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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물머리의 평화적 해결과 MB의 8.15 거짓말

[데스크 칼럼] 두물머리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환영한다

등록|2012.08.16 19:19 수정|2012.08.16 19:19

▲ 민주통합당 4대강조사특위 의원들과 녹색당, 진보신당 그리고 종교·시민단체 회원들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서울지방국토관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두물머리 강제대집행을 중단하고 상생대안을 수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강민수


우리나라의 대표적 유기농 단지인 두물머리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되었다. 지난 14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평위원장인 이용훈 주교가 제시한 '생태학습장 조성' 중재안을 4대강 추진본부 심명필 본부장과 두물머리 농민들이 수용함에 따라 두물머리 행정대집행 문제가 일단락되었다.

이번 합의는 평화적 해결을 위해 두 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정부, 지자체, 천주교, 농민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된 협의기구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생태학습장 조성에 필요한 비용은 정부가 지원키로 했고, 구체적인 추진은 경기도와 양평군, 천주교, 농민측이 추천한 인사들로 구성한 협의기구를 만들어 논의키로 했다. 양측은 이번 주 내에 협의기구 구성과 자진 철거 방안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세레스 생태공원을 모델로 한 두물머리 생태학습장

▲ 세레스 유기농 시장에서 판매되는 농산물. ⓒ 세레스 홈페이지


두 번째 합의 기준은 두물머리에 생태학습장을 조성하며 호주의 세레스 생태공원과 영국의 리턴 생태공원을 모델로 한다는 것이다.

생태공원(ecological park)이란 자연생태계를 보호·유지하면서 자연학습 및 관찰, 생태연구, 여가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도시 인근에 조성한 공원을 말한다. 생태공원은 1952년 네덜란드에서 학습 및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것이 시초인데, 이후 1980년대 이후 영국을 중심으로 생태공원 개념이 도입되면서 독일, 캐나다 등으로 확산되었다.

세레스 생태공원 안내지도. ⓒ 세레스 홈페이지


두물머리가 모델로 삼은 호주 세레스(CERES) 생태공원은 1982년 멜번 브런즈윅(Brunswick) 의회가 10에이커(12만2000평)의 땅을 10년간 지역사회에 임대해 주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일대는 공장지역이었고 공원이 들어선 곳은 쓰레기 집화장이었다. 공장들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이 지역에 살고 있던 공장근로자들은 하루 아침에 실직자로 전락했다.

지역민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친환경적 여건 조성을 고민하던 정부는 이 지역에서 환경 및 사회정의 문제를 대해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쓰레기 하치장을 임대해 주고 공원을 조성토록 했다. 그 결과 세레스 공원은 지금 이 지역사회의 환경 교육과 유기농 교육, 지역 축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생태환경 및 유기농 교육은 지속가능한 식량 생산을 추구하는 세레스 비전의 핵심이다.

세레스 홈페이지(http://www.ceres.org.au)에 따르면, 세레스는 연령과 능력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과 코스를 제공한다. 중학생을 위한 공인된 원예교육 프로그램과 성인을 위한 주말 워크숍까지, 모든 워크숍은 지속 가능한 원예와 생활 그리고 요리에 집중하고 종자 관리에서부터 가정에서의 신재생 에너지, 양계, 치즈 만들기, 빵 만들기 등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포괄한다.

주교회의와 민주당의 중재-감시 계속되어야

▲ 세레스 유기농 시장에서 체험학습을 하는 아이들. ⓒ 세레스 홈페이지


두물머리가 세레스 모델을 지향한다는 것은 결국 유기농 체험교육장을 만들어 MB의 4대강식 막무가내 개발이 아닌 생태 보전을 통한 새로운 모델을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주교회의에서 중재한 이번 합의는 환영할 만하다.

두물머리는 2009년 4대강 사업지구로 지정된 이후, 공사를 강행하려는 정부와 유기농지를 지키려는 농민간 대립이 격화된 최전선이었다. 특히 지난 8월 6일엔 국토부가 강제철거를 예고함으로써 이를 저지하려는 농민, 시민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되었다.

그런 가운데 가톨릭에서는 주교회의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중단과 팔당 유기 농지 보존을 위한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를 910번이나 봉헌해 왔다. 두물머리 생명평화 미사가 1000회를 넘기기 전에 평화적 해결에 합의토록 중재한 것은 주교회의의 노력과 신뢰 덕분이다.

민주통합당 역시 농민-시민단체와의 충돌을 예방하고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 8월 5일에는 두물머리에서 '4대강사업 조사특별위원회' 출범식을 개최하고 특위 위원들이 교대로 현장을 지키며 강제철거를 저지해왔다. 민주통합당은 4대강특위를 중심으로 국토부가 농민들과의 합의안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MB의 자화자찬과 8.15경축사 거짓말

▲ 세레스 생태공원 연간보고서 ⓒ 세레스 홈페이지


두물머리 문제는 평화적으로 해결했지만 '녹색성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인식은 여전히 우려스럽다. MB는 8·15 경축사에서 "오늘 우리가 주도해 만든 첫 국제기구인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를 통해 이제 녹색성장은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이 됐습니다"라고 자랑을 했다.

그러나 MB가 언급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lobal Green Growth Institute)는 아직 공식적인 국제기구로 인정받은 조직이 아니다. 공식적인 국제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3개국 이상이 국제조약을 체결해야 하지만, 아직 15개 회원국(한국, 덴마크, 호주, 캄보디아,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가이아나, 키리바시, 노르웨이, 파라과이, 파푸아뉴기니, 카타르, 영국, UAE, 베트남) 중 국제조약을 체결한 국가는 없으며 우리나라조차도 관련 비준안이 국회에 제출되지 않은 상황이다.

정부 녹색성장위원회 홈페이지 자료를 보더라도, '리오+20'의 서명식 이후 각국이 자국 국내절차를 거쳐 협정문을 비준하고 올 10월 공식 국제기구 발족을 예정으로 10월 이후에 국제기구로 공식전환된다고 밝히고 있다. 결국 MB는 녹색성장을 자화자찬하기 위해 8·15경축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6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청와대


MB는 지난 2008년 8·15경축사를 통해 이른바 '저탄소 녹색성장'을 국정지표로 선언하고 대운하사업을 변형한 4대강사업에 녹색성장의 껍데기를 씌워 임기 동안 국민의 혈세 22.2조 원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4대강 물길을 막은 보가 완성된 올해부터 전국의 4대강이 녹조현상으로 인해 진짜 녹색으로 바뀌어 국민들의 식수원을 위협하는 바람에 'MB표 녹조 라떼'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MB는 이름뿐인 녹색성장을 앞세워 더 이상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지 말고 먹는 물 재앙을 불러일으킨 4대강사업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고 지금이라도 복원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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