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제명 두고 구당권파-신당권파 힘겨루기
중앙위 6시간째 공회전... 현장발의 안건과 중앙위언 인준 건 놓고 이견
▲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열리는 가운데 지난 5.12 중앙위 폭력사태와 관련 제명된 용혜랑 당원의 인천시당부위원장 후보 자격 박탈 무효를 요구하며 용혜랑 남동구의원과 김맹규 당원이 바닥에 드러누워 시위를 벌이며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의 출입을 막고 있다. ⓒ 유성호
▲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처리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회의실로 향하자, 대학생들이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최종신 : 25일 오후 9시 35분]
"안건 발의와 회순 통과는 다른 것인데 강 대표가 이 과정을 섞어서 진행하고 있다. 이것은 꼼수에 다름 아니다."
이상규 의원의 '꼼수' 발언은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를 흥분하게 했다. 강 대표는 "꼼수라뇨, 당 대표에게 그렇게 말해서 됩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내 신념대로 하면 발의된 두 건과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의 건은 회순에 일체 넣고 싶지 않아요, 솔직히 말해서 선거를 통해서 나타난 결과 의미가 뭡니까, 그런데 발의한 안건이 뭡니까"라고 쏘아붙였다.
일부 중앙위원들은 "필리버스터냐"며 강 대표에게 항의했다. 또 다른 중앙위원들은 "꼼수 발언에 대해 대표님께 사과하라"며 이상규 의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중앙위는 네 번째 정회를 했다. 통합진보당 중앙위는 현장발의 안건을 포함한 회순조차 정하지 못한 채 6시간째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쟁점이 된 것은 현장 발의된 '용혜랑 인천시당 당원 제명 확인의 건'과 '당원제소 사건 관할 당부 지정의 건'이다. 신당권파는 이 두 안건이 안건으로서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당권파는 현장발의 안건까지 포함한 회순으로 진행할지 여부를 표결로 결정하자는 입장이다.
더불어 핵심적인 부분은 1차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 내용을 담은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 후속 조치에 대한 건'이다. 중앙위원 수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구당권파는 해당 안건을 표결로 처리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강기갑 대표는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는 이를 근거로 활동하고 조처한 것에 대한 근거를 싹 없애는 것"이라며 "이것이 현장 발의됐다고 회순에 넣어 심의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당권파는 현장발의 안건보다 추천직 중앙위원에 대한 인준의 건부터 처리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중앙위에서 통과될 추천직 중앙위원 10명은 구당권파 2명, 신당권파 8명으로 구성돼, 추천직 중앙위원 인준이 진행될 경우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수적 우위는 뒤집히게 된다. 결국, 구당권파는 현장발의 안건을 회순 앞에 배치한 채 표결처리하자고, 신당권파는 추천직 중앙위원 인준의 건을 처리한 후 현장발의 안건을 처리하자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회의가 진행 순서조차 정하지 못하고 공회전 하는 중앙위가 결론 없이 막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앙위에서 결론을 맺지 못하고 끝날 경우, 오는 26일 오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 처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신: 25일 오후 5시 52분]
이석기·김재연 통합진보당 의원의 제명을 둘러싸고 구당권파와 신당권파의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다. 두 의원의 제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열리기 하루 전, 25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구당권파는 1차 진상조사 보고서 폐기의 건을 처리해 두 의원 제명의 근거 자체를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중앙위는 시작부터 녹록하지 않았다. 중앙위 회의 시작 전부터 회의장 앞에 진을 친 청년당원들은 "청년 국회의원 김재연을 지켜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제명도 살인이다"라는 피켓을 들고 일렬로 서 있었다.
폭력사태와 관련해 제명당한 당원의 제명 결정을 철회해 달라며, 두 명의 당원은 회의장 앞에 드러눕기도 했다. 강기갑 대표가 회의장에 들어서려 하자 주변의 다른 당원들은 "밟고 가라"고 외쳤다. 강 대표와 심상정 원내대표는 결국 다른 문을 이용해 회의장에 입장해야 했다.
회의가 시작됐지만, 중앙위 회의 재적 인원에 대한 해석을 두고서만 한 시간 동안 공회전을 거듭했다. 당기위원회에서 제명 결정이 내려져 당권이 없는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재적 인원에 포함할 것이냐를 두고 벌어진 신경전이었다. 결국 두 의원은 재적 인원으로 포함시키지 않은 채 회의가 진행됐다.
2명의 중앙위원을 제외하고서도 구당권파 중앙위원 44명, 신당권파 중앙위원 40명으로 수적으로 구당권파가 유리한 상황이다. 표결에 들어갈 경우 다수를 점하고 있는 구당권파의 뜻대로 결정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이석기·김재연 자격 관련 유권해석의 건', '비례대표 선거 진상조사 후속 조치에 대한 건', '원내대표 선출 하자 확인의 건' 등 6건이 현장발의 됐다.
▲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처리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 심상정 통합진보당 의원이 회의실로 향하자, 박자은 전 한대련 의장이 김재연 의원에 대한 제명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성호
▲ 강기갑 대표와 이석기 의원 '불편한 악수'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처리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해 이석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 통합진보당이 이석기, 김재연 의원의 제명 처리 문제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에 강기갑 통합진보당 대표가 참석해 김재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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