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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송전탑 막던 여성 시의원, 부상 당해 입원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 ... 25일, 현장사무소 들어가려다 막혀

등록|2012.08.26 21:23 수정|2012.08.26 21:23
밀양 송전철탑 공사 저지에 나섰던 밀양시의원을 포함한 여성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통합당 문정선(45) 밀양시의원(비례대표)과 성은희(51. 밀양 상동면 옥산리)씨가 25일부터 밀양병원에 입원해 있다.

지식경제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를 벌이고 있다. 26일 민주통합당 경남도당과 '765kv 송전탑 반대 고 이치우 열사 분신대책위'(아래 밀양송전탑대책위)에 따르면,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 소재 공사현장사무소에서 25일 폭행사고가 발생했다.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사진은 문정선 의원의 손가락에서 피가 나는 모습. ⓒ 밀양송전탑대책위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 밀양송전탑대책위


문정선 의원은 이날 밀양시 단장면 소재 밀양호 옆 3공구 헬기장 점거농성장에 가기 위해 금곡교를 건너던 중 자재를 적재한 헬기가 인근 4공구 현장사무소에서 이륙해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고 곧장 4공구 현장사무소로 달려갔다.

현장사무소의 출입문은 닫혀 있었고, 출입문 아래에는 철조망이 설치돼 있었다. 문 의원은 출입문 아래로 기어들어 갔지만 공사 인부들에 의해 막혔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단장면 용회·동화전마을 주민 7~8명이 달려왔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공사 인부들이 문 의원의 신체를 결박하고, 발로 짓누르며, 발과 몸을 비틀며 위에서 내리누르는 등 1시간 이상 문 의원이 그 상태로 있었다"며 "문 의원이 진입을 저지당한 상태에서 일부 주민들은 담을 넘어 헬기 이륙을 저지하기 위해 달려갔으나, 인부들에 의해 다시 현장사무소에 감금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정선 의원은 지난 7월 말 한전 측이 폭염 속에 공사를 강행하면서 마을 어르신 3명이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자 현장에서 공사를 막기 위한 농성에 가담해 왔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공사 인부들이 문정선 의원의 배 위에 앉아 있었는데, 이는 추행을 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정선 의원은 전신에 타박상을 입었으면, 멍이 들었고, 목뼈가 경직된 상태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성은희씨는 현장에서 문 의원을 돕다가 출입문에 몸이 끼어 가슴 등에 큰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후송되었다.

밀양송전탑대책위는 "폭력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 이 죽음의 공사를 즉각 중단할 것"과 "폭력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한국전력의 사과와 이 공사의 시행주체인 한전 부산경남개발처장을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 밀양송전탑대책위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 밀양송전탑대책위


'신고리-북경남 765kv 송전선로' 공사는 신고리원자력발전소 5, 6호기에서 생산될 전력을 수도권에 공급하기 위해 송전탑을 짓고 있는 것인데, 밀양에만 69기가 들어선다. 지난 1월에는 고 이치우씨가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 사망하기도 했다.

민주통합당 경남도당은 26일 "밀양 765kv 송전탑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과거 군사 독재식 공사강행은 더 큰 화를 불러들일 것이다. 결국 한전 스스로 몰락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25일 현장에서 벌어진 상황과 관련해, 민주통합당 도당은 "시의원뿐만 아니라 밀양 주민들의 피해를 묵과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것을 한전에 분명히 알린다"며 "주민들의 피해에 대한 모든 책임은 한전에 있으며 엄청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 밀양송전탑대책위


▲ 밀양 송전탑 공사 반대에 나선 민주통합당 문정선 밀양시의원이 25일 헬기를 통한 자재 공급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사무소로 들어가려다가 인부들에 의해 막혀 부상을 입었다. ⓒ 밀양송전탑대책위


또 민주통합당 도당은 "한전의 주민과 합의 없는 무리한 공사강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한전의 강압적인 공사진행은 주민과의 갈등을 더욱 격화시킬 뿐이다. 문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전은 고 이치우 열사의 죽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사업이 백지화할 경우 밀양의 송전탑 건설사업도 백지화할 가능성이 높다. 추가적인 국가재정 낭비를 막기 위해서라도 한전은 즉시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고 주민과 성실하게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통합당 도당은 지난 5일부터 한전 밀양지사 앞에서 천막농성하고 있으며, 분신대책위는 같은 날부터 밀양시청 앞에서 릴레이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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