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42년 만에 청계천에 돌아온다
서울시, '전태일 다리'-'버들 다리' 병행 표기 확정
▲ 지난 22일 서울시가 청계천 6가에 있는 버들다리에 전태일다리를 병행 표기하기로 결정했다. '노동자의 어머니 이소선 민주사회장'이 엄수된 지난해 9월 7일 낮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 앞 '전태일 다리'에서 열린 노제에서 고 이소선 여사의 영정사진이 아들의 동상앞에 놓여 있다. ⓒ 권우성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마라."
42년 전 애절한 호소를 남기고 근로기준법과 자신의 몸에 불을 붙여 사회의 비정함과 무관심에 저항했던 22세의 청년, 전태일. 노동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그의 이름을 청계천 버들 다리에 병행 표기하는 행정 절차가 2년이 지나서야 뒤늦게 확정됐다.
서울시는 지난 22일 서면으로 진행된 제3차 서울시 지명위원회를 통해 '청계천 6가에 있는 버들 다리에 전태일 다리를 병행 표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병행 표기에 대한 결정은 2010년 8월 전태일 열사 분신 40주기를 맞아 버들 다리를 전태일 다리로 개명하자는 여론이 일어 당시 시의회가 만장일치로 명칭변경 권고결의안을 통과시킨 데 따른 것이다.
병행 표기에 관한 심의는 당초 2010년 10월에 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이후 심의위원들의 소집이 미뤄지고, 담당자와 시장이 교체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이제서야 행정처리가 마무리됐다.
"병행 표기를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 문제에 관심 생기길"
전태일재단의 한석호 기획실장은 "그동안 임의로 '전태일 다리'라고 명명하기는 했으나, 정식으로 병행표기 된 점은 전태일 열사의 뜻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중받게 됐다는 것을 의미해 매우 기쁘다"며 "이번 일이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노동자와 청년실업에 관심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지명위원회 심의에 따라 전태일 재단 측은 전태일 열사 분신 42주기를 맞는 11월 초, 전태일 다리 명명식을 열 예정이다. 또한 재단 측은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인 고(故) 이소선 여사 1주기(9월 3일)를 맞아 8월 27일 토론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추모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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