하청제도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확정 판결을 내렸다"며 "하지만 현대차가 대법원 판결에 따라 당연히 고용해야할 노동자들을 신규채용한 것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포기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 지난 2월 8일 오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에서 한 노동자가 부품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 권우성


이어 이들은 "결국 현대차의 이번 신규채용은 취업을 간절히 희망하는 6만여 명의 청년실업자들을 들러리로 세워 불법파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덜기 위한 탈법행위임이 드러났다"며 "현대차는 불법파견이라는 불법 행위도 모자라 이제는 신규채용을 빌미로 청년실업자들을 우롱하고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면하려는 탈법행위까지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무를 포기하는 행위로 전 사회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하다"며 "현대차는 법적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홍보팀 관계자는 19일 전화통화에서 "현대차에서 일한 경험이 장점이 될 수도 있으며 실제 사내하청 근로자들 중에서도 지원자가 많았다"며 "외부에서 뽑는 인원도 중요하지만 내부 인원을 더 우선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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