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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 비행기에 모바일도 오류, 사고 연속 경선전야

순탄치 못했던 제주 경선 하루 전날... 민주당에선 "경선 흥행 조짐"

등록|2012.08.25 19:41 수정|2012.08.25 19:42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나선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가 25일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첫 순회 경선에서 손잡고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24일 오후 7시10분,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를 뽑는 첫 경선지인 제주를 향해 민주당 당직자와 취재진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OZ8951편이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로 올랐다. 비행은 순조로웠다.

50여분간의 비행 후 제주에 닿은 비행기는 착륙 준비에 들어갔다. 고도를 낮춰 비행기의 랜딩기어가 활주로에 닿으려는 순간 갑자기 비행기는 고개를 쳐들고 하늘로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순간 비행기 객실내는 팽팽한 긴장에 휩싸였다.

이날 제주 지역의 날씨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지만 착륙 당시 돌풍이 문제였다. 게다가 목적지에 내리지 못하고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 비행기에는 항공유도 넉넉하게 남아 있지 않았다. 재착륙을 시도하다가 또 다시 실패할 경우 가장 가까운 예비공항인 광주공항까지 가지 못한다는 기장의 판단에 따라 결국 비행기는 곧바로 광주로 향했다.

광주 공항에 내린 비행기는 연료를 공급과 정비를 마친 후 다시 이륙해 제주로 향했다. 제주공항애 내린 시각은 서울 김포공항을 떠난 지 4시간이 다되가는 밤 11경이었다. 제주공항에서는 이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할 승객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었다.

4시간만에 도착한 제주... 비행기 내리자마자 모바일 오류 사고가

하지만 사고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늦은 저녁을 먹기위해 인근 식당에 자리를 잡고 앉은 순간 서울에서 모바일 투표 오류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지난 23일부터 이틀간 실시된 제주지역 모바일 투표를 개표하는 과정에서 개표값이 모두 '0'으로 나오는 오류가 발견됐다.

사고 발생 직후 상황은 심각하게 돌아갔다. 한 후보측에서 제 3의 전문기관의 검증이 이루어지기까지 경선을 중단해야 한다는 요구를 내놓는 등 경선 연기 가능성도 대두됐다.

또 다른 후보 측 관계자도 "국민참여경선의 핵심이 모바일 투표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사고가 발생했다"며 "당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 선관위와 각 후보 캠프가 모바일 투·개표 프로그램을 점검한 결과 기호 5번 박준영 후보가 사퇴했는데도 설정된 후보자 수를 5에서 4로 바꾸지 않아 생긴 오류로 밝혀졌다. 모바일 투표 결과의 손상은 없었고 결국 25일 새벽 개표 프로그램을 수정해 결과값을 얻었다. 각 후보들도 더 이상 제주 지역 모바일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해 경선도 차질 없이 일정대로 치르게 됐다.

결국 하나의 해프닝으로 마무리 됐지만 경선 시작 전부터 발생한 사건사고로 민주당의 대선 경선은 순탄치 못한 출발을 하게 됐다.

한 당직자는 "호사다마 아니겠느냐, 2002년 대선후보 경선 때도 한 후보를 태운 비행기가 제주공항 착률 때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한 적이 있었다"며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이 2002년처럼 대박을 칠 조짐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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