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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과연 더 똑똑해졌을까

이미지 부각되는 메인면은 젊은층에게 효과 있을 듯... 오마이뉴스E 사라진 건 아쉬워

등록|2012.08.02 17:17 수정|2012.08.02 17:17

▲ 오마이뉴스는 지난 달 17일 '더 똑똑해진' <오마이뉴스>가 되겠다면 지면혁신을 단행했다. 사진은 8월 2일자 오전 메인화면 ⓒ 오마이뉴스


'더 똑똑해진' <오마이뉴스>를 선보입니다.

지난 7월 16일 <오마이뉴스> 김당 편집국장이 올린 기사의 제목이다. 지난 2007년 9월 이후 5년만에 <오마이뉴스>가 지면을 개편했다. 김 편집국장은 이를 '지면혁신'이라고 표현했다. 김 편집국장은 <오마이뉴스> 개발자가 "뉴스 사이트에 영혼을 담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하면서 "그 '영혼'을 담는 그릇은 레고형의 탑(TOP) 보드를 쌓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 오래만에 <오마이뉴스>에 들어온 독자와 시민기자들은 '혹시 내가 잘못 들어온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면이 개편됐다.

나는 편집 디자인과 웹 기능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전 지면과 새 지면의 차이점, 장점 및 단점을 세세하게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김 편집국장이 밝힌 것처럼 '메인면 탑 보드가 그때그때 달라지도록 해 독자들이 오마이뉴스를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겠지만, 나처럼 변화를 싫어하는 독자와 시민기자들에게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김 편집국장은 또 '지면 혁신'을 언급했다. '소셜 미디어(SNS)와 더 가까워진 <오마이뉴스>'를 표방하고 있다. 김 편집국장은 이를 '오마이뉴스+SNS=오마이뉴스 2012'라고 표현했다.

▲ 똑똑해진 <오마이뉴스>. 눈길을 끈 것은 랭킹30과 sns와 더 가까이였다. ⓒ 오마이뉴스


"댓글 연동은 기본이고 시민기자들이 기사를 쓸 때마다 SNS에 자동으로 올라가 친구들에게 알려줍니다. 또한 현재 SNS에서 회자되는 오마이뉴스 기사를 오른쪽 날개를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일찍이 마샬 맥루한은 '미디어는 인간의 확장'이라고 얘기했습니다. SNS와 더 가까워진 오마이뉴스는 '증강인류'에게 뉴스와 함께 웃음을 전염시키고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할 것입니다."

과연 <오마이뉴스>가 더 똑똑해져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원고료다. 같은 버금 등급의 기사인데 원고료는 1만 원과 1만2000원으로 나뉜다. 지역면 톱 기사가 1만 원짜리 버금 기사다. 그 이유를 시민기자들에게 개편 전에 설명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민기자들로서는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7년 9월 1일 '오마이뉴스 2.0' 구호를 외치며 대대전적인 지면을 개편했었다. 사진은 2007년 9월 6일 오전 메인화면 ⓒ 오마이뉴스


지난 지면이 그리울 때도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7년 9월 1일 '<오마이뉴스> 2.0'이라는 구호로 지면 개편을 단행했다.

당시 <오마이뉴스>가 지면을 개편하면서 앞서 내세웠던 것은 '오마이뉴스E'였다. 누리꾼들이 스스로 하는 시딩(Seeding·웹페이지의 URL을 입력하는 것)을 바탕으로 편집도 네티즌의 추천에 의해 이뤄졌다.

개편 당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언론에서 편집의 핵심은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가치부여 행위"라며 "오마이뉴스E는 인터넷 세계에 넘쳐나는 콘텐츠에 대해 네티즌들이 집단적으로 편집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마이뉴스는 2.0의 출범으로 참여의 문턱을 더욱 낮췄다"며 "오마이뉴스E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2007년 8월 30일 <미디어오늘>)

▲ 지난 2007년 9월 1일 '오마이뉴스2.0' 개편 때 '오마이뉴스E'는 신선했다. 하지만 이번 지면혁신 때 사라져 못내 아쉬웠다. ⓒ 오마이뉴스


당시 '오마이뉴스E'는 언론지형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오마이뉴스E의 결과물이 메인화면에 노출되면 원고료까지 지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개편을 통해 '오마이뉴스E'는 사라졌다. 조금 아쉽다. 물론 인터넷 환경에 엄청나게 변했기 때문이리라. '오마이뉴스E' 대신에 이제 'SNS' 공간이 이 공백을 채워줄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개편된 지 아직 20일도 채 지나지 않았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지난 지면이 더 익숙하다. 특히 '사는 이야기'가 좌측 상단에 박스 형태로 있었는데 이젠 '사는이야기+'라는 이름으로 오른쪽 중간에 배치됐다. 때문에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듣고, 보는데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다.

하지만 <오마이뉴스>는 똑똑해질 것이라고 약속했고, '영혼을 담았다'고 약속했듯 더 나은 매체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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