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는 '비문' 후보들... 문재인 "거친 태클에 부상"
[현장]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부산 합동연설회
▲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선거 후보 선출을 위한 민주통합당 예비후보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선전을 다짐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거친 태클에 부상당할 지경입니다."
"우리끼리 끌어내리고 발목 잡고 있습니다."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합동연설회가 '문재인 때리기'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문재인 후보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문 후보는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끼리 깎아내리는 승부 말고, 이길 수 있는 대표주자 중심으로 나중에 한팀이 될 수 있는 경쟁이 돼야 한다"고 항변했다.
김두관 '문재인 필패론'... 손학규 "참여정부, 무반성의 3패 세력"
▲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정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김두관 후보는 문재인 후보로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후보는 "(문 후보는) 패인을 모르는 패장"이라며 "문 후보는 낙동강 전투에서 지고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패장을 내보내서 어떻게 이길 수 있다는 말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문 후보는) 반성과 성찰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참여정부 5년은 분명히 공이 있다, 하지만 양극화를 심화시켰고 부동산 값을 천정부지를 치솟게 했고 530만 표 차이로 국민에게 심판을 받았다"며 "사정이 이런데도 총체적 성공이라고 하는 후보로는 국민에게 절대 감동을 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친노세력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내놓았다. 그는 "친노 패밀리들은 개혁이 아니라 담합을 선택했다'며 "당 대표라는 분이 10월에 안철수와 민주당 후보의 단일화가 가능하다고 하면서 경선에 찬물을 뿌렸다, 자기 당 후보를 키울 생각은 안 하고 당 밖의 남자, 안철수만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손학규 후보도 문재인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5년 전 530만 표 차 패배를 되갚아 줘야 한다"며 "반성과 성찰 없이 돌아온 참여정부로는 정권교체할 수 없다, 민생 실패·대선 패배·총선 패배까지, 민주 세력 3패를 불러온 '무반성의 3패 세력'으로는 결단코 승리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제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87년 민주당 세력을 통합해서 본격적인 민주세력 대통합을 추진하겠다, 반박근혜 민주화 세력을 앞세워 민주당의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며 "유능한 진보의 눈으로 중산층의 지지를 얻어내겠다, 대한민국을 함께 잘사는 나라와 저녁 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나라로 만들겠다"고 전했다.
▲ 김정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경선 합동연설회에서 자신의 정책 공약을 제시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김정길 후보도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입당한 지 몇 개월 만에 대통령 후보까지 하겠다는 욕심 많은 사람이 대통령을 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영환·박준영 후보는 참여정부 당시 대북송금 특검과 민주당 분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고, 조경태 후보는 참여정부 인사들을 "아주 높은 자리에서 누릴 거 다 누렸다"고 비판했다.
문재인 "거친 태클에 부상당할 지경"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민주통합당 경선 합동연설회를 마친뒤 연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V자를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비문 후보들의 문재인 때리기가 심화되자, 문 후보도 적극 대응했다. 문 후보는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 모두 (민주당의) 훌륭한 자산이다, 선의의 경쟁도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은 경쟁도 경쟁이지만 힘을 모아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 밖의 주자들은 월드컵에 먼저 가 있는데, 우리 당 대표 주자는 국내 선발전에서 무례한 플레이, 거친 태클에 부상당할 지경"이라며 "당 밖의 경쟁자들은 치고 나가는데 당 안에서 우리끼리 끌어내리고 발목잡고 있다, 이래선 안 된다, 전 그렇게 안 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민주정부 10년(에 대한) 우리 긍지를 깎아내리지 않겠다,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의 명예를 깎아내리지 않겠다"면서 "후보끼리 깎아내리는 승부를 말고, 이길 수 있는 대표주자 중심으로 나중에 한팀이 될 수 있도록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것이 경쟁력을 높이는 경선, 당을 살리는 경선"이라며 "대표주자 끌어내리려다 팀 전체가 손해를 보는 경선, 과연 누구에게 좋은 일이겠느냐"고 지적했다.
한편, '비문'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정세균 후보만 '문재인 때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참여정부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인 그는 "저는 정치와 경제를 잘 아는 유일한 후보"라며 가계부채와 사교육비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 정세균 민주통합당 대선 예비후보가 2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민주통합당 경선 합동연설회를 마친뒤 연호하는 지지자들과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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