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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의료보험 들지말고, 건강보험 하나로 해결하자"

<의료보험 절대로 들지마라>의 저자 김종명 팀장, 대전에서 특강

등록|2012.07.19 14:59 수정|2012.07.19 14:59

▲ 18일 밤 대전에서 특강을 하고 있는 <의료보험 절대로 들지마라>의 저자 김종명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의료보험 절대로 들지마라>의 저자 김종명(경기도립의료원 포천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의료팀장이 18일 밤 대전 iCOOP한밭생협센터 교육장에서 '민간의료보험의 문제점과 근본적 대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했다.

김 팀장은 이날 민간의료보험의 실체를 통계와 분석을 통해 낱낱이 파헤친 뒤,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국민의 의료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무상의료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노무현 정부 들어서 국민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였고, 최대 65%까지 정점을 찍었지만 2007년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고, 여기에 급속한 고령화가 더해지면서 본인부담비용이 2004년 10조에서 6년만인 2010년 20조로 두 배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더욱 늘어났고, 국민의 절반 이상이 실손보험을, 80% 이상이 민간의료보험을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 됐다는 것. 하지만 이러한 민간보험은 우리의 노후까지 평생을 보장해 주지 못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보편적 활용과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김 팀장은 한 보험회사의 실손보험(보험가입자가 부담한 의료비 전액을 보전해 주는 보험)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40세 기준 100세 만기이며 의료비 5000만 원까지 보장해주는 상품의 경우, 40세는 8194원의 보험료를 납부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상품이 마찬가지지만 이 상품은 3년마다 갱신을 하게 되어 있어서 갱신시 마다 약 30%정도 보험료가 인상되고 58세가 되면 3만9773원으로, 70세에는 11만3595원으로, 82세에는 32만4440원으로 인상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계산은 금감원이 밝힌 실손보험의 공식 인상률로 계산한 시뮬레이션이다.

이는 의료비가 실제로 가장 많이 필요한 65세 이후에는 너무 높은 보험료로 인해 대부분 보험을 해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65세 이후에는 고령이라는 이유로, 또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보험가입을 거부하기까지 한다. 정말로 의료보험이 필요한 사람은 정작 민간의료보험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 실손의료보험의 보험료 인상률. ⓒ 김종명


김 팀장은 암보험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한 회사의 상품의 경우 30대는 9000원의 보험료를 내지만 40세는 2만 원 정도, 50세는 5만 1000원 정도, 60세는 18만원, 70세는 31만1000원을 내야 암발생시 5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종신보험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따라서 80세까지 이 보험을 유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을 보면 30-40대는 80%가까운 가입률을 보이지만 50대 이후에는 급격히 떨어져 70대가 되면 20% 아래까지 떨어진다. 이는 보험료가 오르기 때문이며 결국, 민간의료보험의 혜택을 가장 많이 봐야할 시기에는 대부분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민영의료보험 가입률, 50대 이후 급격히 떨어진다. ⓒ 김종명


그렇다면 민간의료보험의 지급률은 어떨까? 한마디로 김 팀장은 '1만원 내면 3천 원 돌려주는 쩨쩨한 민영보험'이라고 말한다. 로또도 50%를 구매자들에게 돌려주고, 강원랜드 슬롯머신도 75%를 돌려주는데, 민간보험은 평균 30% 수준이라는 것이다. 다만 국민건강보험은 168%를 돌려주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지급률은 김 팀장의 계산과 보험회사의 발표와는 차이가 난다. 생명보험회사는 지급률을 64.6%정도라고 발표한다는 것. 이는 보험회사들이 전체수익금 나누기 지급액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여기에 민간보험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주장한다. 민간보험은 순수하게 위험을 보장해 주기 위한 '위험보험료'와 만기 환급을 위한 '저축보험료'로 나눌 수 있는데, 당연히 저축보험료의 지급률은 93.1%나 된다는 것. 보험회사들은 위험보험료와 저축보험료의 지급률을 합쳐서 지급률을 계산해 내놓기 때문에 마치 지급률이 높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위험보험료의 지급률만 계산하면 30% 수준에 머문다는 게 김 팀장의 주장이다.

환급형의 경우에도 100% 이상의 환급이라고 자랑하지만, 실제 납부한 보험료 총액은 약 30년 후 만기시의 물가가치에 비하면 그 가치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100% 환급형마저도 지급률이 50%도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동안 보험사들은 고객의 돈을 30년 동안 마음껏 돌려쓸 수 있고 재벌그룹은 그룹을 유지하는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김 팀장의 주장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벌그룹 치고 생명보험 없는 그룹이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보험료 중 보험회사 유지와 홍보, 보험모집인 등의 수당 등으로 쓰이는 '사업비'도 43%나 된다는 게 김 팀장의 말이다. 나머지 57%로 지급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지급률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처럼 민간의료보험회사들은 유명 연예인 등을 내세워 국민불안을 조장해 무더기로 가입시키고, 실제 지급은 30% 수준만 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는 것이다.

▲ 암보험 상품의 지급률. ⓒ 김종명


민간의료보험은 한국의료패널 자료에 의하면 가구기준 77%가 가입해 있고 종신보험, 연금보험에도 들어있어서 이를 포함하면 월평균 가구당 20만 원 정도의 보험료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국민전체로 보면 2010년 40조 원, 2011년 4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의 개인부담액은 2010년 기준 20조원 이다. 따라서 20조 원을 마련하기 위해서 국민들은 40조 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 더욱이 이러한 국민 민간의료보험료 중 위험보험료는 겨우 23% 밖에 되지 않고, 나머지는 저축성 보험료와 사업비로 쓰이고 있으니 말 그대로 국민들은 헛돈만 쓰고, 보험회사 배만 불리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불합리한 민간의료보험과 달리 국민건강보험은 국고지원이 있기 때문에 보험료 1만원만 내면 1만6000원 정도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의료비를 해결하는 무상의료국가로 가야 한다는 게 김 팀장의 결론이다.

무상의료를 위해서는 14조원이 필요한데, 국민들이 1인당 1만1천 원 정도를 더 내고, 국고지원과 기업이 조금씩 더 내서 건강보험하나로 모든 의료필요를 충족시키면 지금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의 민간의료보험 납부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 건강보험 하나로 모든 의료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건강보험 재정마련 도표. ⓒ 김종명


그는 강의를 마치면서 "지금 이 대로 그냥 놔두면 건강보험은 위기에 처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보장률을 그대로 유지해도 파탄난다"며 "그렇기 때문에 민간의료보험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러한 민간의료보험은 가입지속성이 없기 때문에 국민들의 의료필요성을 절대 충족시킬 수 없다"며 "국민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방향인 건강보험의 보장성 확대로 가야한다, 건강보험료를 올려 보장성을 확대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보험의 순기능인 위험분산기능을 부정하는 게 결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특강은 민들레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대전충청지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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