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택터스 '몸통' 서진호는 누구인가
사채·탐정 하다 2005년부터 경비업 시작... "똑똑하고 정재계 쪽 인맥 좋아"
▲ 사설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소유주로 보이는 서진호씨. 디텍티브 주식회사는 그가 2002년 세운 '탐정 주식회사'의 다른 명칭이다. 컨택터스는 이와 별개 법인이며, 공식 홈페이지에는 '탐정컨택터스'와 '도청컨택터스'가 자매사로 나와 있다. ⓒ 박소희
베일에 싸인 사설경비업체 컨택터스의 실소유주 서진호(34)씨.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머리가 좋고 인맥이 넓다"고 평가했다.
서씨는 20대 초반부터 '사장님'으로 아랫사람을 부리며 사채업에 몸담고 있었다고 알려졌다. 2002년 12월 3일 그는 직업을 바꿔 탐정 주식회사를 세웠다. 2003~2006년 사이에 서씨는 사설 탐정·민간 조사요원 등으로 몇 차례 언론에 등장한다. 2006년 <주간동아>에는 그가 가짜 명품을 만드는 유통업자와 그 장소를 찾아냈으며, 우리나라의 유일한 세계탐정협회(WAD) 회원이라고 소개됐다.
서씨가 본격적으로 경비업을 시작한 시기는 2005년으로 보인다. 당시 그는 탐정 주식회사의 이름을 '곰두리경호경비'로 바꾸면서 사업 분야에 시설·호송경비 등을 추가했다. 곰두리경호경비는 2007년 이공이경호경비로 법인명을 변경한 뒤 현재는 '서중건설'이란 간판을 달고 있다.
그런데 회사가 경호경비 사업을 시작한 2005년 10월 20일, 서씨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취재 결과 '곰두리경호경비'란 상표권의 출원인 역시 서씨였다. 업계 관계자 B씨(31)는 "서중건설은 건설현장의 시설 경비 등을 유치해 컨택터스에 일을 맡기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서씨는 평소 국회의원 등 정재계 인사들 관리에 힘썼다. 그는 "서씨가 늘 많은 사람들을 접대하느라 술에 취해 있었다"며 "컨택터스가 국회의원 등을 개인 경호하러 골프장에 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은 컨택터스 전 회장이었던 영화배우 김아무개씨도 "서씨가 '형님 형님'하면서 챙겼다"고 증언했다.
서진호씨는 2006년 5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피습당한 직후, MBC 라디오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경호업체를 대표해 출연하기도 했다. B씨는 "(컨택터스가) 박 대표 경호 담당은 아니었지만, 서 대표가 유명했기 때문이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 프로그램은 서씨를 주요 인사와 정당대표 등을 경호한 경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씨는 업계에서도 경험이 많고 인맥이 넓은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컨택터스에서 일했던 A(30)씨는 "똑똑하고 정재계 쪽으로도 인맥이 좋아 영업을 정말 잘 따온다"며 "2010년 3M 사업장의 경우 다른 업체가 경비용역 계약을 했지만 한 달 후 컨택터스로 넘어왔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컨택터스가 투입됐던 유성기업도 상신브레이크(경영진)가 '컨택터스가 일 잘한다'고 소개시켜 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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