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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재개? 관광객 신변보장이 먼저"

류우익 "금강산 관광 중단 피해, 안보 때문이라면 국민이 참아줘야"

등록|2012.07.19 19:24 수정|2012.07.19 19:24

▲ 지난 18일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본회의장에 대기하고 있다. ⓒ 남소연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19일 "북한 당국이 우리 국민의 신변 안전을 확실히 보장한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는 실무협의로 넘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외교·통일·안보분야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한 류 장관은 금강산 관광 재개 여부를 묻는 심재권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북한이 우리 관광객의 신변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금강산 관광 재개 협의의 전제 조건"이라고 답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 총에 맞아 숨진 뒤 곧바로 중단됐다. 지난 12일은 금강산 관광이 전면 중단된 지 4년이 되는 날이었다.

류 장관은 지난 2009년 8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한 재발방지 약속에 대해 "간접적으로 들었다"며 "지금이라도 북한 당국이 우리에게 그 말을 확인해준다면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북한을 방문해 묘향산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현 회장은 "김 위원장이 '앞으로 절대 그런 일(박왕자 사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류 장관은 "북한에 김 위원장의 발언을 확인해달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다"며 "국민의 생명·안전에 관한 문제는 당국이 당국에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고, 김정일 위원장이 그렇게 말했다면 북한 당국이 같은 말을 우리 정부에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에 투자한 기업들이 관광 중단으로 8천억 원가량 피해를 입고 있다는 지적에는 "기업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현재 법 체제하에서 직접 보장해줄 수 있는 길은 없다"며 "그 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찾아서 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답했다.

류우익 "정부 대북 정책, 북측 오해 있었다"

또 관광 중단으로 어려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정해 지원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류 장관은 "검토해봤지만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됐다"며 "안보에 관한 것은, 국민이 참 아프기는 하지만 참아줘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이 "초기에 북측에 의해 오해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비핵·개방·3000'을 평가해달라는 윤관석 의원의 질문에 그는 "비핵화와 개방이 이뤄지면 돕겠다는 게 아니라 그런 의지를 보이면 함께 도울 수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정책이 국내외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었으나 북한이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실질적인 효과가 현재까지 없다"고 평했다.

류 장관은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됐다는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홍익표 의원이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경색된 것 아니냐"고 묻자 류 장관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북한이 대화에 응하면 좋은 정부고, 아니면 나쁜 정부냐"며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북에 넘겨주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남북관계 악화로 북한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 "(교역) 액수나 영향력 자체를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중국과 교역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것은 북한의 개방을 위한 좋은 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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