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4대강 사업 탓에 황하강이 되었구나!
강가에는 잡풀만 가득...휴가지로 적절치 않아
<오마이뉴스>가 우기를 맞아 4대강(금강)에 집중합니다. 시민사회단체인 '금강을지키는사람들', 지역 언론사인 <금강일보>, TJB와 함께 검증대에 올라선 4대강(금강) 사업의 허와 실을 하나 하나 헤집어 볼 예정입니다. 지난 25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매주 취재기자는 물론 시민기자이자 환경단체 활동가(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기획국장, 심현정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 김종술 시민기자), 전문가(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학과 교수, 허재영 대전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로 구성된 특별기획팀의 현장취재를 통해 금강사업 현장의 현황과 주요 문제, 우기 피해 등을 발 빠르고 꼼꼼하게 보도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편집자말]
▲ 벤츠에 앉아 있으면 사람이 안보일 정도로 큰 풀들이 자라고 있는 구역으로 휴가를 갈 수 있을까? ⓒ 김종술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월 9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이번 여름 휴가지로 4대강을 추천하였다. 하지만 비가 내린 지 한참이 지났지만 4대강 사업 금강 구간의 강물은 황하강(黃河江)처럼 흙탕물이 흐르고, 둔치에 조성된 공원은 잡풀만 무성합니다.
한낮 기온이 33℃까지 올라간 21일 정민걸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와 심현정 대전충남녹색연합 간사와 4대강 사업 금강 구간에 대한 현장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오전 10시부터 충남 연기군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 등 논산시 강경읍 황산대교까지 동행 취재했다.
대통령이 휴가지로 선정한 4대강, 우범지역으로 잡풀만 무성
먼저 찾아간 세종보는 수문이 닫힌 상태로 보 위쪽으로 물이 흐르고 상류에서 떠내려 온 듯한 쓰레기가 잔뜩 걸려 있었다. 이 구간은 상류에 준설토가 가장 많이 떠밀려오는 구간으로 수문을 열어 위 아래로 흘러 보내야 한다.
이어 공주 쪽으로 이동했다. 공주시 혈저천 합수부에서는 오탁방지막도 없이 포클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 준공을 앞두고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불법현장이다.
금강구역에서 유일하게 준공을 못하고 있는 공주보 상판 위에서는 크레인 2대와 레미콘 6대가 우안(소수력 발전소)쪽 하류에서 잠수부를 동원해 보강공사를 하고 있었다. 좌안 주차장에는 각종 장비와 사석을 가득 채운 대형 자루가 널부러져 있고, 복합형어도(처음 설계시 자연형어도 변경)가 콘크리트 수로로 공사를 마무리 하고 있었다.
보 주변을 둘러보던 중 공사관계자가 황급히 오더니 나가 달라고 부탁했다. 지난 20일 준공예정을 잡고 있던 구간이 생각이 나서 물어보니 관계자는 "그 날짜는 예정이었고 8월 1일이 준공예정이다. 요즘에 오후 7~8시까지 공사를 하고 있다"며 "나도 그때까지 벌어먹게 그 이후에 오던지 나 퇴근하고 나면 와 달라"며 재차 채근한다.
백제보에 도착하니 강물은 흙탕물로 울긋불긋 변한 채 흐르고 유독 강물에 쓰레기가 둥둥 떠다닌다. 이곳도 어김없이 어도와 연결되는 둔치 공간이 날아갔는지 넓은 천으로 덮여있다.
부여군 장암지구에 도착하자 준설선이 물속에 6대, 육지에 1대 등이 방치되어 기름이 들어 있는 드럼통까지 있어 큰비가 내려 하류로 떠내려간다면 하고 생각을 해보니 시한폭탄이라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하다.
세도면 쪽으로 이동하던 우리는 둔치공원 친수공간에 잡풀이 사람이 키 높이를 넘어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우범지역으로 국민들에게 휴가를 가라고 했다는 말인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다. 더욱이 이 공간은 인공 수로를 만들 구간인데 역행침식으로 무너져 내리고 세워진 보행교가 위험에 보일 정도였다.
향후 4대강 사업 금강 구간 유지관리비 문제는 구체적인 예산 등을 파악해 철저히 파헤치는 것으로 할 예정이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지각변동으로 "4대강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4대강 사업 구간에 비가 온 후 금강의 흙탕물이 오래 지속된다는 말을 전해 들었는데 태풍 카눈으로 지난 18일 밤 온 비(기상청의 엄포성 예보와는 다르게 태풍치고는 금강의 감수량은 적게 온 비)로 발생한 흙탕물이 지천들은 이미 맑아졌는데도 지속되어 있는 것을 직접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4대강 사업으로 금강 본류 물의 움직임이 매우 달라졌다는 것을 뜻한다. 물이 정체되어 있는 물보다는 부유물질이 더 오래 떠있게 할 정도로 움직임은 있으나 보를 넘어 하류로 떠내려가게 할 정도로 흐르지는 않기 때문에 보로 만들어진 인공 준 저수지의 흙탕물이 오래 지속되는 듯하다.
또한 이미 직하류가 심하게 세굴될 정도로 수직상하의 와류가 발생해 보의 직상하류는 부유물질의 농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흙탕물이 지속되는 시간이 길어지는 듯하다. 비단 강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맑던 금강이 누런 황하강이 된 것이다.
중국 황하강은 칭하이 성의 쿤룬 산맥에서 발원하여 5,463km를 흐르며 보하이 만으로 흘러든다. 상류와 중류에서 황토 고원을 통해 지류가 유입되기 때문에 대량에 황토를 포함하여 흙탕물이 흐르는 곳인데 반해 금강은 공사로 인해 흙탕물로 변한 것이다.
아무튼 문제는 물이 심각하게 탁해지면서 물속으로 투과하는 빛이 현저하게 적어져 수생태계의 1차 생산자인 조류가 잘 자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되는 흙탕물은 물고기 알이 부화하지 못하고 죽게 하고 맑은 물에 살던 물고기 등 많은 수서동물도 호흡곤란으로 살기 어렵게 된다는 것이다.
동행 했던 정민걸 교수는 "앞으로 4대강 사업 이후 생태계에 얼마나 큰 피해가 발생할지 계속 세심하게 추적 조사할 필요가 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4대강 사업 후 물의 움직임이 어떻게 변동할지 전혀 예측하지 못하기 때문에 홍수가 어떤 피해를 가져올지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정 교수는 "남한강의 신진교 붕괴, 낙동강의 호국의 다리 붕괴 등 역행침식과 관련된 크고 작은 수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뒷북만 치며 아직도 통합적 관리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4대강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고 우려했다.
심현정 간사는 "금강 세 개의 보중에서 아직 공주보만 준공을 못하고 있다. 애초에 부실한 설계와 공사로 진짜 준공이 가능한지 조차도 의심스럽다. 설사 준공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기 때까지 보강공사를 한 보가 안전하리라는 보장 할 수 없을 것이다"고 염려했다.
이어 "금강둔치에 조성된 친수공간은 잡풀이 우거져 우범지대로 변하고 있는데 관리할 예산과 인력은 부족해 앞으로 어떻게 관리할 수 있을지 또 다른 후폭풍이 예상되며, 준설선이 그대로 방치되어 우기 때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며 "무슨 미련이 남아서 저렇게 두는 건지"라며 걱정했다.
예로부터 굽이치며 흐르는 물결이 마치 비단결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금강은 4대강 사업으로 찢기고 파이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오늘도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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