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통합진보당 사태, 진보언론 보도도 문제 있었다"

'매카시즘과 한국언론' 토론회... 진보언론 보도 비판

등록|2012.08.16 18:04 수정|2012.08.16 18:04

토론회이날 통합진보당 사태 보도와 관련해 진보언론 보도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 인기협 공동취재단


"최근 보수정권과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사태를 계기로 색깔론과 이념논쟁을 무기로 진보진영 총공세를 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이념논쟁에 뛰어들면서 친북, 좌파, 종북세력 등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프레임을 이용해 진보진영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파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2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주최한 국회의원회관 신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매카시즘과 한국 언론 ; 현실과 과제' 토론회에서 발제를 한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강조한 말이다.

이날 최 교수는 지난 4월 1일부터 5월 23일까지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등 3개 보수신문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 3개 진보언론, 총 6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사검색을 통해 문제점을 분석했다.

그는"조중동은 부정선거, 당권/비당권파 갈등, 계파 갈등의 프레임을 많이 사용했다"면서 "이들의 프레임은 통합진보당 부정선거 사태를 이용해 진보진영 전체에 색깔론을 제기하면서 진보진영 분열을 바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한겨레> 신문은 사실 전달과 함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진보진영에서 일어난 부정 부실 선거의혹을 제기했다"면서 "이와 함께 지지율 추락 등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는 프레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에 대해 그는 "압수수색, 사퇴, 책임론 등의 키워드를 통해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면서 "통합진보당의 확실한 혁신과 쇄신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김치관 <통일뉴스> 편집국장은 "야당은 여당과 보수언론의 종북 프레임에서 벗어날 유효한 방법론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진보매체에서도 정부 발표나 백 브리핑 등을 문제없이 받아쓰는 경우가 허다했다"고 말했다.

손우정 희망행정네트워크 자문위원은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느꼈던 것은 진보언론도 진보진영을 살리겠다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다"라면서 "진보 진영 대 진영의 싸움으로 귀결시켜, 대중사회의 지지가 많이 망가져 버렸다"고 말했다.

발제를 한 김갑수 정치평론가는 "조중동은 언론의 사명을 팽개치고 선정주의와 기회주의에 함몰된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만이 아니"라면서 "통일진보당 사태에서 드러난 진보매체의 속성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중동과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민주주의와 진보적 가치를 표방해온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등도 이런 속성에 감염돼 있었다"면서 "이는 이들 언론사의 윤리적, 지적문제가 부족하거나 저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오마이뉴스>에 대해 그는 "노무현과 친노에게 지나친 편향을 보여왔다는 것은 주지한 사실"이라면서 "통합진보당 사태에 관한 보도태도가 일방적으로 신당권파를 비호하면서 구당권파를 공격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은 친노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자라면 지식인의 최소역량이라도 있어야 한다, 지식인은 역사와 현실에 대해 정확한 식견을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한국 진보언론 기자 중 과연 지식인이 몇이나 되겠는지를 생각하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진실의 편에 서는 것은 개인의 도덕적인 문제이고, 그것이 진실인지를 아는 것은 개인역량과 식견의 문제"라면서 "유감스럽게도 한국 진보언론의 기자 가운데 두 가지문제에 자유로울 사람은 거의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 통합진보당 사태는 천안함 사건이 그러했듯이 또 하나의 불편한 진실로 다가 왔다"면서 "언론이 존재한 이유는 진실을 바라보고 그것을 밝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병규 <미디어오늘> 전 편집국장은 "통합진보당 사태에서 나타난 대다수 진보매체의 보도는 선과 악의 이분법이었다"면서 "정치 현실의 다양한 측면을 볼 때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앞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의원이 개회사를 했고, 김철관 6.15남측위원회 공동대표가 격려사를 했다. 이준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수석부회장은 지난 1995년 8월 15일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한국기자협회, 한국프로듀서연합회가 발표한 '평화통일과 남북 화해 협력을 위한 보도제작 준칙'을 낭독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