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녹조범벅' 낙동강에서 물놀이... "입수금지해야"

[단독] 본포수변생태공원에서 수상스키 등 즐겨... "입에 들어가면 문제"

등록|2012.08.12 21:06 수정|2012.08.12 21:30

▲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후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 앞에서 어린이와 성인들이 수상스키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 윤성효


녹조 범벅인 낙동강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어 '입수 금지' 등 행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2일 오후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낙동강 경남권 구간 2곳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과 창녕 임해진 맞은편에서 십수 명이 모여 수상스키를 타거나 수영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간이천막을 설치해 놓고, 구명조끼를 입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이들 속에는 상당수가 어린이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본포수변생태공원 앞 강에서 물놀이하는 시민들은 "여기서 수상스키를 탔지만 행정적인 제재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상스키가 물살을 가르며 달릴 때 녹색 물보라가 일어날 정도였고, 물 속에서는 녹조가 만들어져 있었다. 한 참가자는 "뉴스를 통해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했다는 보도는 보았지만, 괜찮을 것이라 생각했다. '설마' 싶기도 해서 나왔는데, 녹조가 건강에 위협이 되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날 낙동강 거의 대부분 구간에서 녹조가 발생했다. 특히 본포수변생태공원에서 불과 500m 정도 상류에 있는 본포취수장에서는 녹조 발생을 억제시키기 위해 양수기로 물을 퍼올려 다시 강으로 내뿜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었다.

서울시교육청도 '한강 건너기' 행사 연기... "낙동강 물놀이 금지해야"

▲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후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 앞에서 어린이와 성인들이 수상스키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오후 본포취수장 부근의 녹조 모습. ⓒ 윤성효


환경부가 10일 공개한 낙동강 8개 보 수역의 최근 수질 측정자료를 보면, 지난달 30일 ㎖당 최저 860개(상주보), 최고 1만2557개(칠곡보) 범위였던 남조류 세포 수가 6일에는 최저 1994개(상주보), 최고 6만9882개(낙단보)로 급증했다. 가장 빠르게 증가한 곳은 합천창녕보로 지난달 30일 ㎖당 4939개에서 지난 6일 6만6586개로 13배 이상 늘어났다.

조류는 광합성에 사용하는 색깔에 따라 녹조류와 규조류, 갈조류, 남조류 등으로 분류돠는데, 특히 남조류의 일종인 '아나베나'와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생존 경쟁 과정에서 독성 물질을 배출한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간질환 유발 물질이다.

최근 한강 녹조로 인해, 1994년 이후 매년 여름마다 열리던 '서울 어린이 한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가 연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녹조 확산으로 지난 8일 개최 예정이었던 '어린이 한강 헤엄쳐 건너기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이날 현장을 목격한 임희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큰일이다. 낙동강에 녹조가 짙은데도 물놀이를 하고 있다. 물놀이 하는 과정에서 물이 입으로 들어갈 수도 있는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임 국장은 이날 본포수변생태공원 앞에서 물놀이하는 시민들을 찾아가 자제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김좌관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낙동강에 발생한 녹조 속에는 남조류가 포함되어 있는데, 남조류 안에는 간독성 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티스가 존재한다"면서 "친수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은 문제다. 입에 들어가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당연히 좋지 않다. 경남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분석을 해야 하고, 행정당국은 시민들이 입수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한 가운데, 12일 오후 창원 본포수변생태공원 앞에서 어린이와 성인들이 수상스키를 타거나 수영을 하면서 물놀이를 하고 있다. ⓒ 윤성효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