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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수돗물 비상? 주민들 "물에서 냄새 나"

녹조피해 인천상륙, 상수도사업본부 민원 쇄도

등록|2012.08.10 19:44 수정|2012.08.10 19:44

▲ 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이정민


"현재 수돗물에서 일부 흙냄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돗물은 반드시 끓여 드시기 바랍니다."

최근 한강 수계의 녹조현상으로 인천 부평구와 계양구 등 일부지역의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 상수도 사업본부(사업본부)는 지난 열흘 사이에 총 50여 건의 수돗물 악취 민원이 제기됐다고 10일 밝혔다. 군구별로는 부평구 14건, 계양구 11건, 서구 7건, 남구 5건 등 사실상 인천 전지역에서 피해사례가 접수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사업본부는 주민공지를 통해 "악취가 나는 당분간은 3분 이상 수돗물을 끓여서 먹으라"며 음용주의보를 통보했다.

사업본부는 이번 수돗물 악취원인으로  팔당 상수원의 남조류 대량 번식을 지적했다. 이는 번식 과정에서 분비된 맛과 냄새의 원인물질인 지오스민이 정수장에서 완벽하게 제거되지 못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본부에 따르면 수돗물의 지오스민(흙냄새)은 상수원에 질소, 인과 같은 영양염류의 유입으로 조류가 대량 번식할 때 생성되는 대사물질로, 독성이 없는 심미적인 물질로 전해졌다. 지오스민은 아주 미량인 10ng/L(1조분의 10) 정도에서도 냄새가 감지되나, 독성시험 연구결과 인체에는 무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오스민 농도 기준치 넘는 곳도 있어... 주민들 "냄새 많이 난다"

하지만 10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인천 부평정수장에서 정수 처리된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가 31ppt를 기록해 기준치 20ppt를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인천 공촌 정수장에서도 정수 처리된 수돗물의 지오스민 농도가 각각 18~19ppt로 기준치에 근접한 것으로 측정돼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계양구 주민 임아무개씨는 "물을 항상 끓여서 먹고 있지만 이번 주부터 수돗물에서 냄새가 많이 난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부평구 주민 최성수씨도 "아무리 인체에 해가 없다고 하지만 냄새나는 수돗물을 어떻게 먹을 수 있냐"라며 "특히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누가 책임을 질거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한편 지난 2008년 환경부는 지오스민, 2-MIB 등 수돗물에서 흙냄새와 곰팡이냄새를 초래했던 물질을 수질 감시항목으로 지정했다. 감시항목이란 먹는 물 수질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으나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함유실태조사 등의 감시가 필요한 물질을 말하며, 현재 포름알데이드 등 21개 항목이 지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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