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값보다 비싼 통신비... 보이스톡 전면 허용이 답"
청년·시민단체들, 방통위서 '통신비 인하' 108배 퍼포먼스
▲ 통신비 절감을 요구하는 피켓. ⓒ 김희진
"한 달 밥값보다 통신비가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통신 재벌'의 손을 들어주는 방통위는 대체 누구를 위한 방통위입니까?"
2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건물 앞. 두 청년이 연신 무릎을 꿇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해도 땀이 금세 흘러내리는 날씨, 이들은 108번 고개를 숙였다. 이들의 요구는 '비싼 통신요금을 내려달라'는 것이다.
기자회견 주최 측은 "과도한 통신비가 특히 2030청년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며 ▲ 이통통신비 기본요금 폐지 ▲ 문자메시지 무료화 ▲ 스마트폰 정액요금제 대폭 인하 등 통신비 인하를 요구했다. 아울러 "보이스톡을 비롯한 무선인터넷음성전화(mVoIP)를 전면 허용하고 사실상 통신사의 트래픽 제한을 허용한 방통위의 가이드라인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비 연체는 기본... 주말 내내 '알바'해도 부족해
▲ 청년·시민사회가 방통위 앞에서 통신비 인하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벌이고 있다. ⓒ 김희진
청년유니온 한지혜(29) 위원장은 "통신비 연체 때문에 대출을 요구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말했다. 청년유니온이 벌인 가계부 조사에 따르면 주거비, 교통비, 식비, 학자금 대출 상환 등 기본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생활비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부문이 통신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위원장은 "통신량을 적게 사용하려 해도 기본료가 워낙 비싸다 보니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라며 "청년들에게 소액대출을 제공하는 청년연대은행을 통해 통신요금 부담을 나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홍명근(동국대 정치외교학과)씨는 '보이스톡 전면 허용'을 강하게 주장했다. 홍씨는 "통신비 고지서가 나오는 주가 되면 주말 내내 웨딩홀에서 서빙을 하는 등 엑스트라 '알바'를 해야만 감당할 수 있다"며 "부모님이 학비를 대주시는데 어떻게 통신비까지 내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회견 도중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사실 비싼 통신비를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게 카톡이나 보이스톡과 같은 서비스입니다. 통신비가 인하되고 보이스톡이 전면 허용돼서 우리의 삶이 조금 더 나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비싼 통신비... 생활비 감당이 어렵다"
▲ 방통위에 통신비 정책 시정을 촉구하는 청년들이 방통위 앞에서 108배를 올리고 있다. ⓒ 김희진
송씨는 "휴학 후 지난 9개월 동안 사무직 인턴을 해 돈을 모았지만, 학비와 각종 생활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통신비까지 감당하기 부담스럽다"며 "기본료에 각종 부가 이용료까지 통신비가 보통 한 달에 8만 원 정도 나오는데, 이용하는 서비스에 비해 요금이 너무 비싼 것 같다"고 통신 기본료 책정 기준에 의문을 제기했다.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무선인터넷서비스의 요금제에 따라 트래픽을 제한하고 있다. SK텔레콤과 KT는 일정 요금제 이상 가입자에게만 mVoIP을 허용하고 LG유플러스(U+)는 전체 가입자에게 mVoIP를 허용하되 요금제에 따라 일정량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지난 13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무선 인터넷 서비스의 통신망 접속제한 권한을 통신사에 허용하는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 및 이용에 관한 기준'(안)을 발표해 통신사가 보이스톡, 라인, 마이피플 같은 mVoIP서비스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현행 방식을 사실상 인정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OECD가 29개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통신비 지출을 비교한 '가계 통신비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통신비는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덧붙이는 글
김희진 기자는 <오마이뉴스> 16기 인턴기자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