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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 한 잔이면, 여름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어요"

동생이 농사 지은 매실로 매실액을 담그며...

등록|2012.08.22 11:40 수정|2012.08.22 11:40
드라마 <허준>(MBC 월·화 국내드라마, 총 64부작, 1999.11.29~2000.06.27 종영)이 없었다면 그저 그런 열매로 아직도 찾는 이만 찾는 존재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허준>을 통해서 배앓이와 더운 여름에 갈증을 해소하기 좋다는 소문이 나돌자 "자다가 일어나보니 영웅이 되어 있다"라는 말처럼 이 녀석은 보배로운 열매가 되어 시골에 땅뙤개가 조금이라도 있는 집들은 너도나도 심었습니다.

우리 시골집도 그 때쯤 이 녀석이 열리는 나무를 심었습니다. 이름하여 '매실나무'입니다. <허준> 방송 당시보다는 못하지만, 아직도 매실은 여름철 건강 음료로 이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특히 '청량음료'를 싫어하는 분들은 설탕만 들어간 매실즙을 즐겨마십니다. 우리 집도 1년에 10kg이상은 담급니다.

▲ 동생이 키운 매실입니다. ⓒ 김동수



지난 6월 올해도 동생은 농약 한 번 치지 않은 매실 10kg을 주었습니다. 큰 형님이 하신 말씀이 동생이 아예 농약칠 생각을 하지 않아 한 두 번 쳤다고 합니다. 하지만, 거의(?) 무농약에 가깝습니다. 알아 굻었고 단단했습니다. 매실즙으로 이만한 매실이 없습니다. 무척 고맙습니다.

"올해도 좋은 매실이네."
"어머니가 설탕 사라고 돈까지 주셨어요."
"동생은 매실, 어머니는 설탕값까지. 우리는 완전히 공으로 먹네."
"매실 색깔도 좋고, 알도 단단해요."
"당연하죠. 동생이 키운 매실인데."

▲ 유리병 안에 들어간 매실. 이제 설탕만 들어가면 됩니다 ⓒ 김동수



매실을 유리명에 담으니 더 깨끗합니다. 흠집난 녀석도 있고, 흠집 하나 없는 깨끗한 녀석도 있었습니다. 매실 신선도를 확인하는 방법 중 하나가 나중에 매실을 건질 때 물렁물렁하면 싱싱하지 않은 매실입니다.

"우리는 항상 서방님께 도움만 받고 살아요."
"미안하지. 형 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우리 집은 거꾸로 되었어. 하경이 아빠가 형이야 형."
"이제 설탕만 넣으면 되겠네요."
"설탕 반, 매실 반인가?"

황설탕을 가득 넣었습니다. 이제 시간만 가면 됩니다. 우리 집은 워낙 더운 집이라 매실을 더 빨리 건져내야 합니다. 약 석 달 정도 담가 두어야 하는 데 우리 집은 두 달 보름 정도면 건져냅니다.

▲ 매실 반, 설탕 반입니다. 이제 기다리면 됩니다 ⓒ 김동수



"올해도 매실이 잘 되었어요."
"매실이 좋으니까. 당연한 것이지요."
"아이들도 좋아하겠어요."
"콜라와 사이다 마시는 것보다 매실즙이 훨씬 낫지요."
"매실은 예설이가 좋아하는데."
"집에 오면 주며 되죠."

동생 막둥이가 매실을 정말 좋아합니다. 어릴 적 우리 집에 지낼 때 큰 엄마를 따라 다니면서 달라고 했습니다. 여름이 다가고 있지만, 시원한 매실즙 한 잔으로 막바지 더위를 이겨낼 것입니다.

▲ 매실즙이 완성되었습니다. 갈증나면 마시면 됩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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