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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만난 박근혜... YS와 달리 '화기애애'

이희호 "남북관계 복원" - 박근혜 "대화국면으로 바꿀 것"

등록|2012.08.22 12:09 수정|2012.08.22 17:12
[2신 :22일 오후 5시 8분]
YS 이어 DJ 부인 이희호씨 방문..."당선되면 여성지위 향상"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남북관계 복원에 힘써달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씨의 당부에 "대결국면으로 가고 있지만 대화 국면으로 바뀔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후보는 22일 오후 서울 동교동 김대중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 "남북관계가 어떻게 잘 가다가 근래에 와서 개성관광도 다 중지되고 그래서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그런 문제도 생각해주셔서 하루 속히 통일이 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하는 이씨에게 이같이 답했다.

이씨는 박 후보에게 "우리나라는 여성 대통령이 없었지 않느냐. 그런데 여성으로서 만일에 당선이 되신다 할 것 같으면, 여성의 지위가 법적으로는 향상이 많이 됐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으니 그런 세세한 데까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이씨는 또 "공약한 모든 것을 잘 수행해 나가시도록 해주시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박 후보는 "꼭, 제가 국민께 드린 약속은 꼭 지키겠다"고 다짐하면서 "여성들이 가정과 일을 양립해서 잘 해보고 싶어도 그런 여건이 아직 충분하지 않지 않느냐. 일과 가정을 행복하게 다 잘 해낼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 있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대화에서 이씨는 다시 한번 "만일 대통령이 되신다면 여성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이고 우리나라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덕담했고, 박 후보는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고 동석한 이상일 의원이 전했다.

"DJ 말씀 마음에 간직" - "육 여사는 얼마나 고마웠는지"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날 만남은 사저 내 김 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렸다. 박 후보는 지난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 이 곳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일을 떠올리며 "그 때 제가 아버지 시절에 많이 피해보시고 또 고생하신 거에 대해 딸로서 사과드린다는 말씀을 드렸고, 또 (김대중) 대통령께서 화답을 해주셨다"며 "제가 (김 전 대통령의) 그 말씀을 마음에 잘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생전에 김 대통령께서도 절 만나셨을 때 통합을 위해서 노력을 하라고 그렇게 당부의 말씀이 있으셨다"며 "그래서 앞으로 제가 그 쪽으로 노력을 많이 하겠다. 이 여사님께서도 많이 성원해주시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그 전에 육(영수) 여사님 만나 뵌 기억이 난다"며 청와대로 국회의원 부인들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한 일을 거론하며 "정말 친절하고, 그렇게 해주셔서 얼마나 고맙게 생각했는지 모른다"고 화답했다.

박 후보와 이씨의 약 15분간의 대화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하게 진행됐고 대화 중간 웃음도 넘쳤다. 박 후보는 이씨에게 "김 대통령님 떠나시고 나서 빈자리가 너무 크시겠지만, 혼자 계셔도 건강 잘 좀 챙기시고, 운동도 많이 하셔야 오래오래 건강하실 수 있다"고 권유했다.

이날 박 후보는 대화 뒤 곧바로 동교동을 떠나지 않고 김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 휘호·어록전이 열리고 있는 김대중도서관 지하 1층으로 갔다. 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의 휘호 중에 '실사구시' 글귀가 많은 것에 관심을 보였다. 이씨와 김성재 도서관장, 최경환 전 비서관 등으로부터 휘호가 적힐 당시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듣다가 '이 글씨는 가택연금 때 쓰여진 것'이라는 해설이 나오자 박 후보는 "아… 그때…"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1신 : 22일 낮 12시 9분]
박근혜 '칠푼이' 폄하 YS "하여튼 잘 하시라"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해 김 전 대통령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2일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 인사하고 "대통령님께서도 (내가) 대통합을 이뤄나가는 걸 잘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성원을 부탁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상도동 김 전 대통령 자택에서 김 전 대통령을 만나 "우리 사회가 이렇게 갈등이 많이 있어서, 나라가 한번 더 발전·도약을 하고 국민도 행복해지려면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그런 노력을 많이 기울여 나가려고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들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장과 함께 박 후보를 맞은 김 전 대통령은 "지금 나라가 참 어렵다.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참 어려운 때다. 한·중관계 한·일관계 여러 가지 복잡하다"며 "아무튼 이때 여당의 대통령 후보는 참 중요한데, 하여튼 그래서 잘 하시라"고 덕담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나는 대통령을 한 사람으로서 언제나 우리나라가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라며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애국심이란 말을 안 쓴다. 그게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말씀대로 정치에 무엇보다 중요한 게 애국심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게 바탕이 돼야 모든 것을 사심 없이 할 수 있다. 그 마음이 바로 안 서면 하는 일마다 국익을 해칠 수도 있고, 국민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화답했다.

김 전 대통령은 다시 "(대선 과정에서) 많은 산을 넘으셔야 할 텐데 하여튼 잘 하기를 바란다"고 했고, 박 후보는 내년 6월 상도동에 지어질 김영삼 대통령 기념도서관 준공을 미리 축하하면서 "전직 대통령 업적도 기념하고 중요한 자료도 잘 보관하고 그게 미래를 위해서도 참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후보는 김 전 대통령에게 "올해 날씨가 덥고 안 좋았는데 대통령님은 건강하신지"라며 "입원하셨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오늘 뵈니까 건강해 보인다"라고 인사했다. 이에 김 전 대통령은 "나는 아주 건강하다. 오늘도 아침에 5km 걸었다"고 답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칠푼이' 폄하했던 YS, 끝내 '대통령 당선' 말 안해

이날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의 대화 시간은 20분 정도였다. 이날 만남이 주목됐던 건 김 전 대통령이 야당 총재로 박정희 독재에 맞서 싸웠을 뿐 아니라 박 후보에 대해서도 좋은 평가를 내린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더욱이 김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대선 경선 초반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박 후보를 칠푼이로 지칭하며 혹평했고, 아들인 김현철 전 부소장은 한 인터뷰에서 '박근혜 출산설'을 제기한 것으로 보도돼 박 후보측이 법적대응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동석한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에 따르면, 이날 만남에선 그런 식의 날 선 대화는 없었다.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잘 하시라"고는 했지만, 자신이 만든 민자당의 후신인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게 '대통령 당선'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날 김 전 대통령은 직접 쓴 무신불립(無信不立) 휘호에 대해 "믿음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는 뜻이다. 논어에 나온다"고 설명했고, 박 후보는 "만고의 진리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후보와 김 전 대통령은 자리를 파하면서 악수했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한 가운데, 김영삼 전 대통령과 아들 김현철씨가 응접실로 나오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한 뒤 떠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상도동 김영삼 전 대통령 자택을 예방한 뒤 떠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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