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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고? 물통 두 개면 끝

등록|2012.07.29 14:23 수정|2012.07.29 14:23

▲ 큰 물통 두 개를 놓고, 아이들은 물을 뿌리며 좋아했습니다. ⓒ 김동수


'최고기운 34.5도' 덥다 더워, 정말 더웠습니다. 푹푹쪘습니다. 토요일(28일) 할머니 집. 그래도 우리집 보다는 시원한 집인데, 35도 가까이 오른 무더위에 아이들은 더 이상 참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마음은 바다와 계곡으로 가고 싶지만 말해봤자, 큰 아빠와 삼촌이 들어줄리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그럼 더위를 어떻게 이겨냈을까요? 역시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명석했고, 지혜로웠습니다. 아이들 피서법은 큰 물통 두 개 그리고 수돗물이었습니다. 수돗물로 피서를 한다고,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이니 아껴야 한다"고 말할 수 없었습니다. 더운 여름 한 번쯤은 넘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바가지'를 들고 팬티만 입은 막둥이는 또래인 조카에게 물을 퍼부었고, 큰 아이는 동생에게 물을 쏘고 있습니다. 어느샌가 저 만치 물러갔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어른들까지 시원했습니다.

▲ '바가지'를 들고 팬티만 입은 막둥이는 또래인 조카에게 물을 퍼부었고, 큰 아이는 동생에게 물을 쏘고 있습니다. 피서가 따로 없습니다. ⓒ 김동수


우리 아이들은 여름만 되면 할머니 집에 가서 사는데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가지 않더라도 물통으로 종종 피서를 즐깁니다. 피서가 따로 없습니다. 둘째 아이는 아예 물통에 들어갔고, 큰 아이는 물통에 들어가려는 막둥이를 향해 물을 쏘아댔습니다.

"귀에 물 들어간다니까!"
"시원하잖아."
"이미 귀에 물 들어갔다고? 왜 자꾸 나만 쏘는거야. 이제 그만 뿌리라고."

막둥이는 자신에게만 물을 쏘는 형을 타박하고, 큰 아이는 즐거운지 끊임없이 쏘았습니다. 이렇게 피서를 하면 다른 곳에 가지 않더라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해 13년만에 처음으로 반나절짜리 피서를 다녀왔는데 올해는 아이들이 수영장에 가자고 조릅니다. 기회다 싶어 할머니집에서 물통 피서를 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 둘째 아이는 아예 물통에 들어갔고, 큰 아이는 물통에 들어가려는 막둥이를 향해 물을 쏘아댔습니다. 더위는 어느덧 물러갔습니다. ⓒ 김동수


▲ 큰 조카는 또래인 딸 아이에게 물병으로, 큰 아이는 호스로 물을 뿌립니다. 피서법이 다양합니다. ⓒ 김동수


둘째 아이는 아예 물통에 들어갔고, 큰 아이는 물통에 들어가려는 막둥이를 향해 물을 쏘아댔습니다. 큰 조카는 또래인 딸 아이에게 물병으로, 큰 아이는 호스로 물을 뿌립니다. 피서법이 갈수록 다양합니다. 피서가 따로 없습니다. 막둥이 드디어 2리터짜리 물병에 물을 받아 아예 머리에 붓기 시작했습니다.

덥고 더운 토요일 하루, 우리 아이들은 물통 두 개로 피서를 끝냈습니다. 물통 피서는 이번 여름 할머니 집에 가는 날이면 이어질 것입니다. 수돗물을 조금 낭비하는 것이 마음에 걸리지만, 다른 때 아껴 쓰도록 하겠습니다. 더운 여름 건강하게 보내세요.

▲ 막둥이 드디어 2리터짜리 물병에 물을 받아 아예 머리에 붓기 시작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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