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몰표가 현대차노조에서..." 압박받는 노조
현대차, 성과급 350%+격려금 900만원 제시...정규직화는 빠져
▲ 주간연속2교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을 주요안으로 회사측과 임단협 협상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노조 문용문 지부장이 비정규직 철폐 라고 쓰인 얼음을 망치로 깨고 있다 ⓒ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 노사가 지난 14일 '주간연속 2교대'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15차 임단협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못찾아 이날 노조가 7번째 부분파업을 벌였다.
협상에서 현대차 사측은 성과급 350%(1인당 약 700만 원)와 격려금 9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최대 쟁점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 안에 항의하며 비정규직노조도 지난 10일에 이어 14일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고 16일과 17일에는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14일 저녁부터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검찰이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노조원들이 동일 아이피로 중복투표를 한 정황을 포착, 증거 확보를 위해 현대차그룹 전산센터를 압수 수색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거액 격려금으로 압박하는 현대차
이번 보도는 전주공장에 국한된 경우지만 "검찰은 부정투표가 이뤄진 것으로 의심되는 사업장을 파악해 관련자료를 각 IP 소재지를 관할하는 전국 13개 지검에 인계,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현대차노조가 압박을 받는 모양새다.
일부 언론은 "검찰은 노조 선거에서 투표함을 들고 다니며 투표를 독려하는 이른바 '통돌이 투표'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온라인 투표에서 재현된 것으로 보고 투표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대차노조는 앞서 지난 7월 <조선일보>가 파업 찬반투표 장면을 두고 "기표공간 없이 공개적으로 진행된 부정투표 장면"이라고 보도한 에 대해 언론중재위에 제소하면서 "왜곡보도로 4만5천 조합원의 명예와 노조의 민주성, 파업 정당성이 훼손됐다"며 정정 반론보도와 45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었다. 현대차노조 한 대의원은 "14일 협상이 결렬되고 4시간 파업이 있자마자 부정투표 관련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며 "타이밍이 이상하지 않나"고 말했다.
회사측의 거액 격려금 제시와 이어진 보도도 노조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현대차노조 파업 때마다 있어왔던 '부분 파업-회사측 거액의 성과금 제안-노조 거절-귀족노조 여론 형성-노사 협상 타결'이라는 수순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분위기에 비정규직노조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규직노조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없는 협상 타결은 비정규직노조를 자칫 고립무원으로 빠드릴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현대차노사는 16일 16차 협상을 진행한다. 현대차노조는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의미로 이날 부분파업을 하지 않지만 비정규직노조는 4시간 부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현대차비정규직노조 김상록 정책부장은 "정규직화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우리가 해낼 일이지만 정규직노조도 원하청 연대를 강조하며 적극 나서고 있다"며 "(2010년 11월 파업당시의)지난번 노조집행부와 달리 이번 문용문 집행부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우리는 물론 시민사회가 기대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학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도 지난 7일과 8일 잇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을 방문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촉구한 바 있어 정치권이 이번 파업과 그 결과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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